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하면 장애인유도 떠오르게 하겠다”


2010년부터 장애인유도선수 발굴·육성
청각장애인선수 지도 위해 수어 습득

 

 

“평택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장애인유도팀은 국내에서 지원이 가장 잘 이뤄지고 있는 장애인유도팀입니다. 이 팀이 대한민국 최고의 장애인유도팀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도 ‘평택’하면 ‘최고의 장애인유도팀’이라는 명성을 얻게끔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포기하지 않은 유도의 꿈

원유신(50세) 평택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장애인유도팀 코치는 중학교 1학년 시절 방과후 활동을 통해 처음 유도를 접했다.

“효명중학교에 다니면서 방과후 활동으로 유도를 배웠습니다. 사실 역도를 먼저 배웠는데, 초등학교 축구부에서도 활동했던 터라 비교적 정적인 운동이 체질상 맞지 않았죠”

비록 방과후 활동이었지만, 그는 유도를 배우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7개월쯤 배우고 나서 소년체전 예선에 나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경기도 대표 선발 과정이 4차 예선까지 있었는데 최종예선에서 1위를 기록해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할 수 있었어요. 결국 대회에 나가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고 왔습니다”

대회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인 원유신 감독은 여러 고등학교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잠시 방황을 길을 걸었다.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몸이 좋지 않아 고등학교 1학년까지 1년 정도 운동을 쉬었습니다. 이후 다시 유도를 시작했는데, 1년간의 공백을 따라잡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어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학교에 진학했지만, 그 격차를 더욱 실감했고 선수보다는 지도자의 길을 걸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지도자의 꿈도 녹록지 않았다. 그는 IMF로 인해 아버지 사업이 휘청이며 가세가 기울자 휴학계를 내고 돈을 벌기 시작했다.

“학교를 그만두고서는 소독, 페인트칠 등 안 해본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20대 중반에 현대자동차에 입사하게 됐죠. 한데 제 가슴 한편에는 항상 유도에 대한 열망이 남아 있었습니다. 결국 회사에서 나와 유도장을 운영하기로 결심했죠”

 

수어手語 하는 지도자

원유신 감독은 2005년 서정리초등학교 앞 상가 지하에 유도장을 차렸다. 장애인유도와의 인연은 2년 뒤인 2007년 즈음 찾아온 농아인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제가 수어를 할 수 없으니 필담으로 대화하며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지도하는 과정에서 일일이 쓰고 보기엔 불편함이 컸죠. 그래서 직접 수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원유신 코치는 2011년부터 2년간 장애인유도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동하며 수어를 더욱 깊게 배웠다. 수어통역사 활동을 겸하던 대표팀 선수와 동고동락하며 틈틈이 수어를 배웠기 때문이다.

“수어 사전을 들고서는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그 선수에게 가서 물어보고 다시 연습하는 방식으로 수어를 배웠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선수들과 수어로 소통하며 서로 90% 이상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평택시청 장애인유도팀

원유신 코치는 지난 2010년부터 경기도장애인유도대표팀 감독으로 활동하며 지역 장애인유도 선수를 발굴해왔다.

“현재 경기도 대표팀 선수의 70%가 평택시장애인유도협회 소속 선수들입니다. 특히 평택시청 장애인유도팀에서도 활동 중인 박한서 선수는 에바다학교에서 직접 발굴한 선수죠”

2012년 평택시장애인유도협회가 발족한 이후 소속 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하지만 소속팀 없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선수들을 보며 원유신 코치는 항상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는 선수들이 자신의 도장에서 상시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도왔다. 선수들은 터키 삼순 데플림픽에서 메달을 따오는 등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거두며 보답했다.

“전국대회도 아닌 국제대회에서 계속해서 성과를 거두다 보니 평택시의회 의원을 비롯해 장애인유도 지원에 대해 관심을 갖는 분들이 생겨났습니다. 당시 평택시장과 면담을 통해 팀 창단을 건의하기도 했죠. 결국 2018년 2월 평택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장애인유도팀이 창단하게 됐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장애인유도팀을 운영하는 케이스는 평택시청 장애인유도팀이 최초이자 유일하다.

“사실 지역에 뛰어난 선수들이 훨씬 많지만, 평택시청 장애인유도팀 선수 정원은 4명으로 제한돼 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또 지도자가 저 한명인 상황이어서 청각장애인 선수와 시각장애인 선수를 동시에 지도하기 벅찬 부분이 많아요”

원유신 감독은 이러한 개선점을 하나, 둘 헤쳐 나갈 계획이다.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만큼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코치로서 영원한 숙제다. 또한 개인적으로 지체장애인에게도 유도를 지도하고 싶다는 그는 앞으로 장애인유도 활성화를 위해 더욱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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