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음식을 바라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는 법이다

 

   
▲ 김수경/신한고 2학년
ksg_0000@hanmail.net

도로 위에서 위험천만하게 질주하는 오토바이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다. 주문 배달서비스 앱의 보편화로 배달기사가 많아졌을 뿐더러 배달서비스 이용자 수와 건수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배달서비스 앱이 향상된 질의 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가게 점주는 간편하게 주문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소비자는 이전보다 배달음식을 손쉽고 빠르게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점주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배달기사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해마다 교통사고 건수는 줄고 있지만 오토바이 교통사고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3년 동안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 가운데 배달업 종사자는 28.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시간이 생명인 배달 일의 특성상 과속운전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배달대행업체 라이더는 건당 수수료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일한 만큼 벌기 때문에 난폭 운전을 하거나 무리하게 운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신속한 배달을 이유로 도로 위를 질주하며 보행자와 자동차 운전자에게 위협을 가하기 일쑤다.

배달기사를 포함한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분명히 단속이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사고의 모든 원인을 배달기사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배달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점주와 소비자로부터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가 배달 음식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데는 배달기사 분들의 노고가 담겨 있다. 돈을 지불한 소비자로서 따뜻한 음식을 바라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는 법이다. 음식은 조금 식더라도 ‘천천히 오세요’라는 한마디가 배달기사 분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조금 늦은 배달로 소비자가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점주도 배달 기사 분들을 다그칠 이유가 사라질 것이다.

배달대행업체 라이더 절반 이상은 산재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반면에 배달기사들은 매 순간 죽음을 넘나드는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그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 도로 위 모든 배달기사 분들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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