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김동숙 시의원 주관 토론회에서 반대 입장 밝혀
시의원들, 조례 제정·출연금 승인돼 의견 개진 신중함 보여


 

 

 

평택시가 지역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내년 4월 출범 예정인 ‘평택시문화재단’이 설립 마지막 단계에서 일부 예술단체의 반발로 난관에 부딪쳤다.

김동숙 평택시의회 의원 주관으로 지난 10월 29일 오후 평택시의회 간담회장에서 열린 ‘평택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예총 평택시지회를 비롯한 평택시예술단 등 일부 예술단체들은 “평택문화재단이 평택시와 예술단체 사이의 옥상옥屋上屋이 될 수 있다. 내년 예산 대부분이 재단 임직원 인건비로 책정됐는데 그럴 거면 예술단체에 이 예산을 지원해 평택지역 공연전시예술이 더 풍성해 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술단체를 대표해 문화재단 설립 반대 입장을 표명한 김경호 평택시오케스트라 지휘자는 “평택시민들이 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욕구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시민들의 생각은 인건비와 같은 많은 예산을 들여 문화재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 공연을 확대해 주는 것”이라며, “문화재단은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예산을 지원해줘야 한다. 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충분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용식 한국예총 평택시지회장도 “평택예총 산하 9개 단체의 연간 예산이 2억 4000만원이다. 2~3년 동안이라도 문화재단에 투입될 예산을 예술단체에 지원해주면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한 후 “문화재단이 지자체와 예술단체 사이에 옥상옥으로 존재할 수 있다. 평택 예술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해보고 진행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예술단체 대표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은 후 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시의원들의 입장 표명도 이어졌다. 시의원들은 조례 제정과 출연금 승인 등이 진행된 상태라 의견 개진에 신중함을 보였다.

정일구 평택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은 “인구 50만 대도시의 평택시 한해 예산이 2조원인데 문화예술예산이 너무 적은 것이 사실이다. 시의원이 되어 문화재단 설립 연구용역보고회 참석했고, 자치행정위원회에서 문화재단 조례도 의결했으며, 최근 18억 원의 출연기관 출연 승인을 마쳤다”며, “내년 문화재단 예산이 승인 안 되면 이 예산이 문화예술단체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인가 고민을 했다. 그렇게는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많은 분들이 진지한 제고를 요구했다. 오늘 간담회를 계기로 다시 한 번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는 말로 11월 정기회에서 숙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윤하 평택시의회 운영위원장은 “2018년 간담회와 용역보고 때 오늘처럼 절대적인 반대 의견이 있는 것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당시 문제 제기가 없었기 때문에 조례를 제정했다”며, “내년 문화재단 출연금 가운데 7~8억 원 정도가 순수 신규 채용인력 인건비라는 것을 명확히 알았으면 한다. 문화재단 설립을 3~4년 후로 미룰 경우 고덕국제신도시에 들어설 평화예술의전당이 다 건립됐는데 이제 와서 문화재단 인력 구성을 하느냐는 문제 제기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영주 평택시의회 의원은 “당장 시기상조일지는 몰라도 인구 50만 대도시가 되면서 문화재단이 필요할 것이다. 인건비가 16억 원 가량인데 프로그램 운영비를 2억 여원 책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 문화재단을 설립하더라도 요소요소에 지역 인력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예술인들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논의해서 진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날 참석한 예술단체와 일부 평택시의회 의원들의 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부정적 입장에 대해 김이배 평택시 기획조정실장도 평택시의 입장을 표명했다.

김이배 실장은 “문화예술은 경제적 측면에서만 접근하면 안되며, 시민들이 향유할 문화복지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문화재단 출연금 가운데 인건비만을 갖고 이야기하면 설립이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자체는 출자금이 우리시 보다 몇 배 더 많이 들어간 경우도 있다. 문화재단을 설립하더라도 기존 문화예술단체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충분하게 예산이 지원돼야 한다”며 예정대로 재단 설립이 추진돼야 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김동숙 평택시의회 의원은 정리발언을 통해 “시민의 막대한 혈세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 문화재단 설립을 위해 문화예술단체와 공감대 형성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고덕국제신도시 평화예술의전당 준공 단계인 2022년에 재단 설립을 진행해도 늦지 않다. 그렇게 제안한다. 앞으로 재단 설립과 관련해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결론이 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평택시문화재단 설립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평택시문화재단 설립은 평택시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정장선 평택시장의 선거 공약이면서 공재광 전임 시장 재임 시부터 추진해왔던 사업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장에는 ‘문화재단은 예산 낭비다’ ‘평택시민은 문화재단을 원치 않아요!’ ‘누구를 위한 문화재단인가?’라는 문구가 담긴 문화재단 설립 반대 현수막이 내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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