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향기는
바로 당신의
따뜻한 관심이다

 

   
▲맹광주 이사
평택시사회복지협의회

어느새 한 가지 더 가지려다 보면 한 가지를 손에서 놓아야 하는 그런 나이가 되었나 보다. 나 자신이 행복이라고 여기는 세상의 모든 것들, 이제는 더 많이 잃지 않는 일만 남아있는 것 같다. 세상으로 발을 내디디는 하루하루에 아직도 어딘가 엉뚱한 길로 이끄는 지류가 위험처럼 도사리고 있는 것 같다. 나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삶도 남아 있어서 아직도 세상 속으로 문을 나서는 일이 위험한 일일지도 모르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슬프고 힘든 날 뒤에는 비 온 뒤 갠 하늘처럼 웃는 날이 있었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 뒤에도 조금씩 비껴갈 수 없는 아픔이 있었으니까. 느려지면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생기고 주저앉고 싶어지면 일어서야 하는 이유가 생긴 나날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매일 같은 날을 살아도 매일 같은 길을 지나도 하루하루의 삶의 이유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하루가 아니고 계절마다 햇빛의 크기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길은 아니었다.

내가 갖지 못한 많은 것과 내가 가지 않은 길들에 대해 욕심내고 꿈꾸지 말아야 하는 나이가 돼 버렸다. 이젠 더 가져야 할 것보다 있는 것을 지키고 잃지 말아야 하는 시간이 돼 버렸다. 그래서 향기를 주는 사람으로 살아가려 한다. 내 주위에 사람들을 통해 좌절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 사람들을 통해 희망을 얻기도 한다. 주변에 함께하는 수많은 ‘당신’의 존재가 있기에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슬프며 또한 희망을 얻기도 한다. 혼자 살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이고, 더불어 살아가며 희망도, 행복도 알아가는 것이다.

삶은 무엇일까? 사람과 사람 간의 수많은 만남이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채운다고 생각하면 적절한 관계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삶, 희망찬 삶을 만들어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대화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의 삶에는 사람 간의 대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화의 부재는 외로움과 쓸쓸함을 가져오고 그것은 절망에 가까운 슬픈 삶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내 부모와 내 이웃이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나면 그것은 언젠가 내게 노년의 외로움으로 돌아올 것이다. 사람 간에 따뜻한 체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체온이 담긴 대화와 이야기의 나눔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화는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마음의 외로움을 낫게 하는 명약이다. 또 행복을 만드는 처방전이다. 지금 바로 당신의 부모, 당신의 이웃에게 외로움의 명약을 전하라. 곧 따뜻한 행복으로 치유될 것이다.

사람은 사람의 향기를 맡아야 살아갈 수 있다. 체온이 주는 향기처럼 따뜻한 것은 없을 것이다. 사망한 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발견되는 때도 있다. 죽음에 이르는 고통보다도 차가운 무관심 속에서 생을 마감해야 하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울 것이다. 죽음보다 더 잔인한 것이 바로 사람들의 향기가 느껴지지 않는 무관심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것이 우리 주변 가까이에 있다. 우리는 때때로 그런 사람이며, 또 그런 사람이 아니고자 한다. 늘 사람들 속에서 둘러싸여 있고 외롭지 않은 듯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을 헤아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서는 이가 없을 때 우리는 더 커다란 슬픔과 외로움과 고립감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는 누구나 따뜻한 만남을 원하고 사람의 향기를 느끼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비록, 젊고 건강한 지금의 삶이지만, 나이가 들고 병약해지면서 하나둘씩 자신의 곁을 떠나가고 없을 때의 그 고립감과 외로움은 견디기 어려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병들고 누워 있을 때 함께한 많은 멋진 시간은 당신에게 소중한 벗이 될 것이다. 오늘 따뜻한 사람의 향기로 다가선 당신에게, 아니 나에게 향기를 전할 것이다. 사람의 향기는 바로 당신의 따뜻한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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