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 이어갈 것”


30년간 이어온 새마을부녀회 활동
주민자치위원장까지 현덕면 지킴이

 

 

“봉사가 인생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왔습니다. 주민자치위원장 임기를 마치더라도 제 힘이 다 하는 한, 뒤에서 조용히 봉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동네 어르신들의 추천으로 시작해 30년에 가까운 세월을 현덕면 대안3리 새마을부녀회장으로 살아온 이순녀 평택시 현덕면주민자치위원장은 지난 2017년 평택 목련로타리클럽 회장과 민주평통 자문위원을 역임하고, 현재 평택문화원 이사로도 활동하는 등 지역사회에서 다방면으로 활동을 펼쳐왔다. 이제 곧 임기가 종료되는 그는 앞으로 보이지 않은 곳에서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봉사를 지속할 계획이다.

 

제2의 고향, 평택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난 이순녀(62세) 현덕면주민자치위원장은 지난 1981년 결혼과 동시에 평택에 정착했다.

“젊은 시절 의정부에서 함께 직장 생활을 하다가 평택으로 시집온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를 만나러 왔다가 동네 어르신들의 갑작스러운 중매로 남편을 만나게 됐습니다. 이후 남편의 적극적인 구애로 백년가약을 맺었어요”

처음 결혼생활이 쉽지만은 않았다. 낯선 시골 동네에서 시아버지와 시동생들을 보살피고, 세 아들을 키우며 남편의 축사 일까지 돕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니었다.

“남편과 축사를 운영하며 시동생들이 모두 독립할 때까지 보살폈습니다. 한데 그러고 나니 소 파동, 우유 파동이 일어나 세 아들을 키울 길이 막막했죠. 축사를 접고 안중으로 나와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지인의 추천으로 수입품 상점을 운영했다. 다행히 장사가 잘됐지만, 근처에서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떡집이 이순녀 위원장의 눈에 들어왔다. 마침 얼마 뒤 젊은 부부는 떡집을 내놓았고, 그는 덜컥 떡집을 인수했다.

“그렇게 시작한 떡집을 벌써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운영하고 있습니다. 떡집을 운영하면서 세 아들을 모두 키워냈죠. 무엇보다도 성실함과 근면함을 물려주기 위해 꾀를 부리지 않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현덕면 대안3리 부녀회장

이순녀 위원장의 첫 사회 활동은 1988년 현덕면 대안3리 새마을부녀회장을 맡게 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어느 날 저를 호출하는 동네 어르신의 방송을 듣고 마을회관으로 달려갔습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계셨는데, 저더러 지금부터 자네가 이 마을의 부녀회장이라고 하셨죠. 그렇게 마을 부녀회장을 맡게 됐습니다”

그는 부녀회장을 맡고 나서 다양한 마을 수익사업을 펼쳤다.

“마을에 슈퍼가 없으니까 부녀회에서 물건을 떼다가 마을회관에서 생필품을 판매했습니다. 매일 저녁 장부를 적고 월마다 정산한 뒤에 그 수익금을 배분했죠”

그는 구판장뿐만 아니라 마을 부녀회원들과 폐품을 모아 팔고, 농협 도농교류를 통해 다른 도시 마을과 자매결연을 하고 마을에서 나오는 마늘을 판매하기도 했다. 회원들과 함께 마늘장아찌 제조법을 배워서 가공품을 팔기도 하고, 동네 뒷산인 마안산에 뽕나무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마을사업으로 누에고치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대안3리는 이제 부녀회조차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마을이 됐다.

“처음 부녀회장을 맡을 당시만 해도 대안3리에 40여 가구가 거주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노인 분들만 남아있죠. 마을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은 지 한참 됐어요”

 

현덕면주민자치위원장

이순녀 위원장은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현덕면새마을부녀회장을 맡았다. 이후 임기가 끝나자 현덕면행정복지센터의 추천으로 현덕면주민자치위원장을 맡게 됐다.

“현덕면주민자치위원회에는 9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각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도록 참가자를 접수하는 등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운영·관리하고 있죠”

주민자치프로그램 운영 이외에도 위원들과 바자회와 발표회를 통해 장학기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12월에는 현덕면주민자치프로그램 발표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하기도 했다. ‘평택호 해맞이 행사’는 현덕면새마을부녀회장 시절부터 무려 10년째 함께해왔다.

“올해 해맞이 행사에는 떡국 4000인분을 준비했습니다. 위원들과 소 5마리 분의 뼈를 구입해 와서 나흘 동안 준비했죠. 행사를 진행하며 많은 시민이 찾아온 것을 보니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순녀 위원장은 임기가 공식적으로 마무리되면 현덕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으로서 봉사를 지속할 계획이다.

“봉사의 끈을 놓지 않을 생각입니다. 제가 이렇게 오랜 시간을 봉사하며 살 수 있던 것은 모두 인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올곧은 성격은 그가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온 원동력이라고 한다. 또한 봉사가 자신의 인생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는 이순녀 위원장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올곧은 마음가짐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를 이어가겠다고 또다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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