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의 정치가 아니라
다양한 가치가
어우러져 실현되는
진정한 민의의 장을 열어야

 

   
▲ 김기홍 위원장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

시장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다른 것은 무엇일까?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 선거사무소에 게시돼 있는 펼침막에 적힌 공약들만 보았을 때 시장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국회의원이라면 우리나라 전체 국민을 위한, 미래와 현재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안 등 정책적 대안을 공약으로 제시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인가? 바로 사회 양극화이다.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더욱더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동자 중 비정규직 노동자는 약 750만 명으로 전체 노동자 중 36.4%에 이른다.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비교해 절반의 급여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자의 33%는 비정규직이다.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이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 회원국 가운데 1위이자, 출산율 최하위인 우리나라의 현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과연 국회의원 후보들이 제시하고 있는가? 이것이 과연 우리지역에 정부 예산을 더 받아 와서 도로를 넓히고 고속철도를 유치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가? 지역 언론과 유권자, 그리고 후보 모두가 지역 개발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정작 국회의원들이 해야 할 본업은 등한시하고 부업인 지역 민원만 챙기는 정치인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2년마다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가 찾아온다. 그때마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선거를 치른다. 하지만, 학교 정규 필수교과목에 정치교육은 존재하지 않는다. 노동법 교육과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교육을 받지 못했다면 평생 이렇다 할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오히려 정치는 순수하지 못한 영역으로 금기화 한다. 그러면서도, 투표를 해야만 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우리 기성세대가 만들고 있다. 학교에서의 정치교육을 통해 유능한 유권자이면서 또한 예비 정치인들이 될 수 있는 인물을 길러내야 한다. 그래야, 정치가 바뀌고 그만큼 우리의 삶의 질이 높아진다.

국회의원들 스스로 기득권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절대 하지 않는다, 그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혁명’ 없이는 절대 기득권을 타파할 수 없다. 기득권을 내려놓게 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수를 지금보다 3배 이상 늘리고, 보좌관, 비서관, 비서도 절반으로 줄이고, 의정활동비도 우리나라 국민 중위소득에 맞춰서 지급해야 한다. 그래야 특권의식도 없어지고, 공공성과 청렴성을 가지고 국민을 위해 일할 사람들만이 정치를 하게 된다. 더 좋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 이해 관계자의 갈등 중재를 위해 밤새 연구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지, 여기저기 행사에 인사 잘하러 다니는 사람을 정치인으로 만들어서는 결코 안 된다. 놀기만 하는 국회, 싸움만 하는 국회의원들 보기도 싫은데 왜 국회의원을 늘리느냐, 오히려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해서는 기득권이 사라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러한 정치 혐오를 조장하는 이들이 기득권 세력이자 국회의원들이다.

1등이 모든 것을 독차지하는 승자독식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소선거구제에서 중대선거구제로 바꿔야 한다. 비례대표제도 지금보다 배는 확대해서 다양한 정치 세력들이 국회로 진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흑백의 정치가 아니라 다양한 가치가 어우러져서 실현되는 진정한 민의의 장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노동력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그만큼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19를 비롯한 세계적인 생태환경 위기는 언제든 우리를 엄습할 수 있다. 정치가, 공공적인 정치인이, 다양한 정당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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