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7일, 市 주민설명회에서 원정리 주민 강한 반발
냉열부지 활용 주민 동의 얻어야, 안전성 신뢰 못해
市, 사전 동의 얻지 못한 점 송구·사업은 지속 추진


 

 

 

평택시가 포승읍 원정리 LNG 한국가스공사 평택기지본부 옆 냉열사업부지에 수소생산기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해당 지역 주민들이 구체적 사전 설명과 주민 동의 없이 사업 추진을 확정했다며 일방적인 평택시 행정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평택시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수소생산시설 공모사업에 12월 최종 선정된 사실을 알리며 수소산업 거점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포승읍 원정리에 수소생산기지를 건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7일에는 포승읍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포승읍이장협의회와 원정리이장협의회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을 초청, 수소생산기지 건립 사업을 비롯한 ‘수소융복합단지 구축 계획’을 설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주민설명회는 원정리 주민들의 강력한 항의로 인해 제대로 된 설명이 이뤄지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강석진 포승읍 원정6리 이장은 “지난해 11월 포승읍이장회의에 담당 공무원이 찾아와 관련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가지고 설명하며 주민에게도 사전에 동의를 얻겠다고 이야기해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설명회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한데 평택시가 지난 12월 중순쯤 갑작스럽게 수소생산기지 건립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주민들은 지역신문에 보도된 기사를 보고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항의했다.

또한 “평택LNG인수기지 옆 냉열사업부지는 주민들이 어업·농업 활동을 펼치던 장소를 매립해 만든 부지로, 매립 당시 주민들이 시민단체와 함께 투쟁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기부채납을 약속받은 바 있다. 주민 동의도 없이 냉열사업부지로 활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2월 평택시는 당시 양경호 원정9리 이장에게 보낸 공문에 “냉열사업부지 활용계획에 대하여는 주민과 이해를 같이 할 수 있는 사업을 주민협의를 통해 추진토록 하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문형철 포승읍 원정7리 이장은 “강원도 강릉에서도 수소 관련 사고가 난 것을 알고 있다. 무엇을 근거로 안전하다는 것인가”라며, “원정리는 이미 1㎞ 이내에 한국석유공사 시설과 한국가스공사 시설 등 위험시설 16곳이 위치한 곳인데 수소생산시설을 건립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사업을 추진하려면 원정리 주민 모두를 이주시켜 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장선 평택시장은 “15년 전에 약속한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고, 그 당시 담당자는 모두 바뀌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해주시기 바라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주민들과 충분히 논의해 원정리 지역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대안을 마련하겠다”면서도 “주민들을 상대로 거짓말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 사업은 추진할 계획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 평택의 미래를 위한 사업이기에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원정리 주민 이주 방안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방안이라는 것을 주민들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늘 주민들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했으며, 앞으로 주민들을 상대로 지속해서 설명회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강정구·이종한 평택시의회 의원은 “지역구 시의원으로서 이번 사안에 대해 죄송하다. 시의회도 공모 사업과 관련해 보고받지 못했다”면서 수소생산기지 건립 사업에 대해서 각자 대안을 제시했다.

강정구 평택시의회 의원은 “수소생산기지를 설치해 당장 혜택 받을 수 있는 평택시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생각해야 한다”며, “‘수소융복합단지 구축 계획’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민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해당 사업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한 평택시의회 의원은 “수소 사업과 관련해 주민의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주민과 평택시가 공동위원회를 구성해서 이번 사업과 관련해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주민설명회에서 논의된 사안에 대해 황선식 평택시 성장전략과 현안사업팀장은 “냉열사업부지는 접근성이 떨어져 주변 기간산업 시설과 연계해 평택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주민들을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수소생산기지 안전성에 대해서도 전문가와 함께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평택시가 원정리를 비롯한 포승지역이 국가기간시설의 입주로 정주 환경이 열악하다고 판단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