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 신뢰받는 상품 공급할 것”


IT사업 실패 후 종자유통사업 시작
유통·육종·식물공장 아우른 사업 전개

 

 

“항상 겸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0% 더 싸게, 10% 더 좋게 만들었다고 성공하지 않아요. 끊임없이 겸손하고, 성실히 일해야 합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잘 맺을 수 있는 사람이 농업 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철부지, 대학에 가다

이충우(56세) 대표이사는 평택시 가재동 송탄초등학교 맞은편 방여울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2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공부와는 담을 쌓은 철부지였다고 한다.

학업에 관심이 없던 그가 처음 공부를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진학을 코앞에 둔 시기였다.

“당시 인기였던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하려고 했지만 성적이 여의치 않았고, 공직생활을 하신 아버지의 권유로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한데 진학에 실패할까봐 문득 겁이 났죠”

그렇게 시험을 두 달 앞두고 공부를 시작한 이충우 대표는 결국 효명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이때 그는 인생의 첫 번째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게 된다.

“우연하게도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과 절친한 사이가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극한의 열등감에 빠지게 됐죠.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창피함을 무릅쓰고 친구들에게 단어 품사를 묻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2학년부터 성적이 오르기 시작한 그는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에 4년 장학생으로 진학했다. 친구들의 존재가 큰 힘이 됐던 것이다.

 

새로운 삶, 사업의 시작

이충우 대표는 대학 진학 후 학생들이 연일 데모하는 모습을 보며 큰 충격에 빠졌다.

“처음에는 데모하는 학생들을 보고 폭도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백골단이 학생들을 마구잡이로 진압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들이 왜 데모를 하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했어요. 그렇게 학회를 찾아갔고 저 또한 학생운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서는 행정고시를 준비했지만 건강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고시공부 도중 폐결핵 진단을 받고 고향으로 내려와 취업을 준비했습니다. 금융증권일보에서 잠시 기자 생활도 했죠. 도저히 적성과는 맞지 않아 그만두고 한국거래소에 취직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서 그는 인생의 또 다른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게 된다.

“동기들과 인사하는 자리에서 아내와 처음 만나게 됐고 이후 연인이 됐습니다. 제가 대리 진급 7개월 차가 되던 때에 함께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회사를 나왔죠”

이충우 대표는 첫 번째로 인터넷증권거래소 사업을 시작했다.

“인터넷이 막 태동하던 당시 회사를 세우고 가상증권거래소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삼성증권으로부터 16억 원을 투자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사업에 위기를 맞았고 새로운 사업을 모색했죠”

 

새로운 길, 종자유통

이충우 대표는 새로운 사업으로 종자유통사업을 선택했다.

“당시 웰빙 바람에 새싹 채소가 유행했는데 종자를 대량으로 구입해 소포장 한 뒤 인터넷을 통해 판매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첫 달에 2000~3000만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달성했죠”

공격적인 온라인 마케팅으로 광고 키워드를 선점한 결과였다. 그렇게 첫해 연매출액이 8억 원, 다음해 매출액은 그 두 배를 상회하는 등 사업이 날로 번창했다.

“2006년에는 평택으로 내려와 사업을 전개했습니다. 친구들이 많이 도와주기도 했죠. 처음에는 직접 종자포대를 나르느라 손톱이 빠질 지경이었습니다”

얼마 후 안성으로 사업장을 옮긴 그는 2011년 대덕면 무능리에 현재 회사를 세웠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샐러드 문화가 발달했고, 샐러드 채소와 관계가 깊은 종자 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2009년부터는 고급호텔과 레스토랑에 직접 채소를 공급하기도 했는데, 해외의 희귀한 채소를 들여오기도 했죠”

이충우 대표는 현재 신세계백화점이나 호텔, 가락시장, 레스토랑, 마켓컬리, 쿠팡 등 다양한 루트로 농산물을 납품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단호박 육종을 시작해 ‘바밤단호박’이라는 이름으로 유통 중이다.

“레스토랑이나 호텔의 셰프들이 특수한 품목의 채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다품종 소규모 생산이라는 특성이 있는 데다 한국의 사계절을 극복하기 위해 식물공장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2018년 말에는 200평 규모의 식물공장을 신축했죠”

그는 같은 품질이라면 가격에서라도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계속해서 식물공장 등 새로운 분야에 투자·개발 중이다.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납품구조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은 이충우 대표의 또 다른 목표다.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는 유통 플랫폼, 소위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건강한 먹거리를 지키기 위해 친환경·유기농 분야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는 그는 향후 소비자로부터 인정받는 제품을 생산·유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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