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적십자인은 영원한 적십자인”


평택봉사회, 30년 넘는 세월 동행
봉사시간 2만 시간, 기네스북 등재

 

 

“한번 적십자 회원이 된 사람은 영원한 적십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이 봉사를 잘 전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력자로서 그 역할을 다 할 계획이에요”

지난 2010년 봉사시간 2만 시간을 넘겨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봉사를 한 인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한 이필욱 마들렌식품 대표는 오랜 시간 대한적십자사 평택봉사회에서 활동하며 지역사회 곳곳을 어루만져왔다. 지금은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전국협의회 자문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전국 적십자 봉사회원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도 적십자 회원으로서 사명을 다하겠다고 약속한다.

 

평택에서 펼친 사업

충청남도 논산이 고향인 이필욱(66) 대표는 1977년 처음 평택에 왔다. 천안에서 귀금속판매사업장을 운영하던 매형을 따라 인근 도시에 정착해 사업을 시작한 곳이 바로 평택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평택은 주변 도시보다 경제적 여건이 뛰어난 도시였습니다. 당진, 아산, 용인 등 주변 도시에서 통복시장까지 장을 보러 올 정도였으니까요. 자가용이나 TV 안테나 수가 천안과 비교해도 훨씬 많았습니다”

그는 통복시장 근처에 정착해 20년간 금은방을 운영했다. 사업은 나날이 번창했다고 한다. 적어도 IMF가 터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90년대 중반부터 사업이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IMF 때는 크게 타격을 입었죠. 자녀 학비를 생각하니 도저히 안 되겠어, 업종을 변경하고 제과점을 개업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무모한 도전이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필욱 대표의 결정은 신의 한 수와도 같았다.

“제과점을 운영하던 중 어느 날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 빵을 납품하게 됐는데, 이를 계기로 사업을 대폭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진실하게 일하는 그의 모습에 점차 거래처는 늘어갔고, 사업은 식품판매업으로 크게 확장됐다. 마들렌식품은 그의 시간과 노력이 거둬낸 결실이다.

 

적십자 평택봉사회

이필욱 대표는 1984년 대한적십자사 평택봉사회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지인의 제안으로 평택봉사회에 가입하게 됐습니다. 어떤 단체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했죠. 그런데 제일 젊다는 이유로 총무를 맡게 됐습니다. 총무라는 직책은 제가 열심히 활동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죠”

이필욱 대표는 90년대 초 평택봉사회 회장을 역임하고 이후 전국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처음 봉사회 활동을 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평택의 대한적십자사 산하 봉사단체는 평택봉사회를 포함해 단, 2곳 밖에 없었습니다. 봉사단체 간 협의회를 만들려면 지역에 적어도 5개의 봉사단체가 있어야 했죠. 여러 노력 끝에 새로운 단체가 늘어났고 대한적십자사 평택시협의회를 발족해 1, 2대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그는 경기도협의회장은 물론, 중앙회 사무총장까지 맡아 활동무대를 넓혔다. 지난 2005년 정부로부터 국민포장을 받고, 올해 봄 국제적십자연맹 총재 표창을 받을 수 있던 것은 이러한 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봉사와 함께한 삶

이필욱 대표는 평택봉사회와 함께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쳐왔다.

“평택봉사회는 대한적십자사의 한 축이 되어왔습니다. 대한적십자사 하면 흔히 떠오르는 노란조끼도 평택봉사회에서 입기 시작한 것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간 것입니다”

그는 평택봉사회와 함께 많은 재난 현장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긴급구호 활동을 도맡고 있습니다. 몇 해 전 폭설로 경부고속도로가 마비된 적이 있는데, 구호물자를 싣고 가 고속도로에 갇힌 사람들에게 나눠준 기억이 있어요. 과거 통복동과 유천동 일대가 자주 침수되곤 했었는데 그때 체육관에 대피한 이재민에게 구호물자를 나눠준 기억도 있습니다”

가장 잊히지 않는 기억은 사할린에서 온 동포의 가족을 되찾아준 일이라고 한다.

“2000년경 평택에서 사할린으로 강제 이주했던 노인이 고향 땅을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옛 주소만 가지고 고향 집을 찾아 나섰죠. 무작정 주소지 동네를 찾아가 수소문 끝에 옛집과 그 언니를 찾아준 적이 있습니다. 오랜 기간 떨어져 지냈던 혈육이 상봉하는 모습을 보니 굉장히 울컥했어요”

이후 회원들과 십시일반 돈을 모아 어렵게 사는 노인의 가족에게 생필품을 전달하기도 한 이필욱 대표는 이러한 활동으로부터 본인도 얻어가는 것이 많았다고 한다. 봉사를 매개로 다양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소통하며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보람을 느껴온 것이다.

건강 유지와 동시에 사업가로서의 열심히 일할 계획이라는 이필욱 대표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지속해서 평택봉사회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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