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군수 오횡묵이
남긴 다양한 기록들은
조선시대 평택의 모습을 담아
평택시민들에게 남긴
소중한 선물이다

 

▲ 이광섭
평택시문화관광해설사

지난 10월 16일 평택시남부문예회관 세미나실에서 평택문화원 평택학연구소가 주관한 <총쇄록 叢瑣錄> 학술설명회가 있어 참석했다. <총쇄록>이란 대한제국기 공무원인 오횡묵이 경기도와 강원도, 전라도, 충청도 등지에서 수령을 역임하며 관원으로서 정무와 소감을 일기형식으로 기록한 20여권의 총서이다. 특히, <총쇄록> 평택부분 5책은 오횡묵의 마지막 관직인 평택군수로 5년간 재임하면서 겪었던 정무일기와 공문, 문학작품 등을 방대한 기록으로 남겨 당시 평택지역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평택의 모습을 자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사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날 학술설명회에서 발표된 이 책의 일부 내용을 소개하면, “평택의 명승지 만들기 십의대기에서 내가(필자) 일찍이 승람 등의 책을 수집하여 ‘여재촬요’ 10책을 편찬하였으므로, 책을 열면 여러 고을의 지형과 명승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처럼 또렷하게 안다. 팽성에는 다른 명승이 없고 다만 관가정觀稼亭 하나만 있었으며, 그 정자마저 폐허가 되었다고 알고 있었다”

또, 잃어버렸던 평택 동헌의 이름 찾기 부분에서는 “당堂이나 실室의 편액을 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언제나 눈으로 바라보는 곳에 있어서 그 이름을 돌아보고 뜻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본군(평택군)의 정당(동헌)의 처음 정했던 이름은 고증할 문헌이 없지만 중년에 오류선생관, 오류관이 있으나, 무릇 정당이란 백성을 가까이 하는 곳이니 평이平易하게 백성을 가까이하면 백성들이 반드시 부드러워 진다는 뜻으로 평이당平易堂이라 짓는다” 등의 지방관리가 담아야 할 의미 있는 사실들을 알려주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당시 오횡묵 평택군수는 현재와 같이 발전하는 평택의 미래를 예측한 듯 ‘경부선 철도 가운데 평택정거장 아래에 있는 군문포는 기호지방의 갈림길이고 호서 대해와 통하고 왼쪽으로는 안성의 큰 시장과 이어져 수산물과 육산물이 모여드는 곳이니 도회지가 되기에 충분한 곳입니다’ 등의 내용들이 담겨있어 그분의 선견지명에 감탄하게 된다.

이와 같이 조선시대에 전국에서도 제일 작은 고을이었던 평택이 1905년에 경부선이 개통되고 평택역이 설치되면서 평택(팽성), 진위, 송탄 등을 아우르는 지금의 평택시로 발전하기 시작하는데, 이시기 평택군수로 부임한 오횡묵이 다양한 기록을 남겼기에 조선시대의 평택과 지금의 평택으로 발전하는 변화상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역대 군수들과 달리 신문기자 출신의 오횡묵 군수는 거의 날마다 기록을 남겨 일제침략이 가속화하는 과정에서 평택사회의 모습과 대응을 설펴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평택시민들에게 선물로 남겨준 것이다. 앞으로 이 사료는 학계는 물론 지방행정과 지역사회 연구를 위한 소중한 사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며 건축학, 민속학, 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거나 잘 못 알려진 평택의 지역사를 새롭게 발굴하거나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이며, 평택학 연구의 획기적 변화가 있을 것이고 문화관광해설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총쇄록>의 평택부분이 빠른 기간 내 번역·발간되어 학계를 비롯한 지역사회와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감대가 형성되고 평택의 역사와 현재의 자산을 미래적 가치로 계승발전 도약하는 ‘역사문화의 도시 평택’의 비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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