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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봄의 생각나무 / 256 - 죽음에 관한 단상
임봄 기자  |  foxan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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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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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뉴스를 볼 때마다 수많은 죽음을 접하게 됩니다. 매번 죽음이 빠지지 않다 보니 몇 명이 숨졌다는 말도 진행자의 일상적인 멘트로 여겨질 때가 많습니다. 죽음에 대한 짧은 애도의 시간도 없이 죽음은 나와는 별개의 문제가 되어 새로운 뉴스에 밀려납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한 존재가 사라졌다는 소식이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것인가 싶어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한두 달 사이에 삶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몇몇 죽음들과 마주했습니다. 함께 시를 공부했던 동갑내기 시인이자 평론가였던 친구의 죽음,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많은 사람을 배려하는데 익숙했던 한 시인의 이십 대 초반 아들의 죽음, 그리고 문단에서 촉망받던 이십 대 여성 시인의 빗길 운전으로 인한 죽음까지 최소한 내가 알거나 혹은 같은 길을 가는 이들과 연관된 죽음은 뉴스에서 듣던 죽음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내게 다가왔습니다.

함께 시를 공부했고 누구보다 시를 사랑하던 친구는 이제 추억 속에만 남았습니다. 함께 공부한 것은 2년여에 불과했지만, 그녀와 보냈던 시간은 시를 쓰는 내내 가슴에 남아 있을 만큼 강렬한 기억들이 많았습니다. 서로가 공부와 문단 활동에 바빠지면서 연락이 끊어졌고 그러다 다시 만난 것이 장례식장이었습니다. 살아서 못했던 말들은 시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모 잡지사에 쓴 글로 대신해야 했습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하나하나 되짚은 추억은 안부조차 묻지 못했던 일에 묻혀 깊은 후회로 가슴에 아로새겨졌습니다.

이십 대 젊은 두 청춘의 죽음은 친구의 죽음과는 또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비통에 빠졌을 젊은이들의 부모가 시인이었기에 나는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그들을 가슴 한 켠에 품어야 했습니다. 비보를 전하는 SNS 글에는 행여 작은 목소리도 상처가 될까 어떤 댓글도 달 수가 없었습니다. 어떤 위로도 위로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기에 그저 두 손 모아 그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일밖에 달리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죽음은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매일 아침 듣는 뉴스 속 죽음도 그것이 나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한 그것은 또 다른 일상에 불과합니다. 부고를 알리는 문자는 하루에도 몇 통씩 들어올 때가 있고, 장례식장에는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이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죽은 이를 옆에 두고 허기를 달래기 위해 육개장을 먹으며 죽은 이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일상이 되었습니다. 죽음의 당사자가 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그것이 마치 남의 일인 양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죽음과 마주하며 살아갑니다. 마치 나는 죽음을 피해 살아갈 수 있을 것처럼 말입니다.

자본주의 경쟁 사회를 살아가면서 죽음에 대한 태도도 많이 변했습니다. 망자를 위한 예쁜 꽃상여도 사라지고, 함께 울어주던 미덕도 사라진 지금, 죽음은 단지 장례식장에서의 의례적인 절차로만 남았습니다. 어떻게든 나와 연계해 생각하던 연결고리도 사라졌고, 죽음의 문제가 더욱 터부시되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죽음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웰빙과 웰다잉이라는 말이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았지만 웰빙과 웰다잉이 결코 다른 말이 아님을 안다면 우리의 삶은 조금 더 안정되고 편안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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