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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지역 활성화사업

 

▲ 팽성읍 안정지역 활성화사업지역

 

다문화 소통 중심,
안전하고 정감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

 

미군기지와 함께 성장한 안정리, 미군 축소와 함께 쇠락
‘주한미군 평택시대’ 새 전기, 2018년 정부 뉴딜사업 선정
쾌적한 다문화 소통공간 조성, 지역자원 활용 일자리 창출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2017년부터 5년간 전국에 모두 50조 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평택시도 민선 7기에 들어서 지역 균형발전을 목표로 여러 도시재생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정부 공모 사업을 통해 모두 70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한 바 있다. 특히, 평택은 고덕국제신도시를 비롯한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해 구도심 상권이 쇠퇴하고, 주거지역이 슬럼화 됨에 따라 인구 불균형이 가속화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도심을 도시재생 사업은 도시를 재정비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평택시사신문>은 8회에 걸친 특집기사를 통해 평택시의 도시재생 사업을 심층 보도함으로써 도시재생 사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나아가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 안정리 뉴딜사업 활성화계획도(안)

 

■ 쇠락한 미군 기지촌, 안정리

서정자·길마재·세집매와 같은 마을이 있던 팽성읍 안정리 일대는 밭이 많은 구릉지대였다. 안정리에는 일제강점기 일본해군시설대가 비행장을 건설하고 주둔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큰 변화가 일었다. 광복 후 1952년에는 K-6 캠프험프리스가 들어섰다. 미군기지가 주둔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지촌이 형성됐고, 이로써 안정리는 더욱 확장됐다. 주민들은 미군기지에서 일자리를 얻거나, 미군을 상대로 한 서비스업에 종사했다. 미군기지와 관련한 일자리가 늘자 사람이 대거 몰려들었고, 이로 인해 닭장과 같은 기형적인 가옥들이 들어섰다. 인구가 늘자 1972년에는 안정리에 평택군 안정출장소가 설치됐으며, 당시로써는 제법 큰 규모의 보건소가 들어서기도 했다.

1960~70년대만 해도 달러의 위력을 무시할 수 없었기에 안정리는 평택 일대에서 가장 화려한 지역 중 하나로 번성했다. 한창때는 10여 개에 달하는 미군전용 클럽이 운영됐다. 한국인 출입이 금지됐기에 미군기지에서 일하는 한국인 노무자들은 선술집에서 막걸리를 즐겼다. 안정로데오거리 일대에는 클럽 외에도 의류나 식료품을 파는 가게가 속속 들어섰다. 당시 양색시 또는 양공주로 불리던 기지촌여성들도 몰려들었다. 1970년대 초에는 1900명에 달하는 여성이 클럽 등지에서 일하며 안정리에서 활동했다.

70년대 초 주한미군 7사단 2만여 명이 철수한 이래로 90년대에 들어서도 미군은 계속해서 병력을 줄였다. 국내 경제가 발전하면서 달러의 가치도 하락했다. 그렇게 화려했던 안정리는 1990년대 초부터 쇠락의 길에 들어섰다. 기지촌의 쇠락은 지난 2000년 9·11테러가 발생한 뒤 더욱 가속했다. 테러 이후 미군의 외출이 통제되고 한국인의 부대 출입 또한 어려워지자 안정리 일대가 점차 활기를 잃은 것이다.

안정리는 지난 2008년 ‘도시재정비촉진(뉴타운)을 위한 특별법’에 의해 K-55 평택오산미공군기지 주변 신장지구와 함께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기지촌의 슬럼화가 점차 심각해지면서 해당 지역을 살리기 위한 대안으로 뉴타운사업이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안정리뉴타운사업은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당시 사업을 반대한 주민들은 사업의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뉴타운 개발을 반대했다. 지가 보상금이 낮아 1가구당 짊어져야 할 부담금이 상당하다는 이유였다. 찬성하는 주민들도 일부 있었지만, 결국 안정리뉴타운사업은 지정 후 2년여의 세월이 흐른 2011년 전면 해제됐다. 지난 2018년에는 주한미군사령부가 용산기지에서 K-6 캠프험프리스로 이전을 완료하며 ‘주한미군 평택시대’가 개막됐다. 하지만, 미군의 발걸음은 여전히 이태원 등 서울로 향하고 있다. 또한 K-6 캠프험프리스에는 대형 식료품점과 쇼핑몰, 체육관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미군이 외부에 나가지 않아도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 팽성읍 안정쇼핑몰 입구

 

■ 안정리, 뉴타운 NO 도시재생 YES

안정리 일대를 대상으로 한 뉴타운사업이 결국 무산됐지만, 안정리를 살리기 위한 평택시의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안정리는 오랜 기간에 걸쳐 기지촌이 형성되면서 고유의 이색적인 풍경을 담고 있었으며, 2000년대에 들어서는 급격히 슬럼화가 진행되면서 도시 재정비에 대한 주민들의 갈망이 컸다. 더군다나 미군기지 이전사업으로 수많은 미군이 K-6 캠프험프리스로 내려오기 시작하면서 과거 기지촌으로 유명세를 떨친 안정리는 ‘문화교류의 장’으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평택시는 안정리를 되살리기 위해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선정했다. 평택시의 종합검토 내용에 따르면 안정리는 100%가 국토교통부 기준 쇠퇴 1, 2등급 지역에 해당했다. 하지만 주한미군 이전계획으로 지역 여건이 변화하고 있었으며, 마토예술제 등 풍부한 지역자산 또한 보유하고 있었다. 2011년에는 뉴타운사업이 해제되면서 지역개선방안을 상실하고 주민갈등이 깊어졌지만, 무엇보다 도시재생에 대한 주민들의 의지가 강해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평택시는 지난 2014년 2월 28일 주민공청회를 열고 안정지구 도시재생 선도지역 신청계획안을 발표했다. 2015년 3월에는 본격적으로 도시재생 활성화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안정리도시재생주민협의체를 구성·운영하기 시작했으며, 같은 해 8월부터는 도시재생대학을 운영했다.

평택시는 결국 지난 2017년 6월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도시재생전략계획을 승인받았다. 경기도로부터 승인받은 ‘2026년 평택시 도시재생전략계획’은 안정, 신장, 안중, 신평, 서정, 통복, 하북지역 등 모두 7개 지역을 대상으로 한 도시재생계획을 담고 있었다. 이 중에서도 안정지역 도시재생 활성화사업은 신장지역 도시재생 활성화사업과 함께 1순위 사업으로 꼽혔다. 도시재생전략계획을 승인받은 뒤에는 본격적으로 국토교통부 뉴딜사업 공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결과 안정지역 도시재생 활성화사업은 도시재생전략계획 승인 이듬해인 2018년 8월 31일 정부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될 수 있었다.

▲ 팽성읍 안정리 안정쇼핑몰
▲ 팽성읍 안정리 외국음식거리

 

■ 안전한 문화소통공간 안정리 만들기

안정지역 도시재생 활성화사업은 팽성읍 안정리 41-476번지 일대 26만 1100㎡(약 7만 8982평)를 대상으로 150억 원이 투입되는 ‘일반근린형’ 도시재생 사업이다. 평택시 도시재생 사업 중 가장 넓은 면적이며, 예산 규모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대규모 사업이다. 사업은 ▲지역 공동체 활성화 ▲지역 환경 개선 ▲골목경제 활성화 등 3개 추진전략과 16개 세부사업으로 진행되며, 오는 2022년 12월 모두 완료된다. 특히, 안정리 지역은 도시재생 사업 이외에도 안정쇼핑몰 예술인광장 조성사업 등 정부 부처 연계사업으로 모두 460억여 원의 예산이 투입됐거나, 투입될 예정이어서 지역 발전에 더욱 큰 시너지로 작용할 예정이다.

안정지역 도시재생 활성화사업은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가장 많은 예산을 쏟게 된다. 그만큼 이번 사업에서 중요한 전략지라고 볼 수 있다.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핵심 콘텐츠는 ‘커뮤니티 공간 조성과 활용’이다. 즉, 미군과 다문화 가정을 비롯한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지역 공동체 활성화 전략의 목표다. 이를 위한 세부사업으로는 안정마을관리센터 조성·운영, 달보드레센터 조성, 커뮤니티광장 운영, 휴식문화공간 정비 네 가지 사업이 추진된다. 안정마을관리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40㎡(약 133평) 규모로 조성되며, 현장지원센터 운영지원, 주민역량강화사업, 마을관리협동조합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달보드레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640㎡(약 194평) 규모로 조성된다. 주민과 방문객에게 흥미를 주는, 계층을 뛰어넘는 문화생태계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커뮤니티광장은 미군 교류프로그램과 월별 축제, 버스킹 등 문화공연이 이뤄지는 주민 커뮤니티·교육 거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지역 환경 개선 전략의 핵심 콘텐츠는 ‘안전하고 쾌적한 마을환경 만들기’이다. 세부사업으로는 마을경관 개선 사업과 안정·안심거리 조성 사업 등 두 사업이 있다. 먼저 마을경관 개선사업은 안정지역 도시재생 활성화사업 대상 전 구역을 대상으로 테마거리 조성, 주거지 외벽·빈집 정비, 노후도로 정비 등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특히, 테마거리 조성 사업은 주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추진하면서 지역 이야기를 활용, 지역 정체성 강화를 함께 도모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골목경제 활성화 전략의 핵심 콘텐츠는 ‘지역자원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이다. 세부사업으로는 안정리 마을공방 조성 사업과 안정리 목공제작소 공방 조성 사업이 있는데, 1970~80년대에 흥했던 안정리 가구거리가 이 사업의 자원이 된다. 안정리 마을공방 조성사업은 가구거리에 위치한 빈 점포를 매입해 지역 예술인을 위한 공방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공방은 지역 대학 또는 주민 등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제공하게 된다. 안정리 목공제작소 공방 조성사업은 지상 2층, 연면적 400㎡(121평) 규모의 목공제작소를 마련해 교육·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목공제작소를 거점으로 과거 활기찼던 가구거리를 재현하고, 체험 활동을 통한 공동체 활성화, 제품 판매·전시를 통한 소득 창출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여러 사업 목표를 집약한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 안정쇼핑몰 버스킹 공연

 

 

■ 현장인터뷰 / 김홍식 안정리도시재생주민협의체 대표 ■

▲ 김홍식/안정리도시재생
주민협의체 대표

○ 안정리 활성화사업의 핵심은?

이번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안정리 지역상권 활성화다. K-6 캠프험프리스와 가까이 있기 때문에 미군을 마을로 유입하는 방안이 핵심이 될 것이다. 또한 연계사업으로 추진 중인 예술인광장, 커뮤니티광장과 연계한 축제 활성화 등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더욱 많은 외부인이 찾아오게 해 안정리가 활력을 찾고 지속가능한 마을이 되기를 희망한다.

○ 안정리의 지역적 가치는 무엇인가?

한국전쟁 이후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오랜 기간 미군과 경제적 교류를 해왔다. 현재 세계 음식점 거리가 형성되고 있으며, 로데오거리를 중심으로 축제, 버스킹 등 다양한 문화예술 이벤트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 읍·면 지역의 여유로운 환경과 이국적인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풍경이 안정지역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 주민협의체 대표로서 각오와 다짐은?

지속가능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주민 역량을 더욱 강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더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평택시, 현장지원센터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 무엇보다 주민협의체 대표로서 주민의 의견이 사업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 주민협의체 대표로서 당부 한마디?

평택시가 사업 정보를 주민과 공유하고 함께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수 있길 바란다.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의 역할이 좀 더 명확했으면 좋겠다. 주민들도 결정하기로 합의한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인정하고, 사업 추진을 위해 함께 힘써야 한다. 주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도시재생 사업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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