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4000여 명, 6월 15일까지 업무에 복귀
평택, K-6 1550명·K-55 250명 등 1800여 명


 

 

 

지난 4월 1일 ‘한미방위비분담금’ 협상이 결렬되면서 무급휴직 상태에 있던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들이 휴직 75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다. 우리 정부가 제안했던 인건비 선지급 방안을 미국이 받아들인 것이다.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지연으로 무급휴직에 들어갔던 한국인 근로자는 전국적으로 4000여 명에 이른다. 평택시에는 팽성읍 K-6캠프험프리스기지 1550여 명과 신장동 K-55평택오산미공군기지 250여 명 등 모두 1800여 명이 있다. 이들은 6월 15일까지 모두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6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미타결로 인한 한국인 직원의 무급휴직이 사실상 종료된다”고 밝혔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번 결정이 한미동맹의 힘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으나 전문가들은 이번에 미국이 한차례 양보한 만큼 다음 협상에서는 한국이 양보해야 한다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국 정부의 구체적인 부담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미 국방부는 이날 2억 달러, 한화로 약 2430억 원 이상을 한국 측이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외교부 관계자는 “구체적 비용은 더 합의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실제로도 미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결정을 통해 동맹의 최우선 순위인 연합방위태세를 지속하게 됐다”면서도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접근에서 상당한 유연성을 보였고 한국도 똑같이 해주길 요청한다. 합의가 없으면 주한미군의 중장기 준비태세가 계속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한미방위비분담금 협상이 장기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조합은 이날 보도자를 통해 “정말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한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내용이 ‘협상 본문’이나 ‘이행약정서’에 명문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은 주한미군 내 필수적 역할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뒷받침하며 한미동맹에 기여해왔다”며, “무급휴직을 통보받고 힘든 시간을 감내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의 업무 복귀를 52만 평택 시민과 함께 환영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인 근로자 지원 법령’ 마련 등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해준 정부 부처 관계자들과 미 국무부·국방부에 여러 차례 건의하며, 적극적으로 힘써준 에이브람스 주한미군 사령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우리 정부는 지난해 대비 분담금의 13% 인상을 검토했지만, 미국은 50%를 인상한 13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조 5900억 원 가량을 요구했다. 정부는 인건비만 먼저 합의하자는 방안을 제시하며 노동자들의 무급휴직을 막아보려 했으나 미국은 그동안 이를 거부해 왔다.

당시 미국은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포괄적 합의’, 즉 ▲인건비 ▲미군기지 내 시설 건설비 ▲용역과 물자지원비 등 방위비 분담금을 구성하는 세 가지 항목을 총액으로 일괄 합의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나 무급휴직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미국이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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