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화탐방이
아이들 인생에
긍정적인 뿌리가
되길 바란다

 

▲ 최정호 사회복지사
서평택방정환지역아동센터

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을 보호하고 급식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부도 하고 특별활동도 해보고 여름, 겨울 등 주기적으로 캠프와 외부 활동도 진행한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한계가 있게 마련인지라, 늘 색다른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마름이 크다. 이번 기회는 그 목마름의 일부라도 해소할 좋은 기회였고, 몇몇 아이들만이라도 해외여행의 기회가 왔을 때 얼른 보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서평택환경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중국문화탕방은 대륙의 실수라는 샤오미로만 중국을 기억해온 아이들이 중국 대륙의 실제 스케일을 경험하고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질 좋은 기회였다.

센터별로 추천을 받은 아이들이 모였다. 정신없이 승선하고 객실을 배정받은 후 방마다 찾아다니며 주의사항도 일러주고 아픈 곳은 없는지 체크하느라 분주했다. 출항하자 아이들은 너도, 나도 객실 밖으로 나가 바닷바람을 맞으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집에서는 마음껏 못하는 핸드폰게임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배에서의 14시간을 즐기며 중국으로 향했다

중국 땅을 밟자마자 부두에서 입국신고 하는 곳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입국신고도 처음인 아이들은 일정을 함께할 중국의 리무진버스에 탄성을 질렀다. 처음 방문한 연태와 위해, 청도를 다니며 신난 아이들은 방방 뛰었다. 다양한 학년과 센터가 섞여 있었는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팀으로 뭉쳤다. 가이드만 놓치지 말라고 했더니 막둥이들은 가이드 옆을 졸졸 따라다니며 나름의 여행 전략을 선보였다. 중학생 아이들은 포토스팟을 잘 찾아 한껏 포즈도 취해보고 나름 중국 곳곳의 유적지를 즐겼다.

버스에서 수 시간을 달리는 일정들이 아이들에게 힘들 수도 있겠다 싶어, 내심 속으로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시장에선 나름대로 특이하거나, 관심 가는 음식과 기념품을 사며 손짓, 발짓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니 한시름 걱정을 놓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동차량과 숙소 등에 나름 잘 적응한 아이들이었지만, 역시나 힘든 건 중국음식이었다.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현지 음식점이라 향신료도 빼고 기름기도 덜하게 나왔으나, 야채 그대로 튀기고 볶는 중국음식은 아이들 기호와 멀었다. 다행히도 저녁 식사에는 준비된 한식으로 체력을 보충했다. 특히 마지막 저녁으로 준비된 삼겹살에 아이들은 그동안 못 먹은 고기를 마음껏 섭취했다.

누구나 나고 자란 문화권에서 나가서 색다른 문화를 경험하기는 쉽지 않다. 그 첫 시도를 우리 아이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이뤄냈다. 첫 여권과 첫 배, 첫 입국신고, 첫 외국여행, 첫 호텔, 첫 리무진버스 등 저마다 중국을 경험하고 즐기고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와서 다시 또 본연에 충실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이번 여행으로 아이들이 무언가 바뀌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저 처음 먹는 중국음식에 젓가락을 대보았던 호기심과 적극적인 자세, 어른도 힘든 108개의 계단을 가이드를 놓치지 않겠다는 자세로 꼭 붙어 다닌 끈기, 중국인을 대상으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손짓, 발짓 해가며 문제를 해결해나간 열정이 아이들 인생에 긍정적인 뿌리가 되길 바란다.

이러한 기회를 만들어준 서평택환경위원회와 후원자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또 아프지 않고 무사히 한국 땅을 밟아준 우리 아이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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