평택시사신문 기획취재
 

 

②미세먼지와 도시숲


미세먼지 취약한 평택,
도시숲 조성
민·관 힘 모은다

미세먼지 농도 전국 최고, 도시숲 면적 전국 최저
계획적·전략적 나무심기로 도시숲 기능 최적화해야
평택시의 강한 정책의지, 시민 자발적 참여 긍정적

 

평택시는 전국에서도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평택시는 이 같은 환경오염을 개선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민선 7기 들어 도시숲 활성화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 평택시사신문>은 평택시가 열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시숲 정책과 연계해 미세먼지 저감방안을 모색하고 국내외 선진사례에 대한 심층취재와 전문가 자문 등으로 바람직한 도시숲 조성 방안과 관리 방안에 대한 특별취재를 기획했다. 그리고 이번 취재결과를 신문지면에 연재함으로써 국가와 평택시의 미세먼지 대응, 평택시 도시숲 조성 등 새로운 대안을 독자들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 진위면 마산리 진위3산업단지 조성으로 훼손된 산림

 

■ 평택시 도시숲, 전국 최하위권
  미세먼지 정화, 도시숲 면적 늘려야

도시 숲은 공원이나 학교 숲, 산림공원, 가로수 등을 말한다. 도시숲은 기후완화 기능이나 소음감소, 대기정화기능 등의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어 미세먼지가 심한 지역이라면 최대한 도시숲 면적을 늘릴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평택에서의 도시숲 활성화는 더욱 절실하다.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히는 평택의 도시숲은 전국 최하위권에 속하기 때문이다. 평택은 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이고 게다가 급속한 도시개발로 그나마 있던 기존 생활권 주변의 산림마저도 산업단지 등의 용도로 훼손되면서 도시생태계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인구 1인당 생활권 도시림 면적을 확인한 결과 평택은 경기도 평균인 1인당 6.62㎡의 절반을 조금 넘는 3.74㎡에 불과했다. WHO 권고기준이 1인당 평균 9㎡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평택시는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평택시는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서도 광주시와 의정부시, 안양시에 이어 4번째로 도시숲 면적이 적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곳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평택시민들로서는 공원 면적 축소나 미세먼지 발생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 평택시민과 함께하는 나무심기 설명회

경기도 31개 시·군의 1인당 생활권 도시림 면적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WHO 권고 기준에 미달되는 시·군은 ▲광주시 1.88㎡ ▲의정부시 2.8㎡ ▲안양시 2.82㎡ ▲평택시 3.74㎡ ▲이천시 4.09㎡ ▲동두천시 4.15㎡ ▲부천시 4.35㎡ ▲구리시 4.54㎡ ▲하남시 4.55㎡ ▲군포시 4.75㎡ ▲양주시 5.37㎡ ▲의왕시 5.38㎡ ▲광명시 5.57㎡ ▲용인시 5.64㎡ ▲수원시 5.78㎡ ▲오산시 6.01㎡ ▲성남시 6.16㎡ ▲고양시 6.73㎡ ▲남양주시 6.76㎡ ▲화성시 7.62㎡ ▲포천시 8.46㎡ ▲안산시 8.82㎡로 나타났다.

반면 WHO 권고 기준 이상인 시·군은 ▲김포시 9.11㎡ ▲양평군 9.51㎡ ▲시흥시 9.82㎡ ▲파주시 11.21㎡ ▲여주시 12.54㎡ ▲안성시 12.67㎡ ▲가평군 18.19㎡ ▲연천군 39.69㎡ ▲과천시 78.1㎡ 등이다.

우리나라 산림정책은 지난 반세기 동안 국토녹화와 경제림 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일상의 숲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도시숲의 역할과 다양한 기능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숲은 대도시의 허파이자 생활권 녹지로서 도시민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도시숲은 기존 조림정책과는 다른 철학과 방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 미세먼지 감소 위해 나무 식재
   바람길 고려, 녹지량 확보가 관건

도시숲은 시민의 복지 자원이 될 뿐 아니라 건강 문제와도 직결된다. 개발 속도가 빠르고 첨단 산업의 대표도시로 주목받는 평택의 환경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도시숲의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

1㏊(3000평)의 숲은 연간 미세먼지 46㎏을 포함한 대기오염물질 168㎏을 흡착·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먼지 46㎏은 경유차 27대가 일 년에 내뿜는 미세먼지에 해당한다. 나무 한그루는 연간 에스프레소 1잔 분량인 35.7g의 미세먼지를 흡착·흡수하며, 플라타너스 나무는 하루 평균 잎 1㎡ 당 664㎉의 대기열을 흡수한다. 이는 15평형 에어컨 8대를 5시간 동안 가동하는 것과 같은 효과다.

▲ 평택시새마을회의 ‘새마을 도시숲’ 표지석 제막식

도시숲은 도시 내부의 공기순환을 촉진시키는 촉매역할을 하지만 도시 내부 건물은 바람의 순환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건물이 밀집돼 있으면 풍속이 감소하는데 바람이 정체되는 곳에서는 미세먼지 농도도 함께 높아지므로 바람이 통과하는 길에 나무를 심거나 녹화를 실시해 미세먼지를 걸러내고 공기를 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무를 심어 바람길을 조성할 때는 도시 내부의 하천이나 도로, 녹지 등과도 유기적 관계를 맺어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으며, 바람길은 건물의 높이와도 연관이 깊으므로 반드시 도시계획과 연계해서 도시숲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

도시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주요 바람길은 우선적으로 녹화작업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때는 비교적 수관이 큰 나무를 식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시 내부에서 도시숲 조성을 위한 부지확보가 어려울 경우에는 건물 옥상을 이용해 나무를 식재하거나 벽면을 활용해 식물을 심는 벽면녹화, 가로수를 이용한 녹화 등으로 녹지량을 확보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옥상녹화나 벽면녹화의 경우 미세먼지 흡착은 물론이고 도심 내부의 온도가 주변지역보다 높아지는 ‘열섬현상’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평택시민 참여 도시 숲 가꾸기 활동

그러나 단순히 나무를 심는 것만으로 이러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평택시에 알맞은 나무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기대하려면 나무를 선택하는 단계에서부터 ▲대기오염물질의 흡수 또는 흡착 능력이 좋은 수종 ▲대기오염이나 토양, 가뭄, 인공조명, 병해충 등 내성이 강한 수종 ▲환경이나 생리적 조건의 영향을 적게 받는 수종 ▲경관 조성을 하는데 우수한 수종 ▲이식이나 유지관리가 용이한 수종 ▲꽃가루 알레르기와 같이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이 적은 수종 ▲시장성이 높아 넓게 식재할 수 있는 수종 등을 골라서 심어야 한다. 미세먼지 저감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식물의 생리적 특성은 수관 구조나 잎의 복잡성, 잎의 크기, 잎 표면의 특성을 기준으로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큰 나무를 심어 도시숲을 만들 경우 식재밀도는 ㏊당 1800본이 적당하다. 미세먼지의 흡수기능이 높아지도록 숲의 구조를 개선해야 할 경우 식재밀도는 ㏊당 800~1000본, 도시의 신선한 공기를 유도하기 위한 식재밀도는 ㏊당 500본이 적합하다. 그리고 이러한 나무식재는 결국 시민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하기 때문에 여름철에도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게 하고, 그것은 결국 화력발전소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저감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 청소년들도 함께 참여한 평택 도시숲 가꾸기

이렇듯 장점이 많은 도시숲 조성에 대해 경기도는 올해부터는 도비 지원사업의 부담 비율을 기존 30%에서 50%로 확대해 시·군 부담을 다소 줄이기로 했다. 또한 지난 1월 11일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시 숲의 생태적 리모델링 지원조례’를 공포하고, 270여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도시숲이 빈약한 시·군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조례에서 규정한 ‘도시숲’은 도시민의 생활과 밀접한 공간에서 동·식물의 생육으로 인한 숲의 효과를 가진 지역을 말한다. 미세먼지 저감, 도시열섬 완화기능, 소음 감소, 대기 정화 기능 등 도시의 허파와 천연 에어컨 역할을 수행하는 자연자원으로 도시민들이 주변 생활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도시림·공원·녹지·유원지·가로수·학교숲·마을숲·경관숲·쌈지공원·담장·옥상 녹화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경기도지사는 5년 단위로 도시숲 생태적 리모델링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사업 대상은 조성한 지 5년 이상 경과된 도시숲 중에서 선정하고 생태적 리모델링 활성화에 필요한 사업비용 일부를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원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자체 입장에서 보자면 정작 가장 큰 비용이 소요되는 토지매입이 여전히 시·군 몫으로 남아 있어 토지매입 등에 대해서도 정부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 환경 정책의 변화와 도시숲 가꾸기
   두 강물 중심 도시숲 네트워크 필요

평택시는 지난 5월 ‘도시숲 조성관리계획 수립용역’ 최종 결과를 발표해 중장기적 과제에 대해 비전을 제시하고 시민들과 연계한 도시숲 가꾸기에 매진하고 있다. 평택시는 올해 안에 30억 원을 투입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생활권 주변에 왕벚나무 등을 식재하고, 내년에도 50억 원을 투입하는 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도시숲 조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간단체, 유관기관, 공무원으로 구성된 도시숲TF팀을 만들고, 각종 개발사업 시 벌목되는 수십 년 된 나무를 공원이나 녹지 등으로 옮겨 심는 방안, 기존에 식재된 수목의 효율적인 관리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또한 도시 숲 면적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기 위해 ▲1가정 1나무 갖기 운동 ▲반려나무 입양하기 ▲1기업 1사회단체 가로수 또는 가로화단 입양하기 등의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 정장선 평택시장의 도시숲 가꾸기 프로젝트 설명

정장선 평택시장은 지난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독일의 4개 도시를 방문해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숲을 보며 평택의 백년대계를 그리고 돌아오기도 했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독일에서 돌아온 후 “우리 평택시도 30년 이상 장기계획을 수립해 이제라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간다면 우리 후손들에게 쾌적하고 청정한 도시 숲을 물려줄 수 있다”며 “우리시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도시 숲을 걸으면서 구석구석 살펴봤다. 혹독한 폭염 속에서도 시원함과 힐링 공간이 제공될 수 있는 도시숲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평택의 미세먼지 저감과 도시숲 확장을 위해 공직자는 물론이고 시민들까지 발 벗고 나서는 지금, 평택시는 다양한 환경적 여건을 잘 살펴서 우리에게 꼭 맞는 정책을 세워 일관되고 꾸준하게 도시숲 정책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

평택은 산림 면적이 가장 적은 대표적인 평야지대이며 급격한 개발이 이뤄지는 신도시, 평택항과 서해안권역 화력발전소 등 미세먼지 발생원이 가까이 있는 도시, 서해안에 연접해 있어 미세먼지가 이동하는 통로로 이용되는 등 불리한 여건이 많은 지역임에는 틀림없다.

반면 평택시는 안성천과 진위천, 오산천, 황구지천 등 4대 국가하천과 지방하천, 그에 따른 하천부지가 있고 기간산업과 미군기지 등이 있는 국가 요충지역이며 평택시의 강력한 정책의지가 있고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조건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장점들을 살려 평택시의 도시숲 방향을 살펴볼 때 전문가들은 두 강줄기를 축으로 한 도시숲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특히 평택항과 강변, 하천부지, 도로, 도심을 연계하는 도시숲 조성, 평택시를 대표할 수 있는 명품 도시숲을 만들려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 부락산 도시숲과 함께한 달팽이마라톤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구상해야 하며 인근 시·군이나 충청남도와 연계한 광역권 설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숲 조성을 권유하거나 학교, 마을, 단체별 숲조성 운동을 전개하고, 군부대나 공공단체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민·관이 함께 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시민참여를 유도하고 시민이 주도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하며, 도시숲트러스트 등의 민간단체와도 연대할 필요가 있다.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교육, 홍보,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에게 알리는 적극적인 과정도 필요할 것이다. 특히 단순히 심는 도시숲에서 가꾸는 도시숲으로 정책 변화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정원사를 양성하는 과정, 이를 통해 시민이 전문가가 되어 식재된 나무를 체계적으로 가꾸도록 지금부터 교육을 준비하는 지혜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 시민과 함께 가꾸는 평택 도시숲

■ 기획취재단(국내 미세먼지 취재팀)

글/임  봄 평택시사신문 취재부장
사진/박성복 평택시사신문 사장
조사/허  훈 평택시사신문 취재기자

디자인 / 김은정 디자인팀장
캘리그래피 / 정아름 작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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