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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고 - 전투기 폭음으로 고통스러운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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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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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주민의 고통을
전제로 하는 시정을
멈춰주길 부탁한다

 

   
▲ 김성기 상임공동대표
평택평화시민행동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정장선 평택시장에게 정중히 인사드린다. 필자는 K-55 평택오산미공군기지 근처에서 10여 년 넘게 살고 있다. K-55 평택오산미공군기지 전투기 폭음으로 필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주민은 전투기가 지나갈 때마다 가슴이 벌렁벌렁한다. 기회가 닿으면 착륙할 때의 폭음, 이륙할 때의 폭음, 선회할 때의 폭음을 한 번이라도 직접 들어보기 바란다. 전투기 폭음은 자동차가 지나갈 때 나는 소리가 아니다. 아이들이 뛰어놀 때 들리는 웃음소리가 아니다. 이웃집에서 왁자지껄 떠드는 소음이 아니다. 대화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호흡을 불안하게 하며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만든다.

평택오산미공군기지는 1952년도부터 공군부대가 들어서고 훈련을 해왔으니 이곳 주민들은 67년여 동안 전투기 폭음에 시달려왔다. 오랫동안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왔던 주민들은 전투기 폭음에 따른 고통을 호소했고 ‘전투기폭음피해배상소음법’ 등이 제정돼 피해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국가에서 법을 제정해 배상할 정도면 그 고통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주민의 고통이 뒤따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기도와 평택시는 오는 9월 21일 ‘전투기 에어쇼’를 이용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뤄보겠다고 한다. 이것은 시민의 행복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행정을 펼쳐야 할 경기도와 평택시 본연의 임무를 저버리는 행위다. 전투기는 폭격과 파괴의 임무를 수행하는 전쟁무기로 수많은 생명과 평화를 위협하는 살상무기다. 세계 곳곳에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미국산 전투기 살상무기를 왜 경기도와 평택시가 앞장서서 우리나라 땅에서 행사를 진행한다는 말인가? 하루 수십 차례 밤낮 가리지 않고 폭음을 내는 전투기로 평택시 50만 국제평화도시를 만들 수 없다. 더구나 에어쇼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을 목적으로 하는 미군 전투기를 미화하는 반민족적이고 반평화적인 행동이다.

평택은 ‘쥬피터프로그램’이라 불리는 생물무기 실험까지 미군기지에서 가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 측면에서 드러난 바 있다. 한국에서는 어떤 행정 제재도 받지 않는 최적의 조건을 갖춰 진행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떠들어대고 있다. 살기 좋은 평택이 주한미군기지로 빼앗겨 생활하고 있는 것도 서러운데 주한미군의 각종 범죄, 주한미군 생물무기 실험·훈련, 살상무기 전투기 에어쇼까지 시민의 자존심을 시궁창에 져버리는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 용기 있는 사람이란, 남들도 다 할 수 있는 것을 가장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지 못하는 것을 창조하는 열정과 행동, 목숨을 내걸고 할 때 드러난다고 배웠다. 시민의 고통은 뒤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해보겠다는 경기도와 평택시의 행정은 박수 받을 수 있는 용기 있는 행동이 아닐 뿐만 아니라 시민의 분노를 자아내는 어리석은 행정이다. 시민의 행복과 안전에 관심을 두고 밤낮 가리지 않고 행정을 펼치는 경기도와 평택시가 될 수 있기를 다시 한 번 기대한다.

주민의 고통을 이용하여 ‘전투기 에어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할 것 같으면, 그냥 그 비용으로 주민들에게 ‘지역화폐’를 나눠주기를 바란다. 얼마 전 평택시 50만 달성 축제 때에도 지역 상권을 살려보겠다 했으나, 주변 상가는 오히려 썰렁하고 대부분은 외부 상인들이 돈을 가져갔다. 오히려 수억 원이 들어가는 그 행사 비용을 상인들에게 나눠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발 주민의 고통을 전제로 하는 시정을 멈춰주길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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