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동 통·이장 활동 도울 것”


2월 6일, 평택시통리장연합회장 취임
23년간 팽성읍 내리 이장 역임해와

 

 

“23개 읍·면·동 통장, 이장협의회장들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평택시통리장연합회장으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2월 6일 공식 임기를 시작한 조군호 평택시통리장연합회장은 벌써 20년 넘게 활동을 이어온 베테랑 이장이다. 이제는 연합회장으로서 각 읍·면·동 통장, 이장협의회의 활동을 돕겠다는 그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평택지역 발전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팽성읍 내리 토박이

조군호(52세) 평택시통리장연합회장은 팽성읍 내리에서 나고 자랐다. 오랜 기간 이곳을 지켜온 그는 어린 시절 아름다운 내리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내리와 동창리 사이에 고개가 있었는데, 이 고개 밑으로 60~70가구가 거주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마을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게를 잡던 기억이 있어요”

이후 팽성읍 내리는 간척사업을 통해 넓은 농토가 만들어졌다. 그는 해 질 녘 언덕에서 바라본 내리의 황금빛 풍광이 굉장히 아름다웠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 모습도 이제는 추억으로만 남아있다.

“지금은 거주지 이외 대부분의 농토가 미군기지로 수용돼 예전의 아름다운 모습을 잃었습니다. 예전 마을의 모습은 다시 볼 수 없게 됐죠”

조군호 회장이 기억하는 내리의 또 다른 모습은 굉장히 오지였다는 점이다. 내리로 들어오는 버스는 하루에 3~4대가 전부였다.

“당시에는 대부분이 비포장 도로였습니다. 미군들이 오토바이를 끌고 와 동네 길에서 오프로드 라이딩을 즐기곤 했던 기억이 남아있죠. 읍내에서 마을로 들어올 때면 택시 요금은 항상 두 배를 내야 했습니다”

 

젊은 내리이장님

7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난 그는 온 동네 어르신들의 사랑을 받고 자랐다. 위로 누나만 다섯 명이니, 어렵게 태어난 아들이 관심 받는 것은 옛 시골 마을이라면 당연한 일이었다.

“위로 누나만 다섯 명, 아래로는 남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덕분에 마을 어르신들에게 예쁨을 많이 받고 자랐는데 그래서인지 학창 시절에는 마을에서 유명한 개구쟁이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남들보다 비교적 일찍 철이 들었다. 군 생활 도중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했던 그는 전역 후 바로 일을 시작했다.

“경기도 안산에서 자동차 정비소를 1년간 운영했습니다. 한데 당시 제가 외지 사람이다 보니 괴롭힘을 많이 당했어요. 도저히 정착할 수 없을 만큼 힘들어 다시 고향 내리로 돌아왔습니다”

내리로 돌아온 그는 트랙터와 콤바인, 이양기 등 농기계를 구입해 일하기 시작했다. 농기계를 활용해 여러 농가의 일을 도맡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네 어르신들의 신뢰를 얻게 된 조군호 회장은 29세의 어린 나이에 내리 이장을 맡게 됐다.

“1998년도에 이장을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어르신들과 형님들이 도와주시고 살펴봐 주셨기에 잘 해올 수 있었습니다. 마을 분들이 항상 잘 협조해주셨죠”

하지만 이장으로 활동하면서 아픔도 있었다. 마을 땅 대부분이 미군기지로 수용된 것이다.

“천직이 농업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갑자기 미군기지에 수용된다고 하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특히, 안타까운 점은 이후 농사일을 그만둔 어르신 대부분이 일찍 세상을 떠나셨다는 점이에요. 그때의 희생으로 평택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평택시통리장협의회장

조군호 회장은 6~7년 전부터 팽성읍이장협의회장으로 활동해왔다. 팽성읍 72개 마을과 평택시의 가교 역할을 해온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전임 회장과 함께 4년간 평택시통리장연합회 사무국장을 맡아왔고, 올해에는 회장으로서 연합회를 이끌게 됐다.

“제가 잘나서 회장이 된 것이 아니라, 내리 주민이 있고 팽성읍의 이장님들이 있어서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 이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항상 최선을 다할 계획이에요”

그는 무엇보다 각 지역의 통장, 이장협의회가 잘 단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팽성읍이장협의회장으로서도 이를 위해 노력했고 각 마을의 이장은 물론, 팽성읍장과도 항상 잘 소통해왔다.

“내리가 발전되고, 팽성읍이 발전되고, 평택시 전체가 발전돼야 하는데 평택시통리장연합회장으로서 모든 통장, 이장님들이 잘 협조해 지역 발전을 이뤄낼 수 있도록 열심히 소통하고 돕겠습니다. 평택항매립지 분쟁 등 지역의 어려운 현안 해결에도 앞장서서 나서고 싶어요”

조군호 회장은 연합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읍·면·동 단위 협의회장이 각 지역에서 더 열심히 일하고 사업을 잘 전개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할 계획이다.

임기 동안 못했다는 소리보다 평택시를 위해 고생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그는 언제든지 평택시 통장과 이장을 대표해 땀 흘릴 준비가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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