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사신문 기획취재


 

 

⑤ 싱가포르의 도시숲

 

‘City in Garden 시티인가든’ 싱가포르 
도시숲과 가로수, 옥상조경과 벽면조경은
국가 시티인가든 사업의 ‘핵심과제’

 

리콴유 초대 총리, ‘City in Garden 시티인가든’ 선언
보타닉가든, 1859년 영국인 설계 원형 그대로를 유지
레인보어텍스, 실내정원으로 주얼창이공항의 랜드마크

 

평택시는 전국에서도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평택시는 이 같은 환경오염을 개선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민선 7기 들어 도시숲 활성화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평택시사신문>은 평택시가 열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시숲 정책과 연계해 미세먼지 저감방안을 모색하고 국내외 선진사례에 대한 심층취재와 전문가 자문 등으로 바람직한 도시숲 조성 방안과 관리 방안에 대한 특별취재를 기획했다. 그리고 이번 취재결과를 신문지면에 연재함으로써 국가와 평택시의 미세먼지 대응과 평택시 도시숲 조성 등 새로운 대안을 독자들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 야외정원 ‘수퍼트리그로브’와 두 개의 온실 ‘플라워돔’, ‘클라우드포레스트’가 자리 잡은 싱가포르 최대 규모의 공원 ‘가든스바이더베이’

 

■ 싱가포르, ‘시티인가든’ 지향
    
나무 심기·정원 가꾸기 지속 추진

국토면적 692㎢, 인구 580만 명의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605㎢ 규모의 서울특별시보다 면적이 조금 넓은 수준이지만 인구는 절반 규모로 인구밀도가 낮다. 열대성 기후의 싱가포르는 국토의 60% 정도가 해발 15m 미만의 지형이며, 본토를 비롯해 60여 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고, 육지 면적 가운데 2% 가량만 경작이 가능할 정도로 토양이 메마른 편이다. 

싱가포르는 이처럼 척박한 토양을 가졌지만 리콴유 초대 총리가 ‘City in Garden 시티인가든’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동·식물과 사람이 공존하고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커뮤니티 도시를 지향해 오늘과 같은 녹지국가가 됐다. 2018년 전체 인구 580만 명의 세 배가 넘는 1850만 명의 외국 관광객을 유치한데는 관광 인프라 구축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도시숲 조성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주효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정원의 도시’, ‘1인당 도시림 면적 66m²(Siemens Green City report 기준, WHO 권고 9m²)’를 자랑하는 싱가포르는 국토의 80%를 국가가 소유했기 때문에 토지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측면에서 큰 장점을 지녔다. 건국 초기 토지 보상을 전제로 정부가 국유지를 대량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리콴유 초대 총리가 ‘City in Garden 시티인가든’ 정책을 펼쳐 국가 차원에서 나무 심기와 정원 가꾸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산림과 도시숲, 가로수, 건물 옥상조경과 벽면조경 등으로 녹지축이 끊어지지 않도록 도시를 체계적으로 설계했다. 공원과 녹지를 계획할 때는 바람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도록 바람길을 염두에 두고 설계해 도심 속 빌딩숲에서 나타나는 ‘도심 열섬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 도로 폭을 줄이고 가로 화단을 넓혀 쾌적함을 더해주는 싱가포르 중심 시가지

도로와 빌딩 사이에는 2~3m 폭의 녹지를 두고 도로 중앙에는 가로수를 심고 우산처럼 키워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보도를 걸을 때 모든 사람들이 직접 햇빛을 받는 일이 없도록 도시를 설계했다.

도심 속 공중정원과 건물 외벽정원도 싱가포르 도시숲의 특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친환경 공중정원호텔 건축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파크로얄호텔’은 싱가포르의 그린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건축됐으며 2013년 완공했다. 건물 골조는 콘크리트로 시공됐지만 처음부터 공중정원을 구상한 설계로 야자수와 넝쿨식물들을 조화롭게 식재해 도심 속 호텔이 갖는 단점들을 최대한 보완했다. 이 호텔은 건물 정면과 측면, 아래와 위 등 보는 각도에 따라 건물이 주는 이미지가 다양하다. 또 콘크리트와 유리 등 건축물 외벽이 식물의 질감과 어우러지고, 야간 조명이 더해져 공중정원형 건축물의 백미를 맛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이 호텔을 선호하는 이유는 도심 속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공원 속에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 보타닉가든, 1859년 원형 그대로 유지|
    
텃밭·교육·이벤트 등 커뮤니티 기능 커

싱가포르는 세계 10대 정원의 하나인 ‘Botanic Gardens 보타닉가든’을 비롯해 ‘Garden by the Bay 가든바이더베이’, ‘Jurong Bird Park 주롱버드파크’가 특색 있는 공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보타닉가든은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은 싱가포르 최대 규모인 82ha(24만 8000평)의 자연공원으로 1859년 영국인들이 설계해 영국식으로 조성됐다. 전 세계 희귀종 수목과 수천 종의 식물들이 식재돼 다양하고 풍부한 열대·아열대 생태계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동남아시아 식물 연구의 중요한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보타닉가든의 특징은 초창기 영국인들이 설계한 공원을 큰 변화 없이 지금까지 유지해오고 있다는데 있다. 공원은 오랜 시간을 지나올수록 그 가치가 더 크다는 교훈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보타닉가든에는 수령 수백 년 이상 된 수목들이 즐비하며, 싱가포르 5달러 지폐에 이곳 ‘Tembusu 템부수나무’를 채택했을 정도로 보타닉가든은 싱가포르 국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자 자긍심을 갖는 공간이기도 하다.

 

▲ 노거수에 전자칩을 심어 체계적으로 관찰하는 조경전문가들

보타닉가든의 노거수들은 나무에 전자칩을 심어 생육 상황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전자칩에 메모리 되는 각종 자연환경과 생태환경을 컴퓨터로 분석해 생육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바로 해결하면서 수백 년간 가꿔온 자연자원을 소중히 이어가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보타닉가든에는 6만여 가지 이상의 난초와 식물이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National Orchid Garden 국립난초정원’이 있으며, 인근에는 아시아 최초 어린이들만을 위한 정원 ‘Jacob Ballas 제이콥발라스’가 있다. 제이콥발라스는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놀면서 식물들과 교감할 수 있도록 자연 학습의 장으로 꾸며졌으며, 어린이와 동행하지 않은 어른들은 입장할 수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 아시아 최초로 조성한 어린이만을 위한 공원 ‘제이콥발라스

 

또한 공원이 사람에게 주는 이로움만이 아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도 이곳에서 진행된다. 보타닉가든 회원이 되면 토지가 없더라도 텃밭이 제공되고, 교육과 이벤트 등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해 연간 4만 5000여명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보타닉가든에는 행정과 관리, 연구를 담당하는 직원 15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 가든스바이더베이, 야외정원·온실로 구성
    레인보어텍스, 주얼창이공항의 랜드마크

‘Gardens By The Bay 가든스바이더베이’는 2012년 6월에 새롭게 오픈한 싱가포르 최대 규모의 공원이다. 가든스바이더베이는 우리나라 쌍용건설이 건축한 마리나베이샌즈호텔과 접해있어 호텔 57층 하늘정원 스카이파크에서 공원의 3개 구역 모두를 조망할 수 있다.

가든스바이더베이는 크게 야외 정원인 수퍼트리그로브와 온실인 플라워돔, 클라우드포레스트 3개 구역으로 구분된다.

 

▲ 인공폭포와 실내정원으로 꾸민 주얼창이공항 ‘레인보어텍스

야외 정원인 ‘Supertree Grove 수퍼트리그로브’는 거대한 나무 조형물과 조경수가 어우러졌다. 최고 16층 높이의 수직 야외 정원은 가든스바이더베이의 상징적 역할을 하는 곳으로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걷는 사람 스스로 자연과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밤에는 다양한 빛깔의 조명이 낭만을 선사하기도 한다.
 

두 개의 온실 가운데 각양각색의 꽃들이 만발한 ‘Flower Dome 플라워돔’은 지중해와 유럽에서 느낄 수 있는 시원하고도 건조한 기후를 유지하도록 해 관람이 쾌적하다. 이 온실에는 다육식물과 희귀목, 초화류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식물과 꽃들이 연중 개화하도록 설계하고 관리해 관광객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인공 폭포와 벽면조경이 돋보이는 ‘Cloud Forest 클라우드포레스트’는 둥근 돔 안에 조성된 실내 식물원으로, 이곳에는 인공 폭포에서 흩날리는 촉촉한 물안개가 상쾌함을 더해준다. 이 식물원에서는 열대 산악지역의 시원하고도 습한 기후에서 자라는 신비로운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실내 인공 폭포가 연출하는 장관과 각양각색의 식물들은 실내정원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 벽면 조경이 잘 조성된 주얼창이공항


 

▲ 가든스바이더베이 ‘클라우드 포레스트’의 인공 폭포와 벽면 조경

싱가포르 실내정원의 또 다른 백미는 창이국제공항에 새롭게 선보인 창의적 숲과 정원 ‘Rain Vortex 레인보어텍스’를 통해 체감할 수 있다.

영국 항공서비스 전문조사기관 스카이트랙스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 공항부문’ 1위를 7년째 이어오고 있는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이 올해 4월 17일 공항의 새로운 환승허브 ‘주얼창이공항’을 오픈했다. 이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40m에 이르는 실내 인공폭포 ‘Rain Vortex 레인보어텍스’가 여행객을 맞이한다.

‘Rain Vortex 레인보어텍스’에는 약 2500그루의 교목과 약 10만 그루의 관목을 포함하는 숲과 정원으로 조성해 전 세계적으로 창의적 공항 건축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전체 면적 13만 4000m²(4만 500여평), 총 사업비 약 1조 5000억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인 이 사업을 통해 싱가포르는 실내정원의 선두주자로 부각되고 있다.

어디를 가나 도시숲과 실내정원으로 둘러싸인 싱가포르는 자연이 주는 이로움을 가장 잘 실천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모범적인 녹지 국가라고 할 수 있다.  

 

 

 

■ 기획취재단(국내 도시숲 취재팀)

글·사진 / 박성복 평택시사신문 사장
조 사 / 임 봄 평택시사신문 취재부장
허 훈 평택시사신문 취재기자

디자인 / 김은정 디자인팀장
캘리그래피 / 정아름 작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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