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아닌 누리는 삶 위한 장애인복지”


질 높은, 최고의 복지 사업 펼칠 것
장애인 경계 허물어 나가는데 노력

 

 

 

“지금까지는 향후 계획이라는 것이 생존을 위한 활동과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장애인복지의 질을 높이고, 최선의, 최고를 위한 사업을 전개하고 싶어요. 단순히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복지를 위한 사역

충청남도 예산에서 태어난 한덕진(50세) 평안밀알복지재단 대표는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에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몇 차례 권유해 마지못해 교회에 나갔던 것이 계속해서 신앙을 키우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고등학교 3학년이 되던 해에 목회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죠”

침례신학대학교에 입학한 그는 1학년을 마치고 군에 다녀온 뒤 장애인선교동아리의 존재를 알게 됐고, 본격적으로 장애인을 돕기 위한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졸업 때까지 매주 토요일이면 빠짐없이 특수학교에 가서 봉사를 펼쳤습니다. 장애가 있는 대학 친구들을 위한 활동도 펼쳤죠. 시각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책을 읽고 그 소리를 녹음해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한덕진 대표는 장애인 캠프에서 만난 대전밀알복지재단 대표와의 인연으로 대학 졸업 전부터 일을 시작했다.

“4학년 때부터 파트타임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더욱 다양한 봉사를 경험하면서, 대상자의 삶을 더욱 새롭고 풍성하게 한다는 점에서 장애인을 위한 활동이 상당히 의미 있는 활동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평택에서의 사역

한덕진 대표는 대전밀알복지재단에서 일하며 전문지식의 필요성을 느꼈고, 1997년 대학원에 입학했다.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면서 더 열악한 지역에서 사역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하던 중 1999년 평택에 와서 장애인복지 관련 현황을 조사하기 시작했죠. 그렇게 평택지역 장애인재가복지서비스와 관련된 논문을 썼습니다”

그는 이 논문을 기반으로 평택과 인근 도시인 안성에서 사역하기로 다짐했다. 하지만 새로운 지역에 정착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한덕진 대표는 젊음의 패기로 계속해서 여러 곳을 찾아다녔다.

“사무실을 얻을 돈이 없어서 일단 승합차를 구입했습니다. 이후 열린재활원을 운영하던 목사님의 도움으로 장애인 분들과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얻었죠. 동네 빵집에 부탁해 그날 판매하고 남은 빵을 후원받기도 했습니다”

그가 처음 전개한 활동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목욕봉사와 이·미용 봉사였다.

“목욕봉사를 진행하면서 굉장히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남몰래 간식을 전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심지어는 목욕탕 사장님께 항의하는 분들도 계셨어요”

2005년도부터는 장애인보호작업장을 운영했는데, 임대할 공간을 구하는 데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다.

“당시 장애인 이용자가 늘어나다 보니 지역 주민의 민원과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임대를 연장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하나님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힘들었지만, 결국 새 돌파구를 찾게 됐죠”

 

장애인복지 전환점을 향해

평택 신대동에 시설을 직접 짓기로 결심한 한덕진 대표는 비교적 저렴한 부지를 매입했지만, 건물을 세우는 것이 결코 만만치는 않았다.

“저희 상황을 전해들은 평택시 공직자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덕분에 상당수 정부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었죠. 또 여러 시민이 후원금을 전해 주셨고 그 결과 2011년에 신대동 평안밀알복지재단 직업재활시설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에요”

새로운 시설을 건립한 뒤 평안밀알복지재단은 더욱 안정적으로 장애인복지 사업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 안성 공도에서는 어린이집과 공동생활가정 사업을, 평택에서는 장애인보호작업장과 주간보호센터, 장애인활동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주간보호센터를 포함해 모두 100여 명의 장애인이 신대동 직업재활시설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게끔 각종 수익 사업도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죠”

한덕진 대표는 향후 장애인복지 사업이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벗어나 장애인이 최대한 삶을 누리도록 돕고 싶다고 한다. 실제로 현재 신대동 시설을 증축하면서 장애인 이용자를 위한 휴식공간을 확보하는 데 많이 고민했다.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지역사회에 장애인과 일상을 함께 해야 한다는 인식과 분위기를 뿌리 내리도록 하고 싶다고 한다. 이를 위해 시설을 더욱 개방하고 시민이 다가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그의 다짐대로, 장애인에 대한 경계가 허물어진 평택지역사회가 도래하기를 염원한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