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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박물관,
성곽문화의 진수를 한 자리에서 만나다

 

평택시는 고덕국제신도시로 개발하고 있는 고덕면 좌교리 함박산 중앙공원에 2024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종합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평택을 대표하게 될 박물관 건립에 있어 구체적인 형식과 내용까지 완성해가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평택박물관 건립은 20여 년 전부터 꾸준히 논의되어 온 시민의 염원인 만큼 많은 고민 속에 전문가와 시민, 행정의 지혜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평택시사신문>은 전문기자단과 함께 전국의 박물관을 직접 돌아보며 각 박물관의 설립 배경과 특징, 장단점, 박물관이 갖추어야 할 형식과 내용, 프로그램 등을 지면에 실어 평택박물관 건립에 도움이 되도록 20회에 걸쳐 ‘박물관을 가다’ 특집기사를 연재한다. - 편집자 주 -

 

 

정조대왕의 위민정신과 개혁정책을 알리는 전문박물관
정조의 8일간 화성행차 등을 모형과 유물을 통해 전시
우리문화의 우수성 알리는 공간, 긍지와 자부심 전해

 

▲ 수원화성박물관 야경/수원화성박물관 제공

 

■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건축된 박물관

수원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성곽문화의 꽃이자 우리나라 문화유산의 자랑거리다. 수원시 팔달구와 장안구에 걸쳐 있는 성곽으로 길이가 5.52㎞에 이른다. 수원화성은 한국 성의 구성요소인 옹성, 성문, 암문, 산대, 체성, 치성, 적대, 포대, 봉수대 등을 모두 갖추고 있어 대한민국의 성곽 건축기술을 집대성했다고 평가되며, 지형에 따라 읍성과 산성의 구조가 모두 존재할 수 있게 축조되었다. 조선의 축성기술을 기반으로 중국이나 일본의 축성방식, 서양의 축성기술을 도입해 만든 세계적인 성곽의 집합체이기도 하다.  

화성은 1794년 1월에 착공하여 1796년 9월에 완공된 수원의 읍성이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원침을 수원 화산으로 옮기면서 화산 아래 있던 관청과 민가를 팔달산 아래로 이전시키고 이곳에 화성행궁과 함께 화성을 축성했다. 화성은 동서양의 군사시설이론이 잘 반영되어 있으면서 방어기능이 뛰어나, ‘성곽의 꽃’이라도 불린다. 또한 축성에 관한 모든 기록을 <화성성역의궤>에 남겼으며 이 책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수원화성박물관은 정조대왕의 위민정신과 개혁정책을 알리기 위해 만든 전문박물관으로 125만 수원시민은 물론 수원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전하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2004년 ‘수원도시관리계획’에 따라 박물관 건립이 결정되었고 2006년 7월 31일 공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번암 채제공 선생의 유물이 기증되었고 2008년 12월 31일 수원화성박물관을 준공했다. 수원시민 앞에 모습을 드러낸 수원화성박물관은 수원화성 축성에 참여한 인물이나 수원화성에 주둔했던 장용영 군사, 그리고 정조의 8일간의 수원화성 행차 등 각종 문화행사를 모형과 유물을 통해 전시하고 있다. 세계유산인 수원화성과 조선후기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공간, 지역의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스스로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곳이 바로 수원화성박물관이다. 

▲ 성곽을 모티브로 한 수원화성박물관 내부
▲ 조선시대 수원화성 모형

 

 

 

 

■ 화성의 문화와 축성과정을 한눈에

수원시는 우리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화유산의 하나인 수원화성을 알리기 위해 수원화성의 중심부에 수원화성박물관을 건립했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으로 수원화성박물관은 접근성이 용이하고 모형과 관련 유물의 전시 등을 통해 화성 축성에 대한 전반을 이해할 수 있도록 건립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수원화성박물관은 모두 2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에는 기획전시실, 어린이체험실, 중앙전시홀, 영상교육실, 물품보관실, 교육실, 자원봉사실, 직원 회의실이 마련되어 있고 부대시설로 카페테리아와 수유실이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연간 2~3회 정도 특별주제를 선정해 특별전이 개최되고 있다. 박물관 2층에는 상설전시관으로 화성축성실과 화성문화실이 배치되어 있다. 

어린이체험실에는 혜경궁 가마의 포토존, 정조와 혜경궁 전통옷 입기, 옛날 도량형 재기, 장안문 성곽 쌓기, 프로타쥬 등의 상설체험이 가능하고 가족과 함께 유형거, 녹로조립, 거중기조립을 해보는 등 상시체험도 가능하다. 단, 사전 예약해야 이용할 수 있다. 

중앙전시홀에는 화성모형도와 영상으로 제작된 화성연표가 전시되어 있으며, 100석 규모의 영상교육실은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영상교육이 이뤄진다. 이밖에도 개인 소지품 등을 보관할 수 있는 물품보관실과 30석 규모의 소규모 교육실, 자원봉사자들이 휴식하거나 대기할 수 있는 자원봉사실, 직원들의 회의실이 마련돼 있다. 

인포메이션에서는 매표를 비롯해 유모차와 휠체어 등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고, 아기 수유와 기저귀 교체를 위해 마련된 수유실, 간단한 음료를 마시면서 쉴 수 있는 북카페 공간이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북카페 에쉬르 esher는 희브리어로 ‘복 있는 자’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이 카페테리아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의 행복을 위해 설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수원화성의 위상 확인하는 ‘상설전시관’

수원화성박물관의 상설전시는 화성축성 과정과 신도시 수원 건설과정을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화성축성실과 1795년 정조의 화성행차와 정조의 친위부대 장용영에 관한 내용의 화성문화실로 구성되어 있다. 

화성축성실은 화성의 축성과정을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화성행차 때 정조가 입었던 황금갑옷, <화성성역의궤>와 화성유수 조심태에게 보낸 정조의 비밀 어찰, 정조의 문집인 <홍재전서> 완질본 등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 2점 밖에 없는 유물로 사도세자가 아버지 영조 대신 국정을 운영하면서 내린 명령서인 사도세자 영서도 이곳에 있다. 아울러 모형전시를 통해 축성 물자의 이동경로와 재료에 따른 축성 방법을 살펴볼 수 있고, 둔전과 시전의 재연을 통해 도시로 발전해 가는 조선후기 수원의 모습을 한 눈에 확인할 수도 있다. 

영조의 뒤를 이어 왕위를 계승한 조선 22대 임금 정조대왕은 흔히 ‘탕평군주’이자 ‘호학군주’라고 일컬어진다. 정조는 왕위에 오른 후 왕세자인 아버지 사도세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사도세자의 묘소를 지금의 화성시 안녕동인 수원부 화산花山으로 옮겨 현륭원을 조성하고, 사도세자의 원찰로 용주사를 창건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화산 아래에 있던 수원부의 읍치를 팔달산 아래로 이전해 행궁을 짓고 새로운 도시를 건설했다. 

정조의 그림과 글씨, 그리고 100책에 이르는 문집을 통해 왕으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살필 수 있으며, 또한 정조의 생부 사도세자 관련 유물을 통해 왕세자로서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현륭원 천봉과 용주사 창건과 같은 정조의 사도세자 추숭사업을 이해할 수 있다. 

정조가 구상한 신도시 수원은 축만제, 만년제와 같은 수리시설과 대단위 국영 농장인 둔전을 경영하는 생산기반 시설을 갖추고, 동시에 시전을 마련하여 상업을 진작시키고자 하는 도시였다. 이를 위해 1793년 수원부를 유수부로 승격시켰으며, 1794년부터 화성 축성을 시작해 1796년 완공했다. 화성 축성과정은 공사종합보고서인 <화성성역의궤> 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신도시 수원의 생산기반시설과 시전 설치 등을 통하여 경제적 자력을 확인 수 있다. 

화성문화실은 1795년에 있었던 정조의 8일간의 행차 때 거행한 다양한 행사의 소개와 정조의 군사개혁의 핵심인 장용영의 실체를 보여주는 공간, 나아가 초대 화성유수이자 화성성역총리대신인 채제공 유물전시를 통해 조선후기 문화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전시구성이 일품이다. 

1795년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홍씨의 회갑잔치를 사도세자가 잠들어 있는 화성에서 거행함으로써 부모에 대한 효, 왕조의 권위회복 그리고 애민정신을 살필 수 있다. 왕권강화를 위해 창설된 장용영 군사들의 무기와 무예, 서북공심돈에서의 가상전투 장면을 통해서는 수도 남쪽을 방어하는 수원화성의 위상을 느낄 수 있다.

 

▲ 천하명당 수원 현륭원 특별기획전시
▲ 재상 채제공, 실학과 함께하다 특별기획전시

 

■ 다양한 기획전시와 야외전시

수원화성박물관은 화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획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정조 화성과 만나다’ ‘수원화성을 걷다, 수원화성을 보다’ ‘정조 예술을 펼치다’ ‘사진으로 보는 화성 백년의 여정’ ‘화성의 웅혼, 장용영’ ‘화성 그림을 품다’ ‘정조의 명신을 만나다’ ‘제왕으로 가는길(정조의 어린시절)’ ‘정조시대 농업개혁의 산실, 수원화성’ 등 굵직한 기획전시 등을 선보였다. 현재는 ‘융건릉 원찰 수원 화산 용주사’ 기획전시가 진행 중이며, 정조대왕 서거 220주기 기념 사진전으로 조선후기의 유일한 왕실 원찰인 용주사에 관한 사진전이 펼쳐지고 있다. 

수원화성박물관 입구의 야외공간은 또 다른 전시공간으로 수원화성박물관의 전시주제인 정조대왕과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에 관련한 내용의 전시물을 이용해 전시내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조선왕실의 태실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정조의 태실과 태실비를 복제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고, 노동력을 줄이고 효용성을 증대하고자 한 18세기 조선의 과학문명을 살필 수 있는 거중기, 녹로, 유형거 등의 과학기기를 실제 크기대로 복제해 전시하고 있다. 

또한 야외에 세워진 수원의 목민관 선정비는 화성이 축성되고 난 뒤 팔달문이나 장안문 밖, 아니면 화성 곳곳에 흩어져 세워졌던 수원의 유수, 판관 등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선정비 10기를 모아 조선시대 지방수령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이밖에도 수원화성박물관에서는 보존, 전시, 연구에 필요한 유물이 있을 경우 개인 또는 단체 소유의 유물을 박물관에 양도하는 ‘기증’을 받거나 또는 개인 또는 단체 소유의 유물을 박물관에 일정기간 동안 위임하는 ‘위탁’ 형식으로 유물을 확보하고 있다. 

기증, 위탁되는 유물들은 각종 전시, 학술연구 자료로 폭넓게 활용돼 시민들에게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청소년,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부여하는 소중한 자료로 박물관에서 안전하게 보관, 보존된다. 

글·사진/박성복 평택시사신문 사장

■ 수원화성박물관

◆ 관람 안내

○ 주소 :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21(매향동)
○ 관람료 : 성인 2000원, 청소년·군인 1000원, 단체(20인 이상)-성인 1000원
            청소년·군인 500원, 어린이와 노인 무료
○ 관람시간 : 평일과 주말 오전 9시~오후 6시(입장은 오후 5시까지)
○ 주차요금 : 있음(주말과 공휴일은 무료개방)
○ 전시해설 : 1일 8회, 1회 30~50분, 당일 안내데스크에서 신청
○ 휴관일 : 매월 첫 주 월요일(그밖에 시장이 정하는 휴관일)
○ 문의 전화 : 031-228-4242
○ 누리집 : https://hsmuseum.suwon.go.kr

 

▲ 야외전시장 수원의 목민관 선정비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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