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를 위해
많은 것을 양보한
평택시민에게
그 혜택이
고루 돌아오길 바란다

 

▲ 정국진 공군 예비역 대위
평택 K-55 근무

현재 수도권 항공 관문은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이 담당하고 있다. 수도권 인구 2500만명 중 1000만여 명이 밀집한 경기 남부권역에서는 제법 멀다. 거리도 문제지만 만성 차량 정체 구간을 지나야 해서 시간적 손실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 두 공항의 수요가 2030년이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의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분석한 결과다. 이 가운데 2025년 개항을 목표로 공사 중인 울릉공항, 착공될 가능성이 높은 흑산공항, 백령공항, 제2제주공항 등 항공수요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만으로는 수도권 인구를 감당하기 벅차다. 북한과의 교류 협력이 활성화돼 북한 각지로의 항공노선이 생겨날 미래에도 대비해야 한다. 백두산 직항 노선은 2007년 노무현-김정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미 합의된 바 있기도 하다.

‘경기공항’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수원을 중심으로 널리 퍼져 있다. 세류역 부근 공군 수원비행장을 화성시 화옹지구로 이전하는 것은 수원시의 숙원이었다. 이때 이전한 군 공항에는 민간공항 기능까지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화성시 서쪽 끝 바닷가에 자리한 화옹지구는 민간공항 이용객의 대다수를 차지할 수원, 오산, 화성 동탄, 용인과의 거리가 지나치게 멀다는 데 있다. 고속도로도 마땅찮고 철도교통은 전무하다. 공항 건설비용뿐 아니라 접근 인프라 구축에도 상당한 시간과 돈이 투입돼야 한다. 군 공항으로서 성남에 위치한 서울공항에 민간공항 기능을 추가하자는 방안도 제시됐다. 하지만 주변 지역 인구 밀집도가 지나치게 높은 데다 안보상 이유로 현실화하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다.

지난 2016년 국회의원선거 평택갑 지역구 2위 득표자인 최인규 후보는 K-55 평택오산미공군기지 군용 공항을 민간공항으로도 활용하자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지역민에게 많은 관심을 끌어냈지만, K-55 기능적 특성상 이 역시 불가능에 가깝다. 후속 논의가 이뤄질 수 없었던 이유다.

필자는 발상을 바꿔 평택에 새로운 부지를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K-55가 아닌, 그로부터 진위천 건너 북쪽에 자리한 서탄면 일원을 말이다. 활주로만 새로 닦으면 접근성과 경제성을 담보하는 공항이 조성될 것이다. 고속도로로는 평택~화성고속도로 북평택나들목과 양감나들목이 가까이에 있고, 경부선 전철 진위역으로도 접근이 용이하다. 공항으로의 접근 인프라 구축에 많은 돈이 들지 않는 것이다. 공항 신축 시 흔히 지적되는 공항 소음 문제도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다. K-55에 의한 기존 소음영향 권역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소음 관련 주민 피해 최소화에 최우선적 관심이 요구된다.

평택 서탄면에 경기공항이 들어선다면 평택의 미래브랜드 고덕국제신도시 관문 공항이 돼 그 가치를 더욱 높일 것이다. 고덕국제신도시와 브레인시티에 입주한 기업·기관 등이 수혜를 누릴 수도 있다. 배후도시인 송탄과 진위지역 구도심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차기 공항개발 장기계획 수립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경기공항을 타 지역에 세우자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필자는 SRT 지제역 등 육상교통과 평택항을 통한 해상교통에 이어, 항공교통까지 보유할 평택이 미래 대한민국의 주요 거점도시로 발돋움하는 비전을 그려 본다. 국가 안보를 위해 많은 것을 양보한 평택시민에게 그 혜택이 고루 돌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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