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언제나
초심을 잊지 않는
것에 있다

 

   
▲ 김기홍 위원장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

정부는 왜 늘 기업 편에 서는가? 촛불 민심의 힘에 기대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다를까 했는데,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기업 입장에 서 있다. 역대 정권과 다르게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야심차게 나서 추진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도 흐지부지되고 있다. 또한 근로 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여 세계 최장 노동 시간을 줄여나가겠다던 의지도 최근에는 용두사미가 돼가고 있다.

물론, 문재인 정부는 ‘기업 프렌들리’ 정책을 노골적으로 펼쳤던 이명박 정부나 ‘정경유착’으로 박정희 시대로 회귀했던 박근혜 정부와는 다르다. 하지만, ‘노동 존중’을 외치며 패기 있게 시작 되었던 개혁 의지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결국 전혀 새롭지 않다. 최저임금 1만원, 소득주도 성장,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모두 국민에게 박수받을 수 있는 개혁의 또 다른 이름이다. 소득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보증수표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러시아, 미국에서도 경쟁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정책으로 내걸고 진행했는데 어째서 우리나라에서만 실패한 정책으로 치부되고 있는지 의아하다.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곡학아세 曲學阿世’하는 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에 의해 여론은 왜곡되고 이들에 편승해 정치 자영업을 유지해 나가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양당으로 대표되는 다수의 기득권 보수 정치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오로지 이익만을 위해 투쟁하고 철저하게 연대한다.

워런 버핏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자본가들은 국가에 세금을 더 낼 수 있도록 법인세를 인상하라고 정부를 향해 먼저 요구한다. 또한 최저임금을 올려서 양극화 문제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산층이 많아져야, 돈을 쓸 수 있는 소비자가 많아져야 투자할 곳이 생기고 그래야 자본가들도 지금의 부를 더욱 더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본가들은 철저하게 정부를 길들인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정부에서 포기하지 않는 이상 국내에 투자하지 않는다. 생산 시설도 국내에 늘리지 않고 그에 따른 채용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최저임금 1만원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 때문에 국가 경제가 어렵고, 자영업이 붕괴하고 있다며 정부를 흔들어 댄다. ‘지록위마 指鹿爲馬’인 셈이다.

우리 경제는 이미 세계경제에 편입이 되어 있기 때문에 세계분업체계 속에서 저성장 시대에 들어섰다. 그러니 당연히 경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때 우리나라 자본가들은 어용학자들을 동원해 경제가 어려운 것이 다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마구 인상하고, 비정규직들을 정규직화하고, 북한에 퍼주기 때문이라고 유언비어를 퍼트린다.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내려가고 국회의원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경제 지표를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야 당선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찾아가서 대기업 회장들을 만나고 애로 사항을 해결해준다. 대기업은 투자·채용 계획을 발표한다. 이러니 정부는 자연스럽게 기업 편에 서게 된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도입도 유보되고,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등 기업 민원 사항들이 정부 정책의 방향으로 둔갑하게 된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대표되는 소득주도 성장, 소득 양극화의 주범인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 근로시간을 줄여서 일자리 나누기 등은 저성장 경제 환경 속에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정책들이다. 문제 해결은 어찌 보면 간단하다. 아무리 기업 편으로 기울었다고 하더라도 문재인 정부에 표를 준 사람이 누구였는지, 그들이 지지했던 정책은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되지 않겠는가? 답은 언제나 초심을 잊지 않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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