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세대만을 위한
무분별한 개발이 아닌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이
이뤄져야

 

 

   
▲ 공일영 소장
청소년역사문화연구소

최근 계속되는 집중호우로 기후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전의 장마철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오랜 기간 계속되는 강우와 쏟아붓는 듯 내리는 집중호우는 마치 대한민국이 아열대 기후가 된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가져온 이번 폭우로 ‘치산치수 治山治水’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예부터 왕들은 산천을 잘 다스려서 가뭄과 홍수 등의 재해를 미리 막는 일을 뜻하는 치산치수를 국가 통치의 근간으로 삼고 태평성대를 누리기 위해 산과 물의 관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특히, 중국의 우임금과 순임금은 치산치수를 잘해 태평성대를 이룬 성군으로 여겨진다. 어디 인간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거늘 그것에 역행하는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환경 파괴가 이번 같은 큰 피해를 가져온 것일 수도 있다.

자연과 인간은 공생해야 한다. 자연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자연의 일부분이 인간인데 마치 주인처럼 행세하는 것은 무리다. 이 상황에 여당, 야당 정치적 논리로 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지금 당장 피해 현장으로 달려가서 위로하고 보듬으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책상 앞에 앉아 탁상공론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면 더욱 더 큰 재앙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개발부터 멈춰야 한다. 원활한 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보의 설치로 강둑이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주택 건설을 위해 산을 깎고 토사가 무너져 내리며,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한다고 나무가 우거졌던 산 경사면의 나무들을 베어낸 자리가 무너지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다.

“산에 나무가 없으면... 산에 나무가 없으면... 산에 나무가 없으면, 그 산 무너지겠네”

아이들 노랫말에서도 이야기되는 당연한 사실을 무리한 토목공사로 인해 망각해 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토양비료학회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A1B 기후 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21세기 말에는 강우량이 17%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밭 토양의 단위 면적당 토양 유실량은 2003년 대비 7.6% 증가하고, 총 토양 유실량은 2003년 대비 12.9%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앞으로 이번과 같은 상황이 빈번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므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인구대비 국토 면적이 좁은 대한민국에서 개발은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지만, 현세대만을 위한 무분별한 개발이 아닌,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인 것처럼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삶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하는 지혜다. 흙에서 와서 한세월 살고 흙으로 돌아가는 인생살이에 당장 눈앞의 이익만 찾지 말고 멀리 내다보는 혜안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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