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지역 민속과 신앙,
학술토론으로 과제와 방향성 확인 성과

 

평택만의 특징을 담은 민속과 신앙 학술토론에서 재정립
마을신앙·가정신앙·무속·놀이 후속연구 지속성 필요 공감
평택지역 민속·신앙 첫 학술대회, 세분화된 토론 마련돼야

 

▲ 성주현 소장
평택박물관연구소

평택시가 주최하고 평택문화원 부설 평택학연구소와 평택인문연구소가 주관한 ‘2020 평택학 학술대회’가 7월 11일 평택시남부문예회관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평택지역 민속과 신앙’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는 평택지역의 마을신앙, 가정신앙, 무속, 놀이 등 각 분야를 되짚어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박성복 평택학연구소장은 “학술토론을 통해 그동안 부족했던 연구의 과제와 방향성을 확인했고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실감한다”는 말로 후속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해규 평택인문연구소장은 “평택지역 민속과 신앙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토론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오늘 발표된 내용을 토대로 세분화된 토론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성주현 평택박물관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좌장, 발제자, 토론자 등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해 진행했다. <평택시사신문>은 이날 토론회를 지상 중계함으로써 시민들과 함께 평택지역의 민속과 신앙을 생각해보고 평택학을 정립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 김해규 소장
평택인문연구소

■ 기조발제 ; 평택지역 마을신앙과 제의 특징
김해규 소장/평택인문연구소

구릉·평야·해양문화 복합된 마을신앙
특정 마을에서는 제의에 여성 참여

평택지역 마을신앙은 한반도 중부지방의 특징을 보여주면서도 구릉과 평야, 해양문화가 복합된 평택지역의 지리·경제적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평택지역 마을신앙은 성황제, 산신제, 당제, 정제가 많지만 마을에 따라 다리제, 장승제, 보제가 일부 존재했다. 성황제는 주로 과거 관아나 관과 관련된 마을에서 전승되었고 산신제는 안성천 북쪽 지역에 많이 분포한다. 성황제는 무당이 주관하는 특징이 있으며, 당제는 산신제와 특별히 구별되는 점이 없이 지역과 마을에 따라 명칭만 달리한다. 정제는 오래된 마을에서는 일반적으로 많이 거행하며 당제나 산신제를 지내지 않더라도 정제를 지내는 마을이 많았다. 아산만 연안과 안성천 하류를 중심으로 풍어제와 뱃고사가 발달했다. 제의방식은 유교식을 따르지만 풍어제 전통이 있는 마을에서는 무속적인 형태를 띠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유교적 제의방식에서는 여성들의 참여가 금지되지만 특정 마을에서는 제관 부부가 함께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 최자운 교수
세명대학교

■ 기조발제 ; 평택 가정신앙의 양상과 의미
최자운 교수/세명대학교

하나의 신에 다른 성격과 기능 적층
유아·아동의 신은 두 종류 이상 존재

평택지역 가신의 첫 번째 특징은 하나의 신에 다른 성격과 기능이 적층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정에 따라 성주신이 조상신의 의미도 있고, 터줏가리 옆에 모시던 업신가리가 없어지면서 터주신이 업신의 성격까지 겸하기도 하며, 제석주머니에 칠성신의 직능이 덧붙기도 했다. 두 번째 특징은 삼신, 제석주머니 등 유아와 아동을 보살피는 신들이 두 종류 이상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당시 높은 유아 사망률과 관련이 있다. 가정 내에서 이뤄지는 치병의례는 병의 원인에 따라 의례자와 치료방법이 결정됐다. 평택지역 토박이들은 좋지 않은 것이 몸에 침입해 아프게 되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내보내거나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환자를 낫게 하기 위해 병의 원인에 따라 깜짝 놀라게 하기, 음식 제공 후 내쫓기, 주술 도구로 때리며 경 읽기, 무조건 빌기 등의 방법이 활용됐다. 치병 행위에 따라 접촉과 유감주술의 작용도 확인됐다.

 

▲ 목진호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 기조발제 ; 평택 무속의 지역성 목진호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평택은 경기재인청 세습무계의 무대
시나위 연주자와 제자들을 기억해야

평택은 경기재인청의 세습무계가 주름잡던 지역이었다. 세습무계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변화에 따라 세습무녀는 단골판을 잃어버렸고, 세습무부는 악사로서 지역과 지역을 오가며 예술종목이나 서울굿으로 입지를 넓혀갔다. 특히 평택의 악사는 서울과 수원으로 대다수 이동했다. 그들의 자리는 토박이나 외지에서 들어온 서울굿형 만신과 황해도 굿형 만신, 도는 충청도 법사의 영역으로 바뀌어 간다. 평택무속의 주체는 세습무부이고 평택 무속의 대상이 경기시나위와 경기무악형 도당굿이기 때문에 평택은 시나위 연주자 방용현과 오강산, 김돌쇠를 기억해야 하고, 그들에게서 학습한 이용우, 지영희, 지갑성, 김광식, 이충선, 조한춘, 전태룡을 거론할 수밖에 없다. 오늘날 경기무악형 도당굿은 지역민들에게서 멀어졌고, 이 일을 수행하는 세습무부나 당주무의 숫자나 역량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평택의 무속을 역사적 연원과 맥락이 닿는 선에서 복원하려는 시도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 박성복 소장
평택학연구소

■ 기조발제 ; 평택지역 거북놀이의 전승과 특징
박성복 소장/평택학연구소

거북놀이 지신밟기 평택농악 걸립굿 흡사
와야골거북놀이, 수장거북 떡메 사용 특징

평택지역에서 연희된 거북놀이는 내륙지방이 주류를 이뤘으며 웃다리농악의 영향을 받았다. 평택지역 거북놀이는 주로 내륙지역인 서탄면과 진위면, 서정동, 합정동, 팽성읍 지역에서 연희되어 왔다. 이들 지역이 물과 연관이 있기는 하지만 바닷가와 인접한 평택 서부지역에서 거북놀이를 연희했다는 기록이나 구술은 극소수이다. 거북놀이는 평택시 동북부와 동남부에 띠를 이루며 연희됐다. 팽성읍 노와2리 와야골거북놀이는 추석날 달 밝은 밤에도 연희되며 수장거북이 나무로 만든 떡메를 치고, 일반거북은 수숫잎 빗자루로 마당을 쓸고 발을 구르며 이동하거나 복을 비는 역할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와야골거북놀이는 거북이의 수가 일반적인 기호지방보다 몇 배가량 많고 농악패의 치배도 두 배 이상 많다. 와야골거북놀이 지신밟기는 평택농악 걸립굿 순서와 거의 흡사한데 이는 웃다리농악의 영향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평택지역 거북놀이는 1970~80년대까지 연희되다 대부분 사라졌으며, 팽성읍 노와2리 거북놀이를 2012년부터 평택거북놀이보존회에서 발굴 전승해오고 있다.

 

▲ 임 봄
문학평론가·문학박사

■ 지정토론 ; 평택지역 마을신앙과 제의 특징
임 봄/문학평론가·문학박사

평택의 마을제가 치러지는 시기는 정월과 시월이 거의 비슷한 이유를 안성지역과 비교해서 연구할 필요가 있다. 우리 민족이 우물에 대해 갖는 상징성과 연계해 정제가 발달한 마을의 특성을 새롭게 분석해야 한다. 제의에 여성이 참여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만큼 평택지역에서 마을제에 여성이 참여한 이유를 더 연구할 필요가 있다. 새마을운동으로 인해 대부분의 미신이 사라졌음에도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으며, 마을제의 원형을 유지하기 위해 지자체와 주민이 어떤 위치를 점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평택지역 예인들이 대부분 경기도당굿과 연관돼 있는 만큼 경기도당굿을 복원해 예인들의 대를 잇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 변진섭
인천시무형문화재위원

■ 지정토론 ; 평택 가정신앙의 양상과 의미
변진섭/인천시무형문화재위원

가정신앙의 정의와 범위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가정신앙과 무속신앙의 상관성에 대해 연구해야 하고 어떠한 형태로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거나 보완적인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가신들을 위한 지신밟기의 주체와 관련해 가정신앙의 범주에 포함되는지에 관해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의례의 주체가 전문적 혹은 비전문적인지에 따른 문제인데 가정 구성원이 유사한 의례를 수행하지만 방식 등에서 전문성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가정신앙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삼는지, 혹은 삼을 수 있는지 논의가 필요하다.

▲ 반혜성
단국대학교 교수

■ 지정토론 ; 평택 무속의 지역성
반혜성/단국대학교 교수

경기무악형 도당굿 세습무계의 무부를 조명하는 과정에서 미지에 대한 서술이나 분석이 없다. 경기무악형 굿에서 무부인 산이가 앉은 청배를 하고 무녀인 미지가 다시 선거리로 청배하는 겹굿의 양식은 타 지역 무악과 변별되는 요소이므로 산이와 미지는 함께 조명해야 한다. 경기와 충청의 접경지역이어서 서울굿과 충청의 앉은굿이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형태가 현재 진행형의 평택 무속으로 설명될 가능성도 열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경기무악형을 복원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무속의 연행을 이루는 여러 요소 가운데 지역성의 결정에 음악의 비중과 요긴함은 어느 정도로 생각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 장연환
효명고등학교 교사

■ 지정토론 ; 평택지역 거북놀이의 전승과 특징
장연환/효명고등학교 교사

거북놀이의 시작은 아무리 빨라도 <동국세시기> 저술 이전으로 소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거북놀이의 분포지역이 주로 내륙지역인 이유는 아직까지 조사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안중읍 덕우리에서도 1965년경까지 거북놀이가 존재했다는 점에 주목해 조사가 필요하다. 평택지역 여러 마을에서 행해진 거북놀이의 주체, 놀이과정, 놀이 성격 등을 명확히 규명하고 이것을 평택의 지역적 특성과 결합시켜 정립해야 한다. 평택거북놀이가 현재와 같은 연희의 구성을 갖추게 된 시기, 연희 구성의 근거도 연구되어야 한다.

 

 
 
 


정리/허 훈 기자 ptsisa_hoo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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