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심 공동화 현상을
초래하지 말고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상생 개발을 추진하자

 

   
▲ 공일영 소장
청소년역사문화연구소

경기도 끝자락에 위치하며 충청도와 경계를 이루는 평택은 크게 북부와 서부, 남부로 나뉜다. 예부터 평야가 발달한 지역이며 삼남대로의 길목으로, 교통의 요지이자 진위천과 안성천이 흘러나가 서해와 만나는 풍요로운 지역이었다.

평택 지역은 일제 강점기 때만 해도 관공서 주변의 대부분이 전답이었으며, 띄엄띄엄 민가가 있을 뿐이었다. 작은 연못이나 습지가 들과 어우러져 널리 퍼진 말 그대로 ‘평택平澤’이었다. 안중 지역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역으로 풍부한 어족 자원을 바탕으로 형성된 어업 중심의 생활권이었다. 송탄 지역은 부락산과 덕암산을 끼고 있어 산림자원이 풍족해 소나무 숯을 만들던 곳으로, 한적한 농촌 마을이었으나 한국전쟁을 계기로 주한미군기지가 건설되면서 발전했다.

최근 대형 산업시설의 평택 유치에 힘입어 계속된 인구 증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덕국제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서부, 남부, 북부의 중심 지역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에는 그에 따르는 문제점도 수반하는데, 구시가지의 공동화가 그것이다. 새로운 도시개발구역으로의 인구 이동은 당연하다. 누구나 깨끗하고 잘 정돈된 곳에서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싶어 한다. 유입 인구의 증가로 채울 수 있으면 좋겠으나 내부에서의 이동은 구도심에 문제점을 야기한다. 옛 명동골목으로 불리던 지역 상권은 소사벌택지지구의 개발로 쇠퇴했고, 그 소사벌지구 마저도 고덕국제신도시로의 인구 이동으로 상권이 약해지고 있다.

서부, 남부, 북부 지역별로 특화된 도시재생을 통해 균형 있는 발전을 촉구한다. 남부의 문화예술지구, 북부의 국제문화지구, 서부의 수상레저지구 등 특화가 필요하다. 남부는 배다리생태공원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을 문화·예술 전시공간과 차, 커피 전문점들을 연계한 개발로 발전시키고, 북부는 주한미군기지의 이점을 살려 국제문화의 메카로 자리 잡고 평화의 상징이 되도록 조성할 수 있다. 서부는 평택호와 평택항을 활용해 수상레저 레포츠 공간으로 만들고, 지리적으로 평택의 중심인 고덕국제신도시는 교육과 행정의 메카로 조성하면 시민 모두가 만족하고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사람들이 도시로 몰리는 이유는 그곳에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떠나지 않고 남아있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제공돼야 할 풍성한 문화적 소산과 구석구석 소외당하지 않고 고른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도 외형적 도시의 확장과 재건설도 중요하지만, 그 속에서 이뤄지고 땀 흘리는 시민의 삶을 재조명하고 그들에게 웃음을 돌려줄 수 있는 정책연구가 필요하다.

무분별한 난개발로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을 초래하지 말고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상생 개발을 추진하자. 평택에 사는 사람 모두가 평택시민이다. 난개발로 집값, 땅값 올려 이윤을 챙길 생각만 하지 말고 소외된 지역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삶의 빛을 비춰주길 바란다.

이제 추석 명절이 다가온다.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생각한다면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부터 둘러보고 살고 싶고, 찾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보자. 그리고 제안하자. 실천하지 않는 삶은 죽은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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