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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봄의 생각나무 / 250 - 지식과 지혜
임봄 기자  |  foxan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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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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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사물에 관한 의식과 그것에 대한 판단’을 뜻합니다. 즉, 처음 보는 사물을 의식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다양한 정보와 기술 등이 필요합니다. 아기가 태어나 성장하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낯선 사물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것들을 의식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많은 지식들이 필요합니다. 말도 배워야 하고 학교에 가서는 국어, 수학, 과학, 예술, 체육 등 많은 것들을 알아야 하지요. 그것이 바로 지식입니다.

‘지혜’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사물의 이치나 상황을 제대로 깨닫고 그것에 현명하게 대처할 방도를 생각해 내는 정신의 능력’을 뜻합니다. 사물의 이치나 상황을 제대로 깨닫기 위해서는 먼저 ‘지식’이 기본으로 깔려 있어야 합니다. 그 사물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사물이 처한 이치나 상황까지 깨달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그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할 방도를 생각해내는 스스로의 정신적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지혜’입니다.

지식은 공부만 하면 누구나 가질 수 있습니다. 알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아무리 어렵고 낯선 것이라 해도 누구나 그에 대한 지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혜는 다릅니다. 지혜를 갖기 위해서는 그 사물들이 처한 이치도 알아야 하고 상황도 알아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사물과 사물 사이의 관계를 알아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관계를 잘 알아야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법이니까요. 존재하는 사물들이 주고받는 관계를 무시한 상태에서는 절대로 현명한 판단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설령 남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철학사의 계보를 줄줄이 꿰고 있거나 미적분을 척척 풀어낸다고 해도 그 사람이 지혜롭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근거는 거기에 있습니다. 그것은 지식의 영역이지 지혜의 영역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식이 많은 사람은 의식하고 판단정도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다양한 사물들의 관계를 고민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까지 가졌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지식으로 치자면 컴퓨터가 인간을 능가하는 세상에서 굳이 지식이 많은 사람을 우러러볼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지식은 인터넷 검색만 해도 줄줄이 쏟아지는 내용들이니까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은 바로 지식이 아닌 지혜를 가진 사람입니다.

나무에 대한 지식이나 나무로 만든 가구에 대한 지식을 가진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나 그 나무가 인간과 맺는 관계성을 고민하고, 눈앞에 보이는 이익보다 인간과 나무가 서로 상생하며 오래 평화를 누리며 어울려 살아가는 것을 택할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자신이 아는 지식을 총동원해 상대의 과오를 탓하는 사람은 많아도 그와 내가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아야 궁극적으로 함께 평화를 누릴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지혜로운 사람은 찾기 어렵습니다.

지식이 많은 사람은 오만할 수 있지만 지혜가 많은 사람은 결코 오만하지 않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상대와의 관계를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오만함이 결코 득이 되지 않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식만을 가진 사람이 마치 지혜로운 사람인 것처럼 호도되고 인식되는 세상 속에서 ‘사물의 이치나 상황을 제대로 깨닫고 그것에 현명하게 대처할 방도를 생각해 내는 정신의 능력’을 가진 지혜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것은 나만의 바람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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