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있는 고민이
가장 심각한 고민이고
이것으로 세상이
끝날 것 같지만
세월은 또 흘러갈 것이다

 

 

 

 

 
▲ 이승빈/신한고 2학년
jenny1399@naver.com

세상에 고민 없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에게나 크고 작은 고민은 삶의 영양분처럼 스며들어 과하면 독이 되기도 적당하면 발전의 밑거름이 되어주기도 한다. 이 책 <어쨌거나, 스무 살은 되고 싶지 않아>는 너무도 흔하지만 조금은 특별하기도 한 6명의 고등학교 2학년생 사춘기 아이들의 고민을 감정 있게 묘사하고 있다.

이재경, 김하연, 이수영, 천현준, 연보라, 최민기, 이 아이들의 이야기는 각자 얽혀 이 책의 마지막 단락인 졸업까지 이어지게 된다. 어쩌면 웃음을 주고 조금은 충격적일 수도 있는 에피소드가 이어지지만 나는 그중 한 아이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하운이는 호적상 내 동생이자, 내 아들이다. 나의 비밀이란 것은 애초에 너희들과 레벨이 너무나도 달라” 하룻밤의 실수로 고등학생의 나이에 아이를 갖게 되고 엄마를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비밀을 털어놓을 수 없는 하연이는 자신만의 외롭고 긴 싸움을 지속한다. 그 사이 엄마와의 외부적 갈등뿐만 아니라 안에서 일어나는 내적 갈등은 그녀가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힘들게 했지만, 결국은 그녀 스스로 상황을 극복해낸 후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나게 된다.

나는 이 글을 제 3자가 아닌 그들의 친구로서 때로는 그들 자신의 눈으로 읽어 내려갔던 것 같다. 통제가 싫어 빨리 어른이 되고 싶기도 하고, 또 그만큼의 책임과 의무를 갖는 어른이란 존재는 너무도 피곤한 것 같아 여기서 멈추고 싶어 하기도 하는 그들과 또래의 깊은 공감을 나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은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이 가장 심각한 고민이고 이 선택으로 세상이 끝날 것 같지만 세월은 또 흘러갈 것이다. 딱 그 시기가 지나간다면 자신의 뜨거웠던 고교 시절을 마냥 괴로웠던 흉몽으로 정의내리지 않고 자신들의 가장 소중했던 과도기의 추억으로서 마지막 장을 수놓은 이들처럼 어쩌면 또 하나의 시기로 남겨지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는 그들을 지지해 주는 버팀 막 같은 존재가 꼭 있었으니 우리들도 그렇게 힘든 시기를 짚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겨울 따스한 차 한 잔 같은 이 소설을 많은 이들이 읽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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