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영/창비

 

 

   
▲ 안다솜 사서
평택시립 장당도서관

“15점짜리 부모 밑에서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아이도 있어.”p.23

“우린 버려졌다는 뜻이죠.” “아니, 너희는 바깥세상 아이들과 달리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아이들이야.” p.22

“때로는 부모이기에 나약하고, 부모이기에 무너져 내릴 때가 있겠지. 거짓말도 하고, 잘못된 판단도 하겠지. 우리가 부모에게 길을 안내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고 어깨를 빌려줘야 하는 상황도 생기겠지.”p.92

“아이는 절대 실험대상도 연구대상도 아닌데,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자신에게 맞추려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하잖아요. 여자아이 중에서 프릴 달린 원피스에 반짝이는 에나멜 구두를 싫어하는 아이도 있지 않겠어요?” p. 107

평택시도서관은 매년 ‘책 읽는 평택’이라는 이름으로 한 도시 한 책 읽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운동은 평택시 모든 시민이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킴에 목적이 있다.

‘2020년 한책도서’는 위 문구들이 들어가 있는 이희영 작가의 <페인트>이다. 이희영 작가의 <페인트>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도서 <완득이>와 <아몬드>에 이은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다. 심사위원과 창비 청소년심사단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상작으로 부모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성인, 자녀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동시에 많은 공감을 얻은 도서이다. 

소설의 제목인 ‘페인트’는 부모 면접 parent’s interview 을 뜻하는 소설 속 아이들의 은어로, 재산이 많으면 좋은 부모인지, 인품이 훌륭하면 좋은 부모인지, 부모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인 것인지, 생각하게 하며 부모의 그늘에서 쉽사리 벗어나기 어려운 10대의 억압된 심리를 위로하는 동시에 흥미로운 전개로 해방감을 맛보게 하면서 자아의 균형을 찾도록 이끈다.

부모가 없는 영유아와 청소년들을 정부에서 ‘국가의 아이들’로 직접 양육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소설은 시작한다. 이 아이들은 19살이 되기 전까지 부모면접을 통해 부모를 선택할 수 있으며, 선택한 아이는 선택된 부모와 함께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센터를 나갈 수 있다.

이러한 페인트를 통해 센터의 아이들은 내가 원하는 부모의 모습, 가족의 모습이란 무엇일까, 부모와 자식의 역할은 무엇일까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내용을 따라 읽으며 자연스레 독자에게도 가족과 부모의 역할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자신의 가족과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는 상상이 이 도서를 읽으며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충격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가족과 부모는 개인들에게 바꿀 수 없는, 정해진 사항이기 때문에 이런 상상을 해보지 못해 소설의 소재가 굉장히 신선하다.

또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청소년소설이기 때문에 누구나 하루 만에도 읽을 수 있다. 따라서 책과 거리가 먼 시민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도서를 부모와 자녀라는 역할을 가진 시민들, 예비 부모들에게 추천한다. 쉽게 읽고 나서 ‘좋은 부모란, 좋은 가족이란 무엇일까’ 한번 쯤 우리도 돌아보게 하는 도서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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