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국제신도시 중앙도서관,
평택의 랜드마크로 우뚝 서야

 

평택시립 중앙도서관에 거는 시민 기대치 매우 다양
품위 있는 건축, 다양성 포함하는 도서관 역할 기대
건축·시설·프로그램·인력·공간 구성 등 고려사항 많아

 

평택 고덕국제신도시에 건립 예정인 평택시립 중앙도서관에 시민의 기대와 바람이 커지고 있다. 오는 2024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인 중앙도서관은 현재 ‘건립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조사 용역’이 추진되고 있다. 이후에는 ▲오는 10월 이내에 지방행정연구원에 타당성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며 ▲2021 8월 중앙투자심사 의뢰 ▲2022년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2023~2024 공사와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평택시는 8월 19일 연구용역 중간보고를 앞두고 배다리도서관에서 전문가 의견을 듣는 FGI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분야별 전문가들은 중앙도서관 건립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으며, 인구 50만 도시의 평택 위상에 맞는 도서관의 다양한 조건들을 제안했다.
<평택시사신문>은 이날 제시된 의견들을 하나로 모아 미래 평택의 랜드마크로 우뚝 설 수 있는 평택시립 중앙도서관의 모습과 비전을 시민들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 평택시립 중앙도서관 건립을 위한 포커스그룹 인터뷰


■ 백승종/역사학자·전 대학교수

중앙도서관, 시민의 자랑이 돼야
사서, 전문 가이드 역할 수행해야

평택시립 중앙도서관은 첫째, 평택시민이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품위 있고 편리하고 아름답게 지어야 한다. 집보다 편안하고 좋은 도서관이라고 여기기 위해서는 디자인이나 마감재 등이 모든 면에서 2~3배 높은 수준이어야 한다. 둘째, 도서관 사서들이 유럽의 경우처럼 전문적인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도서관 이용객의 지적·문화적 욕구에 맞는 책을 추천해줄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사서 안내서비스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정보취약계층과 노령화가 가속되는 만큼 사회의 요구에 맞는 대응서비스로 도서관 기능이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집중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앞서갈 필요가 있다.
셋째, 이용자 교육도 필요하다. 일상적인 질문만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사서와 상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도서관이 복합문화공간 기능을 하는 허브역할이지만 시민의 기억창고 역할도 했으면 좋겠다. 시민이 간직한 소중한 기억 유산을 도서관에 기증하면 도서관에서는 지역별로 분류해 보존하고, 아이들이 학습하거나 전문연구자들이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평택시립 배다리도서관 열람실


■ 박상임/천안시 중앙도서관장

공공장소지만 편안한 공간구성 필요
시민 아이디어 인큐베이팅 공간 있어야

도서관장을 하면서 고민하는 부분이 있는데 도서관이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중앙도서관 건립에 필요한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첫째, 도서관에 대한 요구는 트렌디하게 변화하고 있고 공간에 대한 요구도 마찬가지다. 요즘 사람들은 혼자 있고 싶어 하지만 고립되고 싶지는 않아 하는데 그런 욕구를 실현할 장소를 도서관에서 찾는다. 따라서 앞으로 건립되는 도서관은 공공장소에 있으면서도 우리 집의 거실처럼 개인적인 공간으로서의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공간구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중앙도서관 건립 시 이런 요구를 반영할 수 있도록 참고했으면 좋겠다. 둘째, 자료를 이용하는 서비스는 당연한 서비스이지만 요즘에는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요구를 도서관을 통해서 해결했으면 하는 요구가 있다. 개인적으로 마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메이커 스페이스나 유럽 도서관들의 아이디어 박스, 아이디어 스토어 같은 공간들을 중앙도서관에 만들어서 지역주민들이 언제든지 아이디어 가지고 와서 실험도 하고 만들어 볼 수 있는 아이디어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 임 봄/평택인문연구소 부소장

도서관에 지역특성화 자료관 있어야
문화다양성, 설계부터 프로그램까지

고덕국제신도시에 건립될 중앙도서관에는 첫째, 지역관이나 지역특성화관이 있어야 한다. 평택과 관련된 책들을 한곳에 모아두고 언제든지 평택에 관한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평택의 특성은 주한미군이나 항만, 반도체, 다문화 등을 들 수 있는 만큼 중앙도서관에는 이러한 지역 특성을 살린 도서들을 한 곳에 모아두고 그것을 통해서 평택을 전반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장애인이나 이주민, 책을 읽지 못하는 자녀를 둔 주부, 노인들도 도서관을 자주 이용할 수 있도록 문화다양성 측면에서 공간구성이나 설계,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해야 하고 도서관 프로그램도 문화다양성 측면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셋째, 환경을 생각하는 평택시의 비전과 함께 하는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녹색환경을 위해 녹색도서관이라는 가치와 인식을 심어주는 비전을 건립 초기부터 선포해야 한다. 넷째, 중앙도서관의 어린이도서관은 공간적 위치를 부모의 눈높이보다 낮은 곳에 두고 투명한 창을 통해 내려다보며 안심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면 좋겠다. 아이들은 독자적인 공간 안에서 창의성을 키우도록 최대한 편안하게 구성하고 부모는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

 

■ 김덕일/평택시도서관운영위원회 위원

새로운 지식환경·매체접근 제공해야
도서관에 재미와 먹거리도 담아내야

평택이 향후 인구 80만 도시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중앙도서관의 건립은 당연히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인구가 집중화되는 신도시나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는 문화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시설들이 많지만 실제로 소멸위기에 있는 읍·면 단위는 이용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훨씬 더 취약해 지는 측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중앙도서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첫째,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 환경에서 고령화된 인구가 늘어나지만 그들의 지적 수준은 예전과는 다르게 점차 높아지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코로나 이후 전에 해보지 않았던 화상회의도 하는데 노년들을 위한 새로운 지식환경이나 매체에 대한 접근에 대해서도 도서관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둘째, 중앙도서관이 평택의 랜드마크가 됐으면 좋겠다. 고덕신도시 주변에서 약속을 잡을 때 도서관에서 만나자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책을 보고 휴식하는 공간만이 아니라 재미있고 먹을거리도 있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도서관에 다 담을 수 없다면 주변 환경이라도 조성됐으면 한다. 시골도서관은 밥 먹는 곳이 없거나 떨어져 있어서 굉장히 불편한데 먹을 곳이 도서관에 연결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 곽현주/평택고등학교 국어교사

학교~지역까지 원스톱 대출증 필요
도서관이 창작의 산실로 이어져야

국어과 교사로 학교도서관을 운영한 경험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첫째, 학교도서관에서 해마다 학생들에게 어렵게 대출증을 만들어주는데 그것이 학교에만 국한되어 있어 지역사회 도서관을 이용하려면 또 다시 대출증을 만들어야 한다. 십대들이 회원증 만드는 게 귀찮고 번거로워 도서관 이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학교도서관 대출증이 지역사회 도서관과 연계되도록 큰 틀에서 변화가 이뤄진다면 학생들의 이용이 더 많아질 것 같다. 둘째, 학교에도 최근 다문화가 늘고 있는데 공공도서관에 다문화 자료가 구비된 것만으로는 아이들이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만큼 건축에도 다문화적 요소가 반영되면 학생들이 훨씬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셋째, 가장 고급의 문화소비는 창작이다. 시민이 도서관 문화를 만들고 향유할 수 있도록 1인 출판이나 팟캐스트, 유튜브 작업실 등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중앙도서관에 만들면 좋겠다. 넷째, 많은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층이나 노년층이 도서관 안에 공방을 갖고 활동하면서 시민들이 그 공방에서 물건을 만들면 30~40대 주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체험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 조은정/독서치료사·도서관 배움터 강사

품위 있고 고급스러운 도서관 지어야
공동체 허브역할로 평택시 대표해야

첫째, 시민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품위 있고 고급스러운 도서관을 지어야 한다. 도서관은 정신적 에너지가 오고가는 곳이므로 품격 있는 공간에서 예술적이고 문화적인 경험을 향유하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둘째, 배다리도서관에서 현재 하고 있는 인간의 생애발달 프로그램이 상당히 잘 되어 있는데 이것이 도서관을 일상의 공간으로 서서히 다가오게 하는 촉진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이 더 많이 확산되고 체계화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서가 더 많이 충원돼야 한다. 셋째, 중앙도서관은 기록을 보존하는 아카이브 기능이 매우 필요하다. 아카이브가 없으면 지식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 넷째, 지식은 쏟아지지만 제대로 아는 것이 적은 사회에서 도서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도서관에서는 고전적 의미의 읽고 쓰기를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관계와 공동체의 지향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지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플랫폼이자 허브로서의 도서관 기능이 필요하다. 지식 중심이 아닌 인간의 삶의 무게에 중심이 옮겨갈수록 도서관의 역할이 커진다. 중앙도서관이 영혼의 치유 장소가 되도록 충분한 인력과 시스템을 갖춰 평택시를 대표하는 도서관이 되길 기대한다.

 

 

파워인터뷰

 

“우리가 꿈꾸는 중앙도서관”

 

 

“고덕국제신도시에 평택시립 중앙도서관 건립을 앞두고 오랜 시간 꿈꿔 왔던 기대와 설렘 못지않게 도시의 상징이 될 건축물로서, 지역사회 복합정보문화 중심지이자 시민의 자부심으로 자리해야한다는 막중한 책임감도 느낍니다. 중앙도서관 건립에 즈음하여 우리가 꿈꾸는 공공도서관의 상을 그려봅니다”

 

■ 안전하고 열린 시민의 플랫폼, 평택시립 중앙도서관

도서관은 공공재이지만 시민들이 내 것처럼 여기고 누리는 공간이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지친 하루의 일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안도감을 느끼듯 도서관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그런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를 겪으며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대안도 고민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서관이 재난시대의 안전한 공간으로서의 기능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화 ‘투모로우’가 인류의 마지막 대피처를 뉴욕공공도서관으로 설정한 것에는 공공도서관에 대한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은 우리에게 집에 머물 것을 강요하지만 집이라는 공간이야말로 모두에게 동일하지도 안전하지도 않을 것이기에 그 간극을 메우는 보다 안전하고 넓은 공공시설이 도서관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공공도서관은 이웃을 만나고 지역의 현안을 함께 고민하며 해결책을 모색하는 공동체의 열린 공간의 기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시민의 삶을 촉진하는 공공재, 평택시립 중앙도서관

도서관이 발달한 나라들에서는 이민자가 도착하면 가장 먼저 안내하는 공공시설이 도서관이라고 합니다. 이민국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지역 공공도서관은 바로 도서관 내에 이민자가 자신의 모국어로 사용할 수 있는 PC를 설치하고, 새로운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도록 하고 각종 생활 안내와 취업정보 등을 제공하며 낮선 사회로의 정착을 돕는다고 합니다. “평택으로 처음 이주하여 아는 사람 하나 없고 어디 물어볼 데도 없다면 도서관을 찾으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그런 공공도서관을 꿈꾸어 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도서관을 단순히 책을 빌리고 공부만 하는 곳으로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책과 정보제공은 물론 문화적 예술적 체험공간으로서, 지역 사료관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미래사회로의 정착을 돕는 지식공유의 플랫폼이 되도록 준비하고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시민여러분께서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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