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자체를 모르는
오만한 교육부의 행정권을
광역시도로 이관해야 한다

 

 
▲ 조종건 상임대표
평택대학교정상화
대책위원회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이 딱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두려움 자체를 모르는 것이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장관의 조언은 대한민국 교육부의 현실에 적합한 표현이다. 2018년 11월 교육부가 파견한 법인이사회는 2년 임기 중 1년 8개월 동안 전권을 갖고 평택대학교의 민주행정 개혁을 주도했다. 그러나 그 성과물로 올해 7월 6일 개혁의 선봉에 섰던 법인사무국장 당연퇴직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민주행정의 민낯이다. 개혁의 성과물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당연퇴직자가 개혁의 주역이었으니 도둑에게 은행경비를 맡긴 셈이다. 교육부가 과연 두려움 자체를 모르는 오만한 조직인지 이번 교육부의 책임지는 모습을 시민사회는 면밀히 주목하고 있다. 아직 임시이사회의 임기가 4개월 남았다. 평택대학교 개혁의 밑그림이 적어도 한 달, 8월 중순까지 안 보인다면, 이사회와 총장, 교육부 정책책임자는 사퇴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가 16개 광역시·도로 상당한 권한을 이관해야 할 이유는 민주행정 개혁의 역주행, 영혼 없는 인간의 보편교육, 영혼 없는 인재양성의 실패에 있다.

첫째, 민주행정 개혁에 거는 기대치의 역주행이다. 시민의 기대치는 총장직선제, 사각지대에 있는 대학원 총학생회, 평택대학교의 지식 인프라를 통한 지역사회 혁신이다. 또 이사장과 총장이 진실에 입각해 평교수회, 교직원 노조와 소통하고, 그 결과물로 대학 정관과 학칙, 규칙의 통일성, 공정한 인사쇄신, 상식에 입각한 임금협상을 해야한다. 상당수의 대학 졸업생들이 전공과 관계없는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은 교육부 대학입시정책의 실패다. 평택대학교의 집단지성이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 역시 민주행정이다. 그러나 1년 8개월 동안 대학 집단지성의 개혁은 마약증세가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로 터무니없다.

둘째, 영혼 없는 인간의 보편교육이다. 4년제 대학이 200개가 넘고 대졸 이상의 학력이 주류인 오늘의 한국사회가 1960년대 초등·중등 학력이 다수인 과거 사회보다 훨씬 더 사기꾼이 많고 가짜뉴스가 넘쳐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등교육기관이 고등사기꾼 양성소인지, 엘리트교육이 엘리트사기꾼 양성소인지 헷갈린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절벽에 부딪힌 핵심은 한국사회가 불공정하다는 것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임시이사회가 주도한 개혁이 불공정한 사회를 비판하고 미래 희망이 있는 교육백서를 제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젊은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민주행정의 개혁이다. 이를 위한 진지한 고민을 찾기 어렵다.

셋째, 영혼 없는 인재양성의 실패다. 현대교육을 받은 엘리트 정치인들이 만든 법을 보자. 2014년 2월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으로 인해 제정된 일명 ‘세 모녀 법’(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2014년 11월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그 개정안을 적용해도 세 모녀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가 되지 못했다. 자기 부모를 위한 법안이라면 그럴 수 있을까. 비탈길에서 과속을 부추기는 것처럼 ‘세 모녀 법’은 서민들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 또 ‘세 모녀 법’이 서민을 질식시키듯이 입시정책은 청소년들과 부모들을 질식시킨다.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이 교육의 불평등을 만들고, 불로소득의 불평등이 가져오는 국민의 절망감은 더욱 심각하건만 공교육 정책은 약육강식을 부추길 뿐이다. 사실 교육부를 수십 번 탄핵했어야 한다. 한번 뜬 해는 반드시 지고야 마는 것처럼, 두려움 자체를 모르는 오만한 행정권을 광역시·도로 이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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