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교육 지속해서 이어갈 것”


혁신학교 죽백초교 8년차 교사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목표

 

 

 

“혁신교육은 ‘학교를 학교답게, 교육을 교육답게 바꾸기 위한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위한 교육이, 학교가 돼야하죠. 개인적으로는 죽백초등학교에서 이어온 혁신교육이 지속해서 이어져 점차 그 범위가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혁신교육의 장, 죽백초등학교에서 8년째 아이들과 함께 혁신교육을 펼쳐온 심은보 교사는 올바른 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해왔다. 혁신교육이 단순히 한 사례로만 머물지 않고 점차 교육현장에 깃들기를 바란다는 그는 향후 그 과정 속에서 본인의 역할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방황 속 마주한 미래

성춘향과 이몽룡의 고을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난 심은보(40) 교사는 어린 시절부터 공부에 남다른 소질을 보였다고 한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에 광주광역시로 이사를 갔습니다. 형편은 어려웠지만, 제가 두각을 나타내자 부모님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 받게끔 하고 싶으셨던 것이죠”

우수한 성적으로 중학교를 졸업한 그는 수석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곧 “인생에 있어 무엇이 중요한 것일까”라는 물음 속에서 긴 방황의 길을 걷게 된다.

“물론 공부는 곧잘 했지만, 선생님들을 많이 괴롭혔던 기억이 납니다. 교육제도에 대한 불만을 크게 느꼈죠. 야간자율학습시간에는 친구들과 함께 땡땡이를 치기도 했고 방송반과 학생회 활동도 하고 독서토론 모임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고교 시절 그의 꿈은 인권변호사였다. 과제를 하며 접한 조영래 변호사의 <전태일평전>이 심은보 교사의 꿈을 키웠다.

“인권변호사가 되기 위해 법대 진학을 목표로 공부했지만, 원하는 대학교로의 진학에 실패해 재수를 했습니다. 한데 두 번째 대학시험을 치르던 전날 병이나 밤새 끙끙 앓았죠. 겨우 시험을 치르고 나왔지만, 원하는 대학에 가기는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서는 문득, 교대에 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교육자로서 발돋움

서울교대에 진학한 심은보 교사는 성적 올리기에 열을 내기보다는 “내가 어떤 교사가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고 한다.

“미아리 텍사스 홍등가 골목의 한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인권교육을위한예비교사모임’을 조직하기도 했습니다. ‘대안교육둥근회’의라는 조직을 만들어 대안교육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죠”

그는 어느 순간엔가 공교육에 관심을 두게 됐다. 대안학교의 특성상 많은 아이가 대안교육을 받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임용시험을 치렀고 두 번의 낙제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시험에 떨어지고 나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며 공립학교와 사립학교를 모두 경험했고, 두 번째 시험에 떨어지고 나서는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에서 간사로 일하며 만은 교육자 분들과 인연을 쌓았죠”

세 번째 임용고시에 붙은 심은보 교사는 2006년 평택중앙초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았다.

 

혁신교육의 길을 걷다

심은보 교사는 초임 시절 수업도 제쳐두고 운동회 기마전을 준비하면서 “이 행사는 과연 누굴 위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사는 동네를 찾아가 함께 놀기도 하고 서울로 연극을 보러가기도 하며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6학년 담임을 맡을 당시 잊지 못할 일을 겪기도 했어요. 제가 혼낸 아이가 방학 중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었습니다. 하지 않은 말까지 지어낸 터라 큰 상처가 됐죠. 남은 학기 내내 몸이 아파 시름시름 앓았습니다”

이대로 끝내면 6학년 담임을 다시 맡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 그는 다음해에도 6학년 담임교사를 자처했다. 결국 아픔을 잘 극복해낸 심은보 교사는 혁신학교로 옮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평택혁신교육실천연구회에서 교육 전반을 공부하면서 죽백초등학교를 비롯한 혁신학교 선생님들을 만났고 학교를 옮겨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죽백초등학교에서 와서 첫해를 보낸 그는 그해 겨울 아이들, 학부모와 팽성읍 노와리 평화마을에서 1박 2일 캠핑을 하며 평택평화센터와 인연을 맺기도 했다.

“2017년도부터 2년간 평화센터 운영위원을 맡기도 했습니다. 아이들과 평화마을을 찾아가 목공수업과 캠핑을 하고 또 학교축제에는 평화센터 분들이 오셔서 돕기도 하며 교류를 이어나갔죠”

그는 교육이 서비스가 아니라 책임이라고 말한다. 학부모와 교사 간 신뢰가 없다면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질 수 없고 함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교사가 의지를 가지고 교과과정을 꾸리고, 학교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운영해 이러한 여지를 늘리는 것이 혁신학교라고 한다. 심은보 교사와 여러 교사들의 노력으로 ‘아이들을 위한 참교육’이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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