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들이 진정한
‘대표’가 될 수 있도록
시민모니터단의 활동이
지속되길 바란다

 

▲ 임성재 단원
평택시의회
시민모니터단

‘청년이 없는 의회’, 학부 수업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배우면 가장 먼저 주인과 대리인 관계에 대해 배운다. 대리인들은 주인인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선출된 대표다. 그렇다면 20대인 나는 누가 대표하고 있을까? TV 뉴스를 보다 보면 문득 궁금해지는 순간이 있다. 이른바 국민의 대표가 모였다는 국회에는 나이 지긋한 분들로 가득한데, 나를 대표해주고 있는 사람이 있기는 한 걸까. 지방의회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국회에서는 최근 청년 정치인을 양성한다는 목적 아래 정당들이 젊은 비례대표 후보를 공천하는 등 20~30대 의원들이 그나마 발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지만, 평택시의회에서는 오히려 ‘청년’과의 연결고리가 있어 보이는 대표자들이 절멸한 상황이다.

‘살기 좋은 도시 평택’, 어렸을 적부터 익숙히 들어왔던 문구다. 살기 좋다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실제로 평택시민의 삶의 터전은 많은 변화를 거쳐 왔다. 어느덧 평택시 인구가 50만을 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이 도시가 참 많이 발전했구나” 새삼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정말로 많은 사람이 이곳을 살기 좋은 도시라고 여기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 언제 평택 떠나지”, 대학을 졸업하거나 혹은 군대에서 돌아온 친구들의 입에서 종종 들리는 말이다. 취업과 정착을 꿈꾸기 시작하는 나이의 청년들에게 평택시가 최고의 선택지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평택시가 잇따른 산업 유치와 인구 증가 등 양적으로는 발전해왔음이 틀림없지만, 그 안의 삶의 질이나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환경에 있어서는 여전히 많은 미흡함이 존재한다. 예컨대 서울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과 평택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의 꿈은 무척 다르다. 서울의 청소년들에게는 과학자, 앱 개발자, 법률가, 정치인, 예술가의 꿈을 기르는 것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평택의 청소년들에게 그러한 직업들은 TV에서나 볼 수 있는 직업일 수 있다. 서울의 학생들이 먹고 자고, 학교에 다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꿈꾸는 직업인들이 존재하는 반면, 평택은 그러한 꿈을 위해 영감을 받고 역량을 기를 기회도 적은 편이다.

지역에서 자라난 청년과 청소년들이 적어도 지역적 여건으로 인해 꿈의 크기와 형태를 제한하지는 않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사회문화적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택시의 산업 규모를 생각해보면 일자리의 양적인 면에서는 양호한 편일 수 있겠지만, 진로 과정에 있어서 영향을 미치는 사회·문화적 기반이나 취업 지원 프로그램 면에서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메리트가 부족한 편이다.

‘희망을 주는 도시’, 결과적으로 평택시가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청년들의 꿈이 이뤄질 수 있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요구와 이해가 정치 과정에 반영돼야 할 것이다. 특히, 다른 지자체에 비해 2030의 대표자가 없다시피 한 평택시에서는 청년들이 그들 자신을 위해 조금 더 목소리를 내고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평택의 20~30대는 영향력도 적었고 목소리 자체도 작았던 측면도 있었다.

지난 11월 19일 ‘평택시의회 시민모니터단’이 출범했다. 시민모니터단은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목표로 평택시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시민의 눈으로 지켜보는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다. 청년을 포함한 다양한 배경의 시민이 모여 대리인들이 진정한 ‘대표’가 될 수 있도록, 시민모니터단의 활동이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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