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과 생태의 보고
‘평택의 섬’ 가거도를 가다

 

1004개 섬으로 이루어진 최서남단 신안군, 평택과 자매결연
슬로시티 생태의 보고, 천혜의 자연경관이 평택시민 맞이해
해가 가장 늦게 지는 낚시마니아의 천국, 환상의 일몰 장관


 

▲ 가거도 회룡산선녀봉전망대에서 본 가거항

 

전라남도 신안군이 지난 11월 5일 평택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최서남단의 섬 가거도를 ‘평택의 섬’으로 선포했다. 유인도와 무인도를 합쳐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다는 뜻에서 ‘천사 섬’이라고 불리는 신안군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섬이 없는 지자체를 선정해 1004개의 아름다운 섬을 공유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그 첫 번째 시도로 국토 최서남단에 있는 가거도를 평택시와 공유했다. 평택시와 신안군은 이번 협약을 기반으로 향후 행정·문화·관광·체육·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보완 관계를 구축하고 공동발전을 목표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신안군은 국제연맹 슬로시티 인증,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람사르 습지, 갯벌도립공원, 해양보호구역,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국가 중요 어업유산을 간직한 곳으로 2읍 12면으로 구성돼 있다. 무화과, 대파, 시금치, 천일염, 홍어, 민어, 낙지, 왕새우, 돌김 등이 유명하며, 이곳에서는 세일 요트, 증도갯벌생태전시관, 서각박물관, 홍어 축제 등도 볼만하다.
뿔쇠오리, 바다제비, 슴재 등 구굴도 해조류 번식지가 천연기념물 제341호로 지정돼 있으며, 전라남도 지정으로는 ‘가거도 멸치잡이 노래’가 지방무형문화재 제22호, ‘흑산 가거도 패총’이 지방기념물 제130호, ‘가거도 등대’가 등록문화재 제380호로 지정돼 있다.
평택에서 가거도를 가려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목포IC를 통과한 후 신안군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가거도행 배를 타면 된다.

▲ 경기도 평택시-전라남도 신안군 자매결연 체결식

■ 낚시 마니아의 천국 ‘가거도’
낚시 마니아의 천국으로 불리는 가거도는 신안군 흑산면에 속한 섬으로 면 소재지인 대흑산도로부터 약 88.8㎞, 목포로부터 약 188㎞ 떨어진 거리에 있다. 대리, 항리, 대풍리로 구성돼 있고, 섬 면적은 9.71㎢, 해안선 길이는 22㎞이다. 가거도에는 2015년 기준 504명의 섬 주민이 대한민국 국토의 서남쪽 끝을 지키며 살고 있다. 기암괴석과 후박나무 숲으로 섬 전체가 이루어져 있으며 최근 가거도를 찾는 이가 늘어나면서 문화생태탐방 트래킹코스가 7구간까지 조성됐다. 콘크리트로 된 방파제 버팀석이 태풍에 부서져 마을 입구까지 날아온 흔적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데 이는 가거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유적이다.

▲ 하늘에서 바라본 가거도 전경

 

■ 어부의 삶이 서린 ‘멸치잡이 노래’
가거도 멸치잡이 노래는 서남해를 대표하는 뱃노래로, 1988년 전라남도무형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됐다. 동아시아 전체 해양문화 차원에서 보더라도 가거도 뱃노래처럼 온전히 전승하고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가거도 뱃노래는 어로의 전 과정이 소리로 구성돼 있어서 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다. 보존회를 결성해 지금도 주민들이 전승하고 있다.

▲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가거도 멸치잡이 시연

 

■ 해발 639미터 ‘독실산犢實山’
‘송아지 열매’라는 뜻을 가진 독실산犢實山은 신안군에서 가장 높은 639미터 산으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최고봉이며, 목포 유달산보다 거의 세배나 더 높다. 정상부에 해군부대가 있으며, 송아지나 염소가 방목돼 길러지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독실산 숲 안으로 들어가면 대낮에도 온통 깜깜하게 보일 정도로 상록수림 지대를 이루고 있다. 독실산 정상에서는 날씨가 맑은 날 북쪽으로 흑산도와 태도가 보이고, 서쪽으로 만재도와 진도 주변의 다도해, 남쪽으로는 가거도 회룡산과 서쪽 해안도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가거도 독실산 정상

 

 

■ 가거도의 역사와 함께한 ‘패총貝塚’
‘가거도 패총’은 가거도 북쪽 끝에 있는 가거도 등대의 서쪽 경사면에 자리하고 있다. 1968년 서울대학교 조사팀에 의해 처음 발견됐고, 2005년 국립광주박물관에 의해 학술조사를 한 결과 신석기시대 전기부터 말기에 걸쳐 조성된 유적임이 밝혀졌다. 가거도 패총은 고고학 연구 자료로서 가치가 인정돼 1990년에 전라남도문화재자료 제194호로 지정·보존되고 있다. 최서남단 가거도에 있는 패총 유적은 고대부터 우리 선조들이 먼 바다의 섬을 개척해가며 살아왔다는 소중한 의미가 담겨 있다. 목교를 오르면 가거도 등대로 연결된다.

▲ 가거도 패총

 

 

■ 등록문화재 ‘가거도 등대’
가거도등대는 가거도 북쪽 해안 끝 해발 84m 산 중턱, 북서쪽으로 돌출된 곳에 자리하고 있다. 1907년에 무인등대로 처음 불을 밝힌 후 1935년 유인등대로 증축했다. 하얀색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가거도 등대는 20세기 초에 설치된 근대기 등대의 전형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등대 건축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돼 2008년에 등록문화재 제380호로 등재됐다.

▲ 가거도 등대

 

 

■ 일몰이 장관인 ‘섬등반도’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이 촬영된 배경지인 섬등반도는 가거도의 북쪽 목을 지키고 있으며, 마치 중국 큰 바다를 향해 헤엄쳐가는 커다란 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다. ‘성벽 성城’에 ‘고개 등嶝’을 의미하는데 병풍바위가 마치 거대한 성벽처럼 보이기도 한다. 섬등반도는 지형 전체가 짙은 초록색으로 물들여져 있는 초원지대로 매우 이국적인 풍경이 연출되는 곳이다. 대한민국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지역으로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으며, 천혜의 아름다운 가거도 경관을 즐길 수 있다.

▲ 가거도 섬등반도

 

 

■ 생태환경의 보고 ‘구굴도 해조류 번식지’
우리나라 최서남단에 있는 섬으로 가거도에서 약 2.5㎞ 떨어져 있으며, 소구굴도, 개린도, 대구굴도로 구성돼 있다. 해안은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경사가 가파르다. 1년 내내 기온이 온화해서 해조류가 번식하기에 적합하여 뿔쇠오리, 바다제비, 슴새 등 희귀한 바다 철새들이 번식하고 있어 1984년부터 천연기념물 제341호 ‘구굴도 해조류 번식지’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천연의 생태환경의 보고인 신안군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문화자원 중 하나다.

▲ 가거도항에 대피한 어선과 대리마을

 

 

자료·사진 제공/전라남도 신안군
글·정리/임 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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