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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의 세상돋보기 - 이상한 나라의 정치,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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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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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을 찾아 나서
그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정치인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 김기홍 위원장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

‘노 재팬’에 이어서 정치인들의 명절 인사 펼침막이 길가 이곳저곳에 어지럽게 걸려있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 도의원, 전직 정치인, 정치 지망생 등이 내건 펼침막들이다.

저 많은 펼침막 비용은 어디에서 나온 걸까? 개인이 낸 돈일까? 개인이 낸 돈이라면, 돈만 있으면 누구든지 거리에 펼침막을 걸 자유가 있는 것일까? 그런 자유가 있다면 돈 없는 사람들은 정치를 할 자유가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것은 아닐까?

정당의 정책을 홍보하거나 정당의 행사를 알리는 펼침막을 제외하고는 현재 게시돼 있는 펼침막들은 모두 현행법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8조 4호에는 ‘단체나 개인이 적법한 정치활동을 위한 행사 또는 집회 등에 사용하기 위하여 표시·설치하는 경우’로 한정돼 있다. ‘행사 또는 집회 등’에 사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행법을 어긴 셈이다.

‘정당법’ 제37조 2항에도 ‘정당이 특정 정당이나 공직선거의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함이 없이 자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입장을 인쇄물·시설물·광고 등을 이용해 홍보하는 행위와 당원을 모집하기 위한 활동(호별 방문을 제외한다)은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자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입장’이라고 한정돼 있으므로, 지금 거리에 걸려 있는 펼침막들은 모두 ‘정당법’을 어기고 있는 셈이다. 특히 현역 정치인들이 자신들이 만든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은 더욱 더 심각하다.

‘공직선거법’ 254조에서는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기간에 인쇄물 등을 통한 선거운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254조 2항은 ‘선거운동기간 전에 이 법에 규정된 방법을 제외하고 선전시설물·용구 또는 각종 인쇄물, 방송·신문·뉴스통신·잡지, 그 밖의 간행물, 정견발표회·좌담회·토론회·향우회·동창회·반상회, 그 밖의 집회, 정보통신, 선거운동기구나 사조직의 설치, 호별방문, 그 밖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지난 5월 30일 행정안전부의 ‘옥외광고물법’ 제8조와 ‘정당법’ 제37조의 유권해석에도 “단체나 개인이 적법한 정치 활동을 위한 행사 또는 집회 등에 사용하기 위해 표시·설치하는 경우에는 허가·신고를 적용 배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실질적인 행사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의해 신고 된 집회 없이 현수막만 설치해 놓는 경우라면 표시가 금지되어야 합니다”라는 해석을 내리기도 했다.

법을 제정하는 현역 정치인들이 불법을 자행하는 것과 알릴 기회가 없는 정치 지망생들을 똑같이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성 정치인과 똑같은 정치를 해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오로지 닮을 뿐이다. ‘내로남불’만이 떠도는 현실 속에 정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오히려 궁금한 것은 정당 현수막을 통해 자당의 정책을 홍보하거나 정책 관련 행사 등을 선전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점이다. 개인의 선거 운동성 펼침막들만이 즐비하다는 것이 문제다.

국가 공동체 성장을 위한, 시민들의 아픔과 설움을 해결하기 위한 정당 주최의 토론회나 공청회가 드문 현실 속에서 정당 정치는 발전할 수 없다. 그런 정당 정치가 없으니 우리는 늘 ‘개인 정치’만 즐비하고 탈당도 자유로울 수밖에 없는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정치, 정치인들을 볼 수밖에 없다.

악수하러 다니는 것이 아니라, 로비를 할 수 없어, 직장에 묶여 있어 만날 수 없는 수많은 시민을 찾아 나서 그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정치인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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