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후손에게
소중한 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 전명수 위원장
서평택환경위원회

우리가 살고 있는 평택시 포승읍 원정리, 이곳은 말 그대로 청정지역이었다. 그러나 산업 발달과 도시화, 지역 개발로 인해 환경은 날로 오염됐고 이제는 우리가 이곳에서 살아가기 위해 무엇인가를 요구하고 행동해야만 하는 지역이 돼 버렸다.

포승국가산업단지는 개발 당시 환경영향평가에서 폐기물 처리는 한국토지공사에서 직접 처리설비를 설치, 소각장과 매립장을 운영하도록 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업자에게 임의로 분양함으로써 전국의 산업폐기물이 무분별하게 반입됐다. 주민의 건강과 쾌적한 환경을 무시하고 땅장사에만 눈이 먼 한국토지공사의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시대착오적인 행정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 군사정권 시절 주민협의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전한 해군 제2함대사령부는 골프장을 건설해 비료와 농약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지경이다. 해군 제2함대사령부 골프장 부지는 인근에서 제일 높은 지대로, 운영·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비료와 농약의 일부가 주변 하천과 지하수의 수질을 악화시킨다. 이에 따른 영향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수십 년 동안 문제없이 지하수를 사용해온 인접한 원정4·5리에서 최근 지하수 수질검사 결과 식수로는 부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골프장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석유공사 또한 요식행위에 불과한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기존 기지를 건설했고, 석유비축기지를 건설하면서 주민들에게 약속한 지원사업도 울산이나 타 지역에 비하면 부족한 점이 많다. 특히, 원정 6·7리의 경우 주민이 살고 있는 땅 밑에 저장탱크가 건설돼 안전문제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데도 한국석유공사는 거주지 이전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문화유적인 평택 원효대사 오도성지를 시민이 접근하지 못하게 차단해 놓았다.

한국서부발전 평택화력발전 역시 몇 년 전 탈황설비가 가동되기 전까지는 굴뚝에서 나오는 오염물질과 분진으로 인해 도토리나 콩 같은 과실수와 농작물의 결실이 잘 안됐고 주민은 고압송전선로의 전자파로 인한 많은 위험과 피해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또한 발전소의 온·배수로 인해 바다 생태계 파괴는 물론, 어족자원의 고갈로 어민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평택시는 지난해 12월에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수소생산시설 공모사업에 최종선정 돼 LNG인수기지 옆 원정리 냉열부지에 수소생산기지를 건설한다는 발표했으나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다. 지난 2006년 당시 평택시가 차후 냉열부지를 활용한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원정리주민협의회의 사전협의를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미 평택 LNG기지에서 운송하는 탱크로리가 여러 차례 전복사고가 났던 터라 주민들의 우려가 큰 것은 당연하다.

수소생산기지뿐만 아니라 원정리에 집중돼 있는 위험·혐오시설의 안전성과 사고 발생에 대비한 관련 연구용역을 선행해야 한다. 또한 원정리 지역 지원사업과 더불어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제17조 ‘지역주민우선고용과 지역기업의 우대 등’과 같이 지역주민 고용과 지역기업 우대 보장도 담보해야 할 것이다. 평택시는 환경 개선과 미세먼지 대책을 위해 수소경제산업을 육성해 ‘푸른 하늘 맑은 평택’ 만들기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보다 먼저 선행해야 할 것은 시민과의 약속 이행과 협치를 통한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평택의 위험·혐오시설을 잘 관리하고 대처해 우리 후손에게 소중한 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