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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봄의 생각나무 / 251 - 세상을 바꾸는 일
임봄 기자  |  foxan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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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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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펜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냉철한 비평이나 혹은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좋은 작품을 쓸 수만 있다면 그로 인해 세상이 바뀔 수도 있겠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나에게 탁월한 능력이 없는 것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바뀌었습니다. 역사를 거쳐 간 훌륭한 학자들이나 작가들이 그렇게 위대한 학술을 발표하고 시나 소설을 썼지만 그것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으니까요.

한때는 법이 세상을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사람을 위한 법, 자연을 위한 법,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을 만들면 세상을 바꿀 수 있으리라 믿었던 것이지요. 이 믿음은 펜에 대한 믿음보다 더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실제로 새롭게 태어난 좋은 법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의 권리가 지켜지는 경우를 보았으니까요.

그러나 그 믿음 역시 틀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치고 선진국이라 믿었던 훌륭한 법을 가진 나라들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에 대한 생각은 더 확실해졌습니다. 법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바뀐 것은 온전히 지속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으니까요.

법은 평온할 때는 사람들을 통제해 세상을 바꾼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재난상황이 되면 통제받던 세상은 오히려 약탈과 기만과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강력한 법이 무서워서 어쩔 수 없이 지켰던 것일 뿐, 그것이 발전한 선진국처럼 보이게 만들었을 뿐, 그것이 세상을 바꾼 건 아니었던 것입니다.

내가 얻고자 했던 해답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발견했습니다. 언젠가 인터뷰로 만난 말기암 환자가 들려준 이야기 덕분이었습니다. 그분은 자신의 인생경험을 이야기해주면서 암에 걸리기 전과 걸린 후 세상이 어떻게 전혀 다른 세상으로 바뀌었는지에 대해 들려주었습니다.

가정과 직장을 병행하며 다람쥐 쳇바퀴 도는 날들의 연속이 무척 따분하게 여겨졌다던 그분은 우연히 받게 된 건강검진에서 암이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청천 벽력같은 결과를 듣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마음을 다잡고 사는 동안 그분에게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면 그것은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 느낌이 없었던 풀꽃만 봐도 신기해서 쪼그리고 앉아 쳐다보게 되었고, 길고양이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아 사료를 사서 밥을 주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분에게 있어 세상은 예전과는 분명 달라졌습니다. 그런 변화를 가져온 계기는 ‘암’이었지만 실질적으로 바뀐 것은 그분의 마음이었고 인간의 삶이 무한정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끝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갖게 된 변화였습니다. 

그분이 그랬던 것처럼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결국 나의 마음을 바꾸면 될 일입니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우리의 삶에 끝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하고,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나의 마음을 바꾸면 됩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내 삶에 종착역이 있음을 생각하는 일은 곧 세상을 바꾸기 위한 시작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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