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하천을 깨끗이 이용한다면
평택의 하천은
다시 맑아질 수 있다

 

▲ 박상일 과장
평택시 건설하천과

50개, 188.9㎞. 평택지역에 흐르고 있는 하천의 개수와 총 길이다. 이렇게 많은 하천이 평택 곳곳을 흐르고 있기에 그 넓디넓은 평택평야에서 맛 좋은 쌀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수많은 오염원의 유입과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로 우리 하천이 몸살을 앓고 있다. 대부분의 하천 수질이 나쁨 혹은 매우 나쁨이며, 여름만 되면 진위·안성천의 녹조와 악취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반면, 많은 시민이 편안한 휴식처로 깨끗한 하천을 원하고 있어 하천을 담당하는 실무과장으로서 고민이 깊어진다.

이미 오염이 상당히 진행된 평택시의 하천이 맑아질 수 있을까?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을 보면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 감염병의 위협으로 인간의 활동이 극단적으로 줄어들자 인도에서는 대기환경이 좋아져 30년 만에 160㎞ 거리에 있는 히말리야 산맥이 눈에 보였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탁했던 물도 깨끗해져 작은 물고기들이 떼 지어 다니는 것이 목격됐다. 이렇듯 지구의 자연환경은 확실히 회복할 수 있다. 평택의 하천도 다시 맑아질 수 있다. 필요한 것은 우리가 직접 할 수 있는 일에 참여하는 것이다.

평택시는 맑은 하천을 위한 작업을 하나둘씩 이행하고 있다. 우선 통복천 전 구간을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6월 한 달간 계도기간을 거쳐 7월 1일부터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집중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떡밥낚시, 무분별한 취사행위가 하천의 오염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진위·안성천에 대해서도 관련 연구용역과 낚시인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낚시금지구역과 허가구역을 지정할 예정이다.

또한 하천 내 쓰레기 청소 등 하천변 환경정리도 시행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3회에 걸쳐 무단 설치된 불법 좌대 34개와 폐그물 10톤을 정비했다. 추가로 지난 7월 2일을 ‘민·관 합동 일제 하천정비의 날’로 지정해 주변 어민들과 함께 불법 낚시 좌대 10개와 폐어망 10여 톤을 수거했다. 이외에도 평택시에서 채용한 하천관리 근로자, 경기도와 함께 편성해 운영 중인 하천·계곡지킴이를 통해 주요 하천변 쓰레기를 집중 수거하고 있다. 앞으로는 희망일자리 사업을 통해 선발한 하천관리 근로자를 권역별로 추가 배치해 하천관리와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달성할 계획이다.

하천·계곡지킴이의 하천 불법 감시로 초창기에는 낚시인들과 마찰도 있었다. 하지만 낚시인들에게 낚시도구, 미끼, 쓰레기로 하천환경이 오염되고 있다고 지속해서 설명하며 하천 살리기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자 낚시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늘어났다. 깨끗한 하천 만들기 홍보 현수막을 주요 낚시 지점 10여 곳에 게시해 낚시인들과 교감을 쌓기도 했다. 일반 시민도 하천 살리기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한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내가 먼저’라는 마음으로 쓰레기를 줍고, 하천을 깨끗이 이용한다면 평택의 하천은 다시 맑아질 수 있다.

다음 주엔 아이들을 데리고 안성천을 걸어야겠다. 그곳에서 깨끗한 하천의 필요성을, 그리고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맑아진 하천을 아이들이 보고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평택의 하천이 깨끗해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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