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되는 주민자치회 만들 터”


3월 1일 주민자치회장 임기 시작
소통·화합으로 진위면 이끌겠다

 

 

“진위면주민자치회가 평택에서 처음 시도하는 주민자치회 중 하나인 만큼 다른 지역에 모범이 되기 위해 더욱더 노력할 계획입니다”

 

시설원예를 시작하다

대정마을로 불리는 평택시 진위면 하북2리에서 태어난 정병호(64세) 진위면주민자치회장은 지금도 고향 동네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다.

“어린 시절에는 시골이다 보니 이웃 간에 정이 넘치곤 했습니다. 지금은 예전의 모습이 많이 사라져 아쉽죠. 제가 태어날 당시 평택군이었던 농촌은 이제 평택시가 됐고, 도농복합도시로 변모했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도시는 옛이야기를 점점 잃어갔지만, 지금도 이어져 오는 전통이 있다.

“정월대보름이면 열리는 줄다리기 행사는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줄다리기에 쓴 밧줄을 가져다 놓으면 하천 둑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준다는 미신이 있었죠”

정병호 회장은 학창 시절 일찍이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을 했다. 당시 경찰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는 퇴직 후 시설원예를 시작했다.

“부모님께서 1974년도부터 시설원예를 시작하셨습니다. 하우스에 배추, 애호박 등 채소를 길렀죠. 1988년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부터는 제가 도맡아 농사를 지어 왔습니다”

그는 농림부에서 지정한 한국농업경영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당시 한국농업경영인은 평택군에 대략 20명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진위면에서는 제가 대략 두 번째로 선발됐었죠. 농업경영인으로 활동하면서 선진 기술을 많이 배워왔습니다. 농촌진흥청에 가서 후배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농업기술을 전파하는 역할도 했죠”

 

마을 지킴이가 되다

정병호 회장은 진위면에서 주민자치위원장, 의용소방대장, 방위협의회장, 농촌지도자회장 등을 역임하며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해왔다.

“1993년도에 진위천 제방이 무너져 마을 대부분이 물에 잠긴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하북2리 새마을지도자를 맡고 있었는데, 마을 이장님이 더 이상 이장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해 별안간 제가 하북2리 이장이 됐죠”

난리 통에 이장을 맡게 된 그가 직접 주도해서 무너진 집과 잠긴 논을 수습했다.

“정신없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했습니다. 마을회관도 신축하고, 동네를 위해 많이 노력했죠. 3년 동안 이장을 맡았는데, 맨날 집안 농사일은 뒷전이고 밖으로만 나돌다 보니 아내가 반대해 그만두게 됐습니다”

정병호 회장은 1994년 마을 선후배와 평택시설원예법인을 만들기도 했다.

“당시 법인을 만들고 경기도 지원을 받아 네덜란드로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다음 해에는 하북2리가 경기도에서 추진한 1만 2000평 규모의 현대화 시설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어요”

하북2리 마을사람들은 당시 설립된 시설을 지금까지 유지해오며 농사를 짓고 있다.

“최첨단 자동화 시설인 양액시설을 도입해 다른 지역에서 굉장히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희 마을로 견학을 많이 왔죠”

 

진위면주민자치회

정병호 회장은 진위면주민자치위원회가 만들어질 당시부터 함께해 역대 두 번째 주민자치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지역에서 여러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함께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휴경지를 이용해 논농사를 짓고, 고구마를 심어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활용하는 등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활동을 많이 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는 올해 3월 1일 진위면이 주민자치회 시범지역으로 선정되는 시점에 또다시 단체를 이끌게 됐다.

“교육을 받고 있지만, 어려운 점도 많습니다. 이전 같으면 회의를 해서 뭐든지 정하면 됐는데, 지금은 분과별 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하면서 전체적인 움직임을 결정해야 하죠”

주민자치회는 주민자치위원회와 달리 자체적으로 사업계획을 세우고, 예산 운영까지 가능해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에 더욱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민자치회는 봉사도 해야 하지만, 더욱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쾌적한 농촌 만들기, 진위현 관아와 관방제림 복원 사업 등 다양한 마을사업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진위알리미 교육사업으로 진위면의 역사를 알리고, 복원하기 위해서도 노력할 생각이죠”

코로나19로 인해 진행이 조금 더디게 되고 있지만, 정병호 회장은 차근차근 사업을 추진해 타 지역에 모범사례가 되고 싶다고 한다. 오성면, 송북동, 비전2동과 함께 평택지역에서는 처음 운영되는 주민자치회인 만큼 그 책임감이 막중한 것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진위면인 만큼 주민자치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진위면주민자치회가 낙후한 지역을 살리고 지역의 역사를 알려 진위면이 살기 좋은 지역,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지역으로 변모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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