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선도자요
파수꾼으로서
굳건하게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 이은우 이사장
평택시민재단

자치분권 시대로의 획기적인 진전을 위해서는 시민사회와 지역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지역언론이 지방정부와 의회에 대한 감시자이자, 지역사회 소통의 매개·촉진자 역할을 맡아 공론장을 형성하는 것은 자치분권 가치 확대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시민사회 활동을 하면서 지역언론의 역할이 정말로 소중하다고 굳게 믿으면서도, 진정 주민을 위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다. 특정 사주, 기자의 이익과 권력을 누리기 위한 수단이 된 것은 아닌지 안타까울 때가 있다. 지방정부와 의회, 토호 세력과 지역언론이 동맹을 맺고 지역주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는 비판은 현재도 유효하다. 얼마 전 논란이 됐던 평택시와 일부 언론사 간의 커넥션 문제, 기사와 광고 맞바꾸기, 언론사 광고비나 행사 보조금 관련 불투명성과 갈등, 언론의 본질보다는 수익 창출과 이권 개입 등 권력화, 사유화, 이권화 된 일부 언론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언론은 우선 지역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도록 돕기 위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의 각종 현안이나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며, 그런 문제를 제기하거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공론장이 있어야 한다. 이웃과 이웃을 연결해주는 신문, 공론장이 되는 지역신문이 지역공동체를 구축하고, 이 지역공동체가 살아있어야 민주주의가 실현된다. 지역언론은 바로 그런 역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공공성과 공익성, 지역성을 살려내는 데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지역 현안과 정책에 대해 일부 의견이 과하게 주장되거나 동조자로 행동하면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영역 동맹을 맺어 지역 공론장을 왜곡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다양한 공론장 활성화와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지역언론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다.

특히, 지역신문은 지역언론만의 특수한 역할을 갖고 경쟁력을 키워 지역의 선도적 매체로서 지역 발전에 이바지해야 할 책무가 있다. 언론의 본질인 비판자, 감시자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약점을 없애야 하며, 특권 의식과 중개자, 해결자 행태를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지역언론은 그러한 언론 본연의 책무와 역할보다는 오히려 지역언론에게 주어진 권한과 특권적 지위를 이용해 지역사회의 문화적, 사회적 권력을 취득해 지역사회와 주민에 군림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에 직면하고 있다.

평택지역사회가 외형적 발전은 이루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품격과 공공성·합리성 약화, 시민사회의 대응력 부족과 기득권화, 사적 이익 추구, 견제 역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에 지역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지역언론이 공공과의 건전한 관계 설정을 통해 ‘관언유착’과 같은 비판적 시선을 해소하고 ‘시민의 공기’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줘야 한다.

혹자의 말처럼 “진실을 알리고 지키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요 역할”인데, 지금 지역언론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는 것인가? 환경의 변화에 휘둘리는 허약한 모습이 아니라 지역의 선도자요, 파수꾼으로서 굳건하게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지역언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안타까운 점은 재정난의 한계와 함께 독자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로 인해 유혹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행사나 밖으로 눈을 돌리기보다는 지역언론이 아니면 쓸 수 없는 가장 본질적인 강점을 살려 경쟁력을 높여나갔으면 한다. 물론, 본질에 충실한 지역언론사에 대한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뒷받침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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