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누가 내게 어떤 사람을 가장 두려워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습관이란 인간으로 하여금 어떤 일이든지 하게 만든다’고 말했던 세계적인 작가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처럼 스스로의 노력과 시간의 축적으로 완성되는 습관의 힘을 따라갈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내가 올 한해 잘 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몇 가지 습관을 몸에 익힌 것입니다. 습관보다 무서운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난 후부터인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좋은 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가장 먼저 생활패턴을 잘 살펴야 하더군요. 나의 경험으로 미루어본다면 매일 똑같이 행동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 중간에 한 단계를 끼워 넣는 것이 유효했습니다. 매일 출근하고, 일하고, 밥 먹고, 퇴근하고, 잠자리에 드는 일이 반복된다면 어느 한 단계에 습관으로 갖고 싶은 행동 하나를 끼워 넣는 것이지요.

내 경우를 보자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을 한 컵 마신 후 빨강, 노랑 파프리카 한 개씩을 씻어서 자른 후 치즈 두 조각과 함께 담아 놓습니다. 하루 일과의 가장 첫 번째 하는 행동이지요. 벌써 일 년째 하고 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습관이 되었는지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몸이 저절로 움직입니다.

그렇게 준비한 파프리카와 치즈는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습니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대신 면역을 키워준다는 파프리카와 단백질을 보충해주는 치즈를 먹기로 결정한 이후부터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일입니다. 출근하는 차 안에서 음악을 듣거나 혹은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파프리카 두개와 치즈 두 조각을 먹는 습관은 이제 아침을 시작하는 소소한 행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가벼운 아침을 그렇게 챙겨먹는 덕분인지 올해는 감기가 와도 슬쩍 지나갑니다. 그럴 때마다 매일 꾸준히 실천하며 좋은 습관을 들인 덕분이라고 혼자 대견해합니다.

요즘 또 하나 습관을 들이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저녁에 퇴근을 하면 시간이 이르든 늦든 상관없이 씻기 직전에 방안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는 습관입니다. 주로 스쿼트와 스트레칭, 런닝머신 위에서 빨리 걷기, 팔굽혀펴기 정도인데 그 과정이 끝나야 비로소 씻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라고 스스로 정해 두었습니다.

평소 운동할 시간이 없지만 운동에 대한 필요성은 절실히 체감하고 있는 만큼 이 습관이 잘 이어지면 조금은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씻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내 몸이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비결인 만큼, 습관을 들이려면 아직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습니다. 하루만 건너뛰어도 몸이 그냥 건너뛰자고 유혹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으니까요.

습관은 의식하지 않아도 내 몸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빠지지 않고 반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어느 경지에까지 이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나쁜 습관을 가진 사람은 아무리 고치려고 노력해도 고쳐지지 않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시간의 힘을 내 몸에 채우는 일, 그것이 바로 습관이 갖는 위대함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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