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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 연구와 역사·문화콘텐츠의
허브가 되다

 

평택시는 고덕국제신도시로 개발하고 있는 고덕면 좌교리 함박산 중앙공원에 2024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종합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평택을 대표하게 될 박물관 건립에 있어 구체적인 형식과 내용까지 완성해가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평택박물관 건립은 20여 년 전부터 꾸준히 논의되어 온 시민의 염원인 만큼 많은 고민 속에 전문가와 시민, 행정이 지혜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평택시사신문>은 전문기자단과 함께 전국의 박물관을 직접 돌아보며 각 박물관의 설립 배경과 특징, 장단점, 박물관이 갖추어야 할 형식과 내용, 프로그램 등을 지면에 실어 평택박물관 건립에 도움이 되도록 20회에 걸쳐 ‘박물관을 가다’ 특집기사를 연재한다. - 편집자 주 -

 

 

원주시 역사의 흐름을 볼 수 있도록 전시기획
지역사와 문화유산 네트워크 중심 역할 수행
원주시의 자긍심을 드높이는 박물관으로 성장

 

▲ 원주시역사박물관 전경

 

■ 원주 역사를 전시실에서 한눈에

원주시는 강원도 수부도시의 성격과 사통팔달의 지리적인 특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변천을 연구할 수 있는 학술적으로 중요한 문화유산이 분포하고 있다. 이에 1994년 부지 매입을 시작으로 준비된 원주시립박물관은 2000년 11월 개관하였으며, 2010년 원주시역사박물관으로 명칭을 개칭하고 2020년에는 개관 20주년을 맞이하였다. 최규하 전 대통령 생가 터에 자리 잡은 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이며 상단부는 배 형상으로 전통의 선을 살렸다.

전시시설을 살펴보면 1층에는 중앙전시홀, 기획전시실, 역사실이 있으며, 2층에는 민속생활실과 일사김봉룡실이 있다. 박물관 뒤편에는 야외전시장에 석조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야외공연장과 최규하 전 대통령 생가 터에 복원된 전통한옥이 있다.

중앙전시홀에는 최규하 전 대통령이 타던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으며, 입구 오른쪽에는 박물관 유물 기증자들의 이름을 새긴 현판이 있다. 기획전시실과 더불어 기획전시가 개최될 때마다 주제에 따라 전시가 매년 바뀐다. 역사실은 선사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원주의 주요 유적과 유물을 전시하여 원주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구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까지 남한강, 섬강 주변에서 발견된 유물들과 삼국시대 유적을 비롯해 고려시대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절터에 남아있는 비석의 탁본과 다양한 출토 자료로 볼 때 남한강과 섬강 주변이 선사시대부터 원주 문화의 중심지였음을 알 수 있다. 민속생활실은 농경사회의 풍속으로 사계절 변화에 맞춰 행해지는 세시풍속과 사람이 태어나서 생을 마칠 때까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생업·의식주·공예 등 과거 우리 선조들의 다양한 일상을 만날 수 있다. 일사 김봉룡실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칠공예 기능보유자 김봉룡(1902~1994) 선생 작품과 선생의 유족들로부터 기증받은 2180점 중 주요한 작품, 나전칠기를 만들 때 사용하는 재료와 도구 등을 전시하고 있다. 통영에서 태어난 김봉룡 선생은 1968년 칠과 원목의 생산지인 원주에 이주하여 많은 영향을 주었고, 지금도 그의 제자와 따르는 이들을 통해 나전칠기가 원주에서 계속 발전되고 있다. 야외전시장은 박물관 본관 뒤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원주 지역에서 출토된 다양한 석조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또 최규하 전 대통령 생가 터에는 전통한옥을 복원해 야외공연장과 함께 지역 주민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다.

원주시역사박물관은 한지의 고장을 대표하는 원주의 박물관답게 다양하고 방대한 지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원주의 귀중한 문화재의 과학적 보존과 관리를 위해 보존과학실이 새롭게 신설되었다. 보존과학실은 강원도 최초의 지류문화재 전문 보존처리 시설로 동화상 현미경, 색차계, pH측정기, 적외선카메라 등의 재질 분석 장비와 대형 세척조, 목재 작업대 등의 보존처리 시설, 또한 박물관 지류보존처리실로는 최초로 기록물 대량 탈산처리 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 민속생활실
▲ 역사실

 

■ 원주 지역사 학술연구의 중심지 

지역박물관은 유물의 체계적인 관리와 지역주민에게 문화유산의 소중함과 가치를 일깨워 주고, 또한 특색 있는 지역문화를 계승하고 활성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문화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건립된다. 이러한 목적 활동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지역사 학술연구이다.

원주시역사박물관은 지역사 학술연구에 있어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관장을 포함해 학예관 1명, 학예사 7명 등 모두 8명의 학예인력은 지속적으로 자체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원주지역 대학교와도 연계하여 연구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

그간의 연구를 살펴보면 <원주시사>를 비롯하여 <원주지> 건·곤·감, <원주의 인물> 등의 향토지류, <운곡원천석연구자료집>, <오가와 게이기찌 조사문화재자료>, <치악금석문집> 등의 자료집류, <원주지방서원학술조사보고서>, <원주영원산성·해미산성 지표조사보고서>, <흥법사지 석물실측 및 지표조사 보고서> 등의 보고서류, <원주지명 총람>, <원주문화재요람> 등의 총람류 그 외에도 사진집과 사료집을 편찬하는 등 1년에 3~4건 가량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발간하고 있다.

이러한 발간 사업뿐 아니라 송곡 이서우 역사적 조명 학술대회, 원주 법천사지 학술 심포지엄 등 지속적으로 학술연구발표회를 가져 발표의 장을 마련하고 토론을 통해 연구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활동은 원주시역사박물관이 지역사의 학술연구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였다.

 

▲ 일사김봉룡실
▲ 중앙전시홀 최규하 전 대통령의 자동차

■ 원주 역사·문화콘텐츠의 허브

원주시역사박물관은 역사박물관 뿐 아니라 경기감영, 조엄기념관, 임윤지당선양관, 반곡역사관 등을 운영하며 하나의 박물관 집합체를 이루고 있다. 또한 원주한지테마파크에 전시교류를 하고, 명주사고판화박물관과는 인적 교류를 하는 등 지역 박물관과 적극적으로 네트워크를 하고 있다.

그리고 박물관에 문화재팀을 두어 야행이나 생생문화재 등 지역의 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원주문화원을 비롯해 지역 문화예술단체, 문화예술강사 등과 교류하고 있다.

특히, 1년에 6~8회의 크고 작은 기획전시를 개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도 지역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기증 유물 기획전시를 진행하며 지역 종중과도 원활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지역 인물 기획전시를 진행하며 기념사업회와도 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미술관이 없는 원주시에서 박물관 기획전시실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인의 전시를 진행하고 나아가 작품을 기증받기도 한다. 이외에도 초등학교, 원주문화재단, 원주시립도서관, 원주영상미디어센터, 원주시민문화센터 등과 문화·학술·교육협력을 이뤄내고 있다.

또한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진행하고 있다. 7개의 전통문화공예교실, 토요인문학 강좌, 박물관에서 만나는 원주 역사 이야기, 그림책으로 만나는 원주 역사인물 프로그램, 찾아가는 박물관 마을교육, 청소년 박물관 학교, 교원 직무연수 등은 지역의 문화예술 활동과 체험처, 교육시설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시민 소장유물 무료 소독 서비스를 진행하며, 지역 문화유산과 유물들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하고 있다. 짚풀공예공모전, 고대도시원주사진공모전, 원주 역사그림 공모전 등 시민과 함께하는 각종 공모전을 개최해 원주시를 홍보하고 콘텐츠를 생산해 지역의 과거를 지키면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해온 원주시역사박물관은 설립 목적 달성과 중장기 계획, 조직 인력 운영, 자료 수집, 기획전시 등에서 높게 평가돼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공립박물관 227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립박물관 인증평가에서 강원도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었다.

 

▲ 야외전시장

 

■ 원주시역사박물관의 현재와 미래

원주시역사박물관은 원주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제공하는 열린 문화 공간을 목표로 원주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는 문화관광지, 원주 역사와 전통문화유산 연구의 중심지, 원주의 숨결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시민 교육 기관이라는 세 가지 비전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지속적이고 깊이 있는 지역사 학술연구를 하고 있으며, 각종 문화유산 활용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영유아, 초·중·고등학생, 교사, 시민,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인문학강좌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념일이나 명절·절기 등에 각종 행사와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박물관이 지역 정체성을 세우고 시민과 공유하며 원주시의 자긍심을 높이는 중추 역할을 하였다.

원주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박물관이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다. 20년 전에 지어진 박물관은 구도심에 위치하고 주택가 사이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며 공간 확장이 어렵다. 입구로는 대형버스가 들어오기 어려우며 주차 공간도 협소해 수용 인원이 많지 않다. 그리고 20년간 지역의 각종 기증품을 수용한 수장고는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어 확장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여 강원도 수부도시의 위상에 맞도록 박물관이 재정비 되어야 할 것이고, 미술관 등의 문화시설을 건립해 기능별로 역할을 나누는 것도 시급해 보인다.

 

글·사진/황수근 전문기자·평택문화원 학예사

 

■ 원주시역사박물관
◆ 관람 안내

○ 주소 : 강원도 원주시 봉산로 134
○ 관람료·주차료 : 무료
○ 관람 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
○ 휴관일 :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매주 월요일
               ※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개관하고 다음 평일에 휴관
○ 관람방법 : 20인 이상 단체 관람시 일주일전 홈페이지 사전 예약
○ 문의 전화 : 033-737-4843
○ 누리집 : http://whm.wonju.go.kr/

◆ 전시 해설
○ 대상 : 전시해설을 원하는 개인과 단체
○ 해설자 : 원주시문화관광해설사
○ 신청 방법 : 원주시역사박물관 홈페이지 사전 예약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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