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미/프리뷰

 

 
▲ 이인경 사서
평택시립
지산초록도서관

“우리의 일주일은 월화수목금금금/ 가득 쌓인 업무 때문에 쉴 틈틈틈/ 없어 졌어 입술이 또 텄어/ 얼굴 위에 그어진 빗금금금”

‘다이나믹 듀오’의 노래 ‘출첵’의 한 소절이다. 하루살이처럼 겨우겨우 버티는 현대인의 삶을 신랄한 가사와 흥 넘치는 리듬으로 표현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끈다. 그러나 일명 워커홀릭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월화수목금금금’은 그저 평범한 오늘이고 당연한 내일이다.

워커홀릭, 일할 때 행복을 느끼는 사람으로 거꾸로 생각하면 일을 하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다, 불안하다로 해석될 수 있겠다. 이런 워커홀릭의 경우 일을 기준으로 상대를 평가하는데, 일과 관련된 사람은 가까이 하고 일과 관련되지 않는 사람은 멀리하는 성향으로 최대 피해자는 대부분 가족이라고 한다.

현재 서울신문 전문가 칼럼 ‘유세미의 인생수업’을 연재 중인 작가 유세미는 과거 지독한 워커홀릭이었다. 대기업 최초의 여성 임원, 초고속 승진이라는 수식어는 그녀 삶의 원동력이었고 남자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누구보다 앞서기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에 몰두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의 일에 대한 집착은 아들의 공황장애로 이어지게 되고 인생에 강제 급브레이크를 밟게 된다.

에세이 <성공이 전부인 줄 알았다>는 20년 이상 워커홀릭으로 살았던 그녀의 치열한 직장 생활 속 웃픈 에피소드와 강력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업무 스킬, 그리고 날고 기던 직장인에서 어설픈 가정주부로, 엄마로 새로운 환경을 헤쳐 나가는 과정을 남다른 입담으로 거침없이 이야기한다.

나 또한 작가 못지않은 워커홀릭이었다.(아직 완전히 탈피했다 말하기는 어렵다) 주말과 휴가는 회사에 반납했고 가족은 등한시했었다. 일하면서 얻는 성취감이 너무나 짜릿해서 주변을 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해서 유세미 작가의 이야기에 유난히 반응하게 된 것일지 모른다. 작가의 충고처럼 이젠 몸에 힘을 좀 빼고 인생을 바라보려 한다. 진짜 나답게 사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말이다. 너무나 바쁜 당신에게 이 한 권을 권하고 싶다.

프롤로그 중 발췌했다.

수영을 배우는 과정이 인생과 참 많이 닮았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힘을 빼야 물에 뜬다. 그래야 힘들지 않다. 빨리 가겠다는 생각도, 멋지게 보여야 한다는 욕심도 없이 그저 한 단계씩 차근차근 가다 보면 언젠가는 돌고래가 되어 있을지 모른다. 그러니 미리부터 고개 빼고 저쪽 레인을 자꾸 쳐다볼 일이 아니다. 지금은 짠물을 먹어도, 폼이 엉망이라도 그 단계에 집중하고 성실해야 최선이다. 이왕이면 힘들다고 생각되는 그 과정조차 즐기면 수지맞는 장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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