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혹은 나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누군가는 돈만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하고, 병상에 있는 사람은 건강만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하고, 직장을 구하지 못한 누군가는 취업만 하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하겠지요.

그러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로또복권에 당첨되어서 많은 돈이 생긴다면 그 사람은 정말로 행복할 수 있을까요? 혹은 건강을 되찾거나 원하던 취업을 한다면 그 사람은 정말로 행복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그것이 충족되면 또 다른 행복의 요건들이 생기지는 않을까요? 예를 들면 갑자기 많은 돈이 생긴 사람이 있다면 자신을 더 행복하게 해줄 연인을 원한다거나, 건강을 되찾은 사람은 돈을 원한다거나, 취업을 한 사람은 더 높은 자리까지 오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그것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행복할 것 같다는 새로운 행복의 요소를 내세우지는 않을까요?

인간이 정말로 행복하기 위해서는 행복을 충족하는 조건을 욕망에 두어서는 안 됩니다. 욕망에는 충족이 없고 언제나 갈구하는 것만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채워도 자꾸 부족하다고 느끼는 그것이 바로 욕망이니까요. 그래서 정말로 행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것에서 해결점을 찾아야 합니다.

인간의 근본적인 부분을 알아가는 것이 바로 인문학의 영역입니다. 현재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지요. 인문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불안’을 갖고 태어나는데, 그 불안은 다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하나는 인간 자체가 바로 코앞의 일도 모른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인간의 삶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인간은 1초 앞을 내다볼 수 없고, 아무리 돈이 많아도 죽음을 막을 길이 없습니다. 따라서 불안은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불안은 인문학의 다양한 분야 중 철학의 분야에서 그나마 채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어려운 철학을 공부할 수 없다면 현실 속 노력을 통해 불안을 잠재우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일’을 하면서 나의 존재가 쓸모 있음을 확인해야 합니다. 나의 존재에 관한 확인이지요. 둘째는 잘 노는 것입니다. 모든 인간에게는 놀고 싶은 욕망이 있는데 그 욕망을 채우는 다양한 방법 중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축제가 될 수도 있고 여행이 될 수도, 때로는 ‘쉼’이 될 수도 있겠지요. 셋째는 사랑입니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가운데 인간은 커다란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랑을 받는 것도 행복하지만 사랑을 주는 것도 커다란 행복입니다. 넷째는 연대입니다. 모든 인간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숙명입니다. 그래서 고독하지요. 그것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연대입니다.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것, 비록 혼자여도 누군가가 나와 함께 하고 있다는 안정감이 있어야 인간은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어려운 사람과 연대하는 봉사가 될 수도 있고 뜻을 같이 하는 단체에 속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종류와 형태는 달라도 그것은 모두 연대의 영역입니다. 

전국적으로 수해의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분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연대하는 것은 그분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 한 부분이라는 것을 잠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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