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벤 샤하르/위즈덤하우스

 

▲ 배소윤 사서
평택시립 배다리도서관

당신은 완벽주의자인가요?

대학 시절 유럽 여행을 하던 중, 밀라노에서 피렌체로 떠나는 기차를 타기 위해 시간 맞춰 기차역에 도착했지만 낯설고 드넓은 기차역에서 플랫폼을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간발의 차이로 눈앞에서 기차를 놓친 경험이 있다.

성인이 된 후 첫 해외여행이었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숙소부터 교통, 식당, 경로까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계획한 완벽한 여행이었다. 기차를 놓친 탓에 다음 일정은 당연히 밀리게 되었고 계획해두었던 것들을 포기하게 되면서 자신을 스스로 자책하고 우울했던 경험이 있다.

어떠한 일을 할 때 생각한 대로 되지 않아 자책하며 속상했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할만한 하버드대 행복학 강의 교수인 탈 벤 샤하르의 <완벽의 추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완벽주의자란, 결함이 없이 완전함을 추구하려는 태도를 지닌 사람을 뜻한다. 어떠한 일을 할 때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기를 바라는 건 보통의 사람이라면 당연히 느끼는 감정이지만 그것이 지나치게 된다면 자신을 괴롭히는 스트레스가 되고 만다.

저자는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에 우리는 행복하지 못한다며 완벽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나 행복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최적주의’라고 말한다.

최적주의란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현재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면서 행복해지는 삶의 방식이다.

이 책에서 훌륭한 삶은 어떤 존재 상태가 아닌 과정이며, 목적지가 아닌 방향이라고 말한다. 완벽주의자의 다이어트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철저하게 방식을 지키다가 금지된 음식을 한 입이라도 먹게 되면 실패했다는 좌절감에 휩쓸려 포기해버리고 한동안 멀리하던 아이스크림 한 통을 먹어 치운다.

그러나 최적주의자는 유혹에 넘어가더라도 인간은 실수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다이어트를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하며, 가끔 아이스크림의 한 숟갈을 맛보는 것으로 역설적이지만 유혹에 굴복함으로써 유혹을 뿌리치며 다이어트를 이어간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기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다. 여행 또한 전처럼 빽빽한 일정은 세워두지 않은 채 떠난다. 여행 중에 생기는 돌발 상황마저 여행에 추억을 더해주는 묘미가 되었다.   

현재의 성과를 만끽하지 못하고 최고만을 좇는 나의 모습이 발견된다면 이 책을 잠시 들춰보길 권한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스스로를 토닥이며 행복한 최적주의자로 살아가길 바라는 저자의 믿음을 느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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