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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박물관을 가다 [9] 국립광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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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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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바다에서 건져 올린 보물과
남도의 역사를 잇다

 

평택시는 고덕국제신도시로 개발하고 있는 고덕면 좌교리 함박산 중앙공원에 2024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종합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평택을 대표하게 될 박물관 건립에 있어 구체적인 형식과 내용까지 완성해가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평택박물관 건립은 20여 년 전부터 꾸준히 논의되어 온 시민의 염원인 만큼 많은 고민 속에 전문가와 시민, 행정의 지혜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평택시사신문>은 전문기자단과 함께 전국의 박물관을 직접 돌아보며 각 박물관의 설립 배경과 특징, 장단점, 박물관이 갖추어야 할 형식과 내용, 프로그램 등을 지면에 실어 평택박물관 건립에 도움이 되도록 20회에 걸쳐 ‘박물관을 가다’ 특집기사를 연재한다. - 편집자 주 -

 

 

신안 앞바다에서 건진 해저유물 소장·연구·전시
수목이 어우러져 시민의 휴식처 된 박물관 정원
불교미술·서화·도자·신안 유물 중심의 전시 구성

 

   
▲ 국립광주박물관 전경

 

■ 해저유물의 보고 ‘국립광주박물관’

우리나라 박물관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대한제국 당시 창경궁에 제실박물관이 건립되었고, 일제강점기에는 경주·부여·공주 등 왕도王都에 박물관이 건립되었다. 그리고 왕도가 아닌 곳에 건립된 박물관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30년만인 1978년 12월 6일 건립된 국립광주박물관이 최초이다.

국립광주박물관이 만들어지게 된 것은 1975년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서 신안선의 존재가 알려지고 신안해저문화재의 수중발굴이 시작되어 많은 양의 보물을 바다에서 건지게 되면서 신안해저문화재를 보관·연구·전시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신안선은 1323년 중국 원나라 경원을 떠나 일본 교토의 도후쿠지東福寺로 가던 무역선으로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침몰한 신안선 발굴은 1976년부터 1984년까지 9년에 걸쳐 이뤄졌으며, 이곳에서 약 2만 4000여 점의 문화재를 건져 올릴 수 있었다.

신안선 발견으로 바다 속에서 잠자고 있던 타임캡슐이 열리면서 14세기경 당시 중국과 고려, 일본을 연결하는 해상무역의 실체가 밝혀지게 된 것이다. 신안선은 14세기경 길이 34m, 너비 11m, 적재규모 200~260톤급 무역선으로 이곳에서 발견된 목간 기록을 통해 중국 원나라의 다양한 도자기, 공예품, 향료 등 당시 유행하던 중국문화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국립광주박물관은 1977년 1월,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광주광역시 북구 매곡동 산 83-3번지 야산에 건립했다. 건축가 박춘명이 설계했으며 1977년 6월 17에 착공해 1년 6개월 만인 1978년 12월 6일 개관했다. 이처럼 빠르게 진행된 것은 당시 문화재 보존에 대한 상황이 절박했음을 의미하며 호남지역에 산재한 민족문화유산 발굴과 보존에 대한 갈망과 신안선 유물이 큰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 선사·고대문화실 토기

 

■ 시민의 휴식처가 된 박물관 정원

국립광주박물관은 호남고속도로 광주톨게이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광주광역시 북구 하서로110(매곡동 430번지)에 자리 잡고 있다. 대지면적 8만 2993㎡(2만 5105평), 건축면적 5575㎡(1686평), 건축 연면적 1만 5127㎡(4576평)로 흰색 기둥과 기와가 웅장하면서도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국립광주박물관은 전통한옥 형태의 기와지붕과 배흘림기둥을 현대 건축 소재인 콘크리트와 접목해 빠른 건축기간에도 불구하고 웅장하면서도 편안한 전시공간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건축된 지 42년이 지난 현재도 호남지역 역사문화의 중심으로 손색없이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으며 자연의 수목과 어우러져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장대하게 느껴진다.

박물관 정문을 들어서면 넓은 정원이 가슴을 열어놓은 듯 다양한 정원 수목들로 볼거리가 많다. 1982년 광주광역시 북구 장운동 옛 절터에서 논 개간 중 발견되어 복원 전시한 장운동 5층 석탑이 10월의 높고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우뚝 서 있고, 동쪽 편에는 1987년 강진군 용운리 10-1호 청자가마를 이전 복원한 가마터가 있으며 고인돌 야외전시장이 설치되어 있다.

특히 박물관 정원은 개관 당시부터 가꿔왔지만 그것으로는 시민 휴식처로서의 역할이 부족해 전라남도 도민의 헌수를 받아 정원을 다시 조성했다. 기증수목은 63종 2만 7519주로 정원 수목의 60~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국민의 소중한 뜻이 모아진 국민참여형 정원이라는 의미도 있다. 박물관 역사와 함께 계절 따라 1월이면 홍매화와 백매화가 꽃소식을 전하고 산수유, 진달래, 목련, 장미, 능소화, 모란, 배롱나무 꽃이 끊임없이 피어 시민의 편안한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농경문화실 신창동 곡식창고 복원

 

■ 전시실에서 만난 국보급 청동기 유물

개관 당시 박물관 건물은 4동 7273㎡(2200여 평)으로 지하 4층, 지상 2층 규모였다.

1988년 고려청자 가마터를 준공했으며 1999년에는 지상 2층, 지하 1층의 연구동을 준공해 수장고와 보존처리실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2005년에는 1만 4057㎡(4252평) 규모의 어린이박물관과 교육관을 준공해 사용하고 있다.

박물관 내부 1층 전시실은 선사·고대문화실로 구석기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는 역사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광주·전라남도 지역에서는 6만 6000년 전부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있으며, 고인돌 분포지로 고인돌 출토유물과 함께 화순 대곡리에서 출토된 국보 청동유물도 전시하고 있다. 특히 4~5세기 영산강 유역의 옹관무덤이 전시되어 있으며, 중앙홀에는 국보 제103호 광양 중흥산성쌍사자 석등이 전시되어 눈길을 끈다.

이 석등은 광양군 옥룡면 중흥산성中興山城 옛 절터에 석탑과 함께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에 외부로 반출됐다가 다시 찾은 유물이다. 1918년 경복궁에 복원되어 있다가 1990년 국립광주박물관으로 옮겨 전시되고 있다. 석등은 간결하면서도 사실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걸작으로 통일신라 후기에 유행했던 쌍사자 석등을 대표하는 걸작이라고 한다. 쌍사자 석등은 두 마리의 사자가 가슴을 맞대고 석등을 받치고 있는 힘찬 모습을 하고 있으며, 이는 통일신라의 독창적인 양식이다. 같은 시대 작품으로는 국보 제5호로 지정된 보은 법주사 쌍사자석등과 국보 제353호로 지정된 합천 영암사지 쌍사자석등이 있다.

국립광주박물관 소장 유물로는 국보 제143호 화순 대곡리에서 출토된 청동유물이 있다. 청동거울, 청동 칼, 팔주령, 쌍두령 등으로 다양한 기하학적 문양이 선명한 것이 특징이다. 국보 제295호 나주 신촌리고분 출토 금동관은 높이 25.5cm 크기로 금동신발과 함께 출토되었다. 금동관과 금동신발은 이 지역 마한 세력이 비록 고대 왕권국가로까지 발전하지는 못했지만 백제와 상응하는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 기획전시실

 

■ 불교문화와 도자·서화의 맥을 잇다

국립광주박물관의 상설전시는 불교미술과 서화, 도자, 신안유물로 구성되어 이 박물관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특히 광주와 전라남도 지역은 통일신라시대를 거쳐 고려와 조선에 이르기까지 선종禪宗의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중심지였다. 장흥 보림사, 곡성 태안사, 구례 화엄사와 연곡사, 화순 쌍봉사, 강진 무위사, 광양 옥룡사 등은 통일신라의 9산선문九山禪門과 관련된 사찰로 불교문화가 번성했고 훌륭한 고승이 많았다.  

도자실에서는 다양한 도자유물을 만날 수 있다. 고려시대(918~1392) 청자靑磁는 고려인의 사상과 빼어난 안목이 반영되어 창조적이고 독자적인 미의 세계를 구축하였다. 유려한 곡선의 조화가 이루어낸 세련미, 비갠 후의 갓 맑은 하늘빛을 담아낸 비취색은 신비로움을 전해준다.

서화실에서는 예향禮鄕의 명맥을 잇고 있다. 해남의 녹우당, 진도의 운림산방, 광주의 연진회 등 전통 화단이 이어지는 남도의 서화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국립광주박물관도 특별히 서화실을 운영하고 있다. 1978년 12월 6일 박물관 개관 이후 첫 특별전에서 공재 윤두서의 심득경 초상 등의 전시를 시작으로 서화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공재恭齎 윤두서(1668~1715)의 자화상과 심득경 초상 등에 나타난 사실적 표현이 조선회화의 경지를 열었다고 할 정도로 겸재 정선, 현재 심사정과 함께 조선후기의 삼재로 불렸다. 이와 더불어 진도의 운림산방 소치小癡 허련許鍊(1808~1893)과 그 일가인 아들 미산 허형, 손자 남농 허건, 의재 허백련 등으로 계승되면서 호남 문인화의 전통을 잇고 있다. 이를 위해 국립광주박물관에서는 조선시대 산수화, 풍속화, 호남의 전통 회화 특별 전시회를 열어 각별한 전통을 이어가는데 일조하고 있다.

 

■ 바다에서 건진 보물 ‘신안해저문화재실’ 

신안선 해저유물은 원나라 여러 지역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상품으로 도자기 2만점, 동전 800만개, 자단목 1천개, 금속제품, 석제품, 생약재 등이 있으며, 배 위에서 선원들이 사용했던 요리도구, 놀이기구, 악기 등이 있다.

도자기는 중국 절강성 용천요에서 만들어진 청자와 경덕진요에서 만들어진 백자, 강서성 길주요에서 만들어진 흑유자기 등이 있다. 엄청난 양의 유물을 인양한 우리나라는 중국 원나라 도자기와 동전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허언이 아니라고 한다. 특히 태정 4년泰定四年(1327)이 새겨진 청자양각 모란무늬 청자화병, 청자항아리, 청백자매병, 흑유매병 등은 신비로운 색채와 함께 역사를 머금은 빛을 발하고 있어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신안선 유물은 1978년 박물관 개관 당시 중국 용천요, 경덕진요, 건요에서 생산된 도자기 230여점을 전시했으며, 이어 1986년까지 11차례에 걸쳐 조사된 신안해저유물을 전시했다.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해 신안선실을 신규로 설치하면서 신안해저유물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하기도 했으나 2016년 5월 국립중앙박물관 신안선실이 문을 닫은 후에는 2019년부터 다시 신안선 해저문화재 중 1만 7000여점을 국립광주박물관으로 이관해 그중 700여점을 공개 전시했다. 국립광주박물관은 향후 신안해저유물을 토대로 상설전시와 특별전시를 지속해 광주를 아시아 도자문화 실크로드의 거점으로 구축하고 아카이브관도 건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 어린이박물관 발굴체험장

 

■ 역사교육의 중심 어린이박물관

국립광주박물관의 어린이박물관은 2006년 12월 6일 교육관 1층에 471㎡규모의 7개의 전시공간과 9개의 체험공간으로 개관해 어린이들의 꿈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역사·문화체험과 학습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눈으로 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손으로 만지면서 재질을 느껴보기도 하고, 실제와 같이 걸쳐보거나 작동시켜보며 어린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 미래의 문화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박물관은 지역문화 활성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곳으로 고유 기능인 유물 발굴, 연구, 보존, 전시 외에도 매우 중요한 것이 교육이다. 박물관 교육은 전시 또는 실물을 통한 직접 교육과 체험학습을 통해 지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박물관은 전통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하고 지역문화의 저변을 확대해 민족의 주체성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한 역할임을 인식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행사를 기획하고 실천하는 것이 박물관의 큰 역할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어린이박물관은 그러한 역할을 해내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향文鄕, 예향禮鄕, 의향義鄕의 고장 광주광역시에 있는 국립광주박물관의 많은 유물과 소장품에서 느끼는 것은 문화의 다양성과 그를 토대로 형성된 예술성에 대한 경이로움 이다. 박물관 건립에서부터 40여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많은 이들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는 것을 이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 야외전시장 고인돌

 

글/오중근 전문기자·전 평택박물관연구소장
사진/박성복 평택시사신문 사장

 

■ 국립광주박물관
◆ 관람 안내

○ 주소 : 광주광역시 북구 하서로 110(매곡동 430)
○ 관람 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평일),
                   오전 10시~오후 7시토·일요일, 공휴일)
○ 휴관일 :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 관람료·주차료 : 무료
○ 문의 전화 : 062-570-7000
○ 홈페이지 : https://www.gjmuseum.go.kr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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