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헌정식, 한국해비타트 리모델링 공사 지원
햇살사회복지회, 조은자 할머니 기부로 역사관 추진
기지촌여성 역사와 삶 기록, 전시 공간으로 조성 계획
기지촌여성에 대한 역사와 삶을 기억하고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건립이 추진돼 온 ‘기지촌여성인권역사관’이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햇살사회복지회와 한국해비타트는 지난 11월 4일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 113-206번지 햇살사회복지회 앞마당에서 ‘기지촌여성인권역사관 헌정식’을 개최했다.
기지촌여성인권역사관은 햇살사회복지회가 과거 기지촌 출신 여성이었던 조은자(71세) 할머니의 기부를 통해 건립을 추진한 ‘평화인권교육의 장’이다.
조은자 할머니는 6.25참전용사였던 아버지로 인해 받은 연금을 모아 9000만원이라는 거금을 기지촌여성인권역사관을 조성하는 데 쾌척했다.
우순덕 햇살사회복지회 대표는 담보 대출금 2000만원을 추가해 햇살사회복지회 바로 옆 빈집을 매입했지만, 리모델링 비용 마련이 요원해지자 한국해비타트에 지원을 요청했다.
저소득 가정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을 도와 온 한국해비타트는 이를 수락해 한국해비타트 여성위원회와 함께 지난 10월 6일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다.
한국해비타트가 추진한 리모델링 공사에는 모두 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11월 3일까지 약 1달에 걸쳐 지붕, 전기, 도배, 장판 등 모든 공사가 완료됐다. 이 과정에서 86명의 봉사자가 참여해 힘을 보태기도 했다.
기지촌여성인권역사관은 기존 담벼락을 허물고 햇살사회복지회 터와 하나의 공간으로서 전체 312㎡(약 94평) 규모의 쾌적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햇살사회복지회와 함께 기지촌 할머니들을 돕기 위해 애써 온 박상규 행복한교회 목사는 “기지촌여성인권역사관의 가장 바깥쪽 방은 할머니들이 생활했던 모습을 그대로 담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곳을 보면 기지촌여성이 생활했던 공간이 얼마나 열악한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회 한국해비타트 사무총장은 헌정식 축사를 통해 “기지촌 할머니들은 사회적 편견 속에 오랫동안 사회로부터 소외돼 왔다”며, “이 역사관은 우리에게는 역사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할머니들에게는 희망과 웃음이 가득한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우순덕 햇살사회복지회 대표는 “기지촌여성들이 음지에서 햇살로 나오라는 의미에서 햇살사회복지회를 만들었는데, 18년간 활동하면서 가끔은 광야에 홀로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며, “이번에 정말 많은 사랑을 느꼈다. 이 역사관을 통해 우리 할머니들의 역사가 길이길이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날 기지촌여성인권역사관을 조성하는 데 거금을 기부한 조은자 할머니에게는 감사패와 열쇠, 성경책이 전달되기도 했다.
또 비영리민간단체 ‘김복동의 희망’은 건립 후원금 1000만원을 전달하며, 기지촌여성인권역사관 건립에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햇살사회복지회는 기지촌여성인권역사관 내부 공간에 기지촌여성들의 사진과 기록, 영상물 등을 전시해 기지촌여성의 역사를 기록하고, 이를 시민에게 알릴 계획이다.
이날 헌정식에는 이광회 한국해비타트 사무총장과 마희자 한국해비타트 여성위원장을 비롯한 한국해비타트 관계자와 우순덕 햇살사회복지회 대표를 비롯해 기지촌여성인권역사관 설립을 함께 추진해 온 이은우 평택시민재단 이사장, 김태정 두레방쉼터 소장, 박상규 행복한교회 목사가 참여했다.
이와 함께 유승영 평택시의회 운영위원장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평택을지역위원장, 평택시 여성가족과 관계자가 참석해 기지촌여성인권역사관의 건립을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