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평택 만들기,
신·구도심의 정주의식 확립이 관건

 

도보생활권·생활SOC·문화기반 정주여건 조성해야
신·구도심,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적 관리계획 필요
균형발전·전략투자 동반, 역사 활용 정주의식 제고

 

평택시발전협의회가 ‘고덕국제신도시 인구 유입에 따른 정주의식 확립 방안’을 모색하는 지역발전 토론회를 2020년 12월 28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고덕국제신도시 입주가 시작된 가운데 신도심과 구도심 주민의 정주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살펴보고, 궁극적으로 신·구도심 간 균형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의 좌장은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가 맡았으며, 황금회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이 ‘삶의 질과 신도시 정주공간 특성’을, 남지현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이 ‘평택시 신도심과 구도심의 상생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토론에는 이시화 평택대학교 교수, 이동훈 평택시발전협의회장, 이관우 평택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 정운진 평택시 행정자치국장, 박성복 평택시사신문 사장이 참여했다.
<평택시사신문>은 이날 토론회를 지상 중계함으로써 신·구도심이 조화롭게 발전하는 평택의 미래상을 그려보고 평택시민과 함께 이를 위해 필요한 과제를 점검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 좌장/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

■ 좌장 
김기수/평택시민신문 대표

평택의 미래를 만들어나갈 중요한 성장거점이 될 고덕국제신도시 입주가 시작되고 외부에서 인구가 유입되면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대규모 택지개발로 조성된 신도시는 아직 교통·교육·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해 입주민의 불편이 민원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원도심은 개발 정체로 인한 주민의 정주의식 하락과 상대적 박탈감이 표출되고 있다.
신도시와 구도심 간 상생구조를 만들려면 신도시 입주민과 구도심 주민이 서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상호 협력할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오늘 토론회가 그 방안을 찾는 데 중요한 시사점이 됐으면 한다.

 

▲ 기조발제/황금회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 기조발제 
황금회/경기연구원 연구위원

“쾌적한 정주여건 마련이 핵심”

도보생활권·불편해소정책 마련 필요
메가 역세권, 쾌적한 환경 받쳐줘야

삶의 질은 삶의 가치를 이루는 생활조건으로 삶의 만족, 가족, 고용, 부, 종교, 가계, 환경 등으로 영역이 다양하다. 이 삶의 질이 어떻게 신도시 정주공간과 연결되는지를 최근 동탄 등 경기도 주요 택지지구 입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서 유추해보고자 한다.
입주민들은 대형할인점 25.4%, 문화시설 19.5%, 보육시설 14.5%, 학교 등 공교육시설 10.7%, 금융기관 10.5% 순으로 욕구가 높았으며, 편의시설이 필요한 이유로는 53.4%가 ‘생활편의 및 이미지 향상’을, 18.2%가 ‘자녀 육아 향상’을, 10.7%가 ‘교육 여건 향상’을 꼽았다. 정주의식과 거주기간의 관계를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28년 이상 거주한 60대는 사는 곳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반면, 30대의 경우 1~7년 사이여서 못마땅하게 여기거나 불만이 컸다. 정주실태를 보면 문화시설, 근린시설, 복지시설에 신경 쓸 때 거주기간이 유의미하게 변화함을 알 수 있다. 도보생활권 조성도 중요하다. 도보로 일상용품 구매 장소, 의료기관, 공공기관, 생활문화 기반시설, 근린시설, 복지시설을 이용할 경우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 평택시의 경우 대다수 시설에서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결국 걸어서 10분 거리에 보육·육아, 문화, 의료 등의 시설을 체계적으로 설치하면 삶의 만족도가 높아져 계속 살고 싶은 도시가 됨을 알 수 있다. 유대관계가 약한 입주민의 불편사항을 해소하는 유연한 정책도 필요하다.
이러한 신도시 정주여건 향상은 향후 평택시 미래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도시계획을 세울 때 더 신중하게 세밀하게 접근해야 한다. 신도시와 구도심 간 균형만 강조하면 도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수도권 신도시들은 교통과 물류 등 사회기반시설을 공유하고 경제·산업적 연계가 긴밀해지는 초거대 도시 연결권인 ‘메가 리전 Mega region’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평택지제역과 고덕국제신도시는 충청권과 수도권을 아우르는 메가 역세권으로서 세종시와 서울시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초광역 생활권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런데 정주여건이 미흡해 삶의 만족도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입주민들은 평택과 동일한 메가 리전 내에 있는 아산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메가 역세권을 조성할 때 주민이 쾌적하게 살아가기 위한 종합적인 환경인 ‘어메니티 Amenity’가 매우 중요하다. 교통이 편리하면서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여가·휴식 공간도 있다면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정주의식이 확립된다. 평택시와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 신도시와 구도심 간 융합에도 도움을 준다.

 

▲ 기조발제/남지현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 기조발제 
남지현/경기연구원 연구위원

“신·구도심 통합적 계획 세워야”

정주 요인, 생활SOC 조성이 관건
평택지제역 역세권 전략 투자 필요

평택시를 서탄면·신장동·진위면·송북동·지산동·서정동 등 북부와 세교동·원평동·통복동·신평동·비전동·용이동 등 동부, 포승읍·청북읍·안중읍 등 서부, 팽성읍·현덕면 등 남부, 중앙동·고덕면·오성면 등 중부 5개 권역으로 분류해봤다. 이들 지역을 총 인구, 근로자 수, 외국인 비율, 생산가능 인구, 신설 건물, 산업체 수, 65세 이상 인구대비 가임여성비율인 소멸지수 등 7가지 지표로 분석해 보니 현재 가장 균형적으로 발전하는 곳은 서부지역으로 나타났다. 고덕면 등 신도시 지역이 아닌 세교동·송탄동·지산동·청북읍·안중읍 등에서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 현재 평택시가 균형 있게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구는 이동하는 것이므로 이들이 머물 수 있는 매력 요인인 생활SOC를 잘 조성하는 것이 관건이다. 자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신도시와 구도심을 하나의 생태계로 보는 통합적 계획을 세워 신도시와 구도심 간 역할분담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구도심과 신도심이 서로 필요로 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한 통합적 계획으로는 ▲구도심과 신도심의 경계에 실수요를 반영한 매력적인 공간 창출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소규모 지역관리 ▲지역특성에 맞는 역세권 활성화 ▲평택시 균형발전을 위한 다핵구조 재생전략을 들 수 있다. 이런 도시계획안을 정할 때 주민과 상인에게 의사결정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택시는 평택지제역 역세권을 전략적으로 가장 많이 투자해야 한다. 앞으로 평택시가 국제도시를 발전하려면 지제역 주변에 완벽한 역세권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신도시의 평택지제역, 구도심의 평택역 등 두 곳의 역세권을 어떻게 차별화하고 활성화할지 심도 있게 강구했으면 한다. 무미건조한 신도시의 특성만으로 지역에 애착이 생기기 쉽지 않다. 신도시 유입 인구가 주말을 보낼 매력적인 공간이 평택에 있는지는 정말 중요하다. 구도심의 개성 있는 매력, 평택만의 역사자산, 문화자원과의 교류 등도 요구된다. 신도심과 구도심이 만나는 경계 지역에서는 여가·휴식 공간을 조성하고 교통여건을 개선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 토론/이시화
평택대 교수

■ 토론 
이시화/평택대 교수

구도심, 특성 살려 가꿔나가야

삶의 질 즉, 정주여건에 초점을 두고 신·구도심 균형 발전 방안 세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구도심은 신도심과 경쟁하지 말고 차별화해야 한다. 구도심 내 역세권, 터미널 등의 인프라를 잘 활용하고 미군과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는 특성을 살리는 도시개발 전략아 필요하다.
둘째, 지자체가 다양한 연령대에 걸쳐 주민이 요구하는 인프라를 시민 중심으로 구축해야 한다. 새로 지은 건물 등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복지·문화·소통·환경 등 소프트 인프라가 정주여건의 질을 크게 좌우한다. 구도심은 새로 만드는 게 아니고 가꿔가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평택시민이 구도심에 살든 신도시에 살든 만족할 수 있게 생활SOC가 충분히 제공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도시개발 철학이 변해야 한다. 구도심 주민은 열심히 일하고 살아왔을 뿐인데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도시개발과 이에 필요한 공공시설 건설로 신도시 지역의 부동산 가치는 높아졌다. 이에 따라 확충된 재정으로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인 된 구도심에 공공·사회 서비스를 우선해서 제공해야 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 토론/이동훈
평택시발전협의회 회장

■ 토론 
이동훈/평택시발전협의회 회장

문화욕구 충족·환경문제 해결 중요

고덕국제신도시는 ‘주한미군기지이전특별법’에 따라 추진되는 국책사업이다.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도시로서 평택시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경쟁력 있고 특화된 도시로 개발해야 한다. 정주여건 중 하나인 국제학교·명품학교 유치 미비, 미세먼지 문제, 문화예술 욕구 미충족 등 개선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놓여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평택시청 이전, 평화예술의전당, 평택시립 중앙도서관, 평택박물관 등을 계획대로 추진해 입주민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킬 필요도 있다.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 해결은 매우 중요하다. 고덕국제신도시 인근에는 폐기물처리시설 ‘평택에코센터’가 현재 가동 중이고, 북쪽 3㎞ 이내 청북읍 어연한산산단 의료폐기물 소각장 건립 논란이 일고 있다. 평택시와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환경 문제를 슬기롭게 풀길 바란다. 구도심의 경우 정비사업, 평택역세권 개발 등 도시재생사업을 펼쳐 신도시·구도심 간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이런 계획들이 조화롭게 잘 이뤄져 인구 100만 도시 평택시가 되길 기대한다.

 

▲ 토론/이관우
평택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

■ 토론 
이관우/평택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

전 지역 균등한 행정서비스 누려야

2020년 11월 말 기준 평택시민의 4.4%인 2만 2000여 명이 고덕국제신도시에 살고 있다. 계획 인구가 13만 명인 만큼 시민맞춤형 도시 개발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문화·체육·편의 시설이 태부족하므로 신도시 입주민이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계획대로 잘 추진되길 바란다.
신도시를 개발하다 보면 주변 지역과의 위화감 조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생긴다. 지난해 경기도시공사가 고덕국제신도시~서정·중앙동을 잇는 갈평고가교를 건설하면서 인근 점촌마을의 중앙 진출입로를 막아버려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구도심 주민의 이동은 고려하지 않고 신도시 진입만을 목표로 도로를 낸 것이다. 이런 행정은 신도시와 구도심 간 화합을 해치고 갈등을 초래할 수 있으니 지양해야 한다.
고덕국제신도시가 사람 중심 교통시설, 평택시 랜드마크, 균형적인 행정서비스, 함께 나누는 문화 함께 사는 도시 등의 목표로 개발되고 신도시와 구도심이 화합하는 미래 평택을 꿈꿔본다. 그러려면 남부에 살아도 북부에 살아도 서부에 살아도 그리고 고덕신도시에 살아도 평택시민으로서 평택시가 제공하는 행정서비스를 균등하게 누리며 살 수 있어야 한다.

 

▲ 토론/정운진
평택시 행정자치국장

■ 토론 
정운진/평택시 행정자치국장

종합적인 주거관리체계 수립 계획

신도시 개발은 지역 경쟁력이 강화되는 이점이 있다. 반면 신도시 중심으로 유입 인구 증가, 주요 핵심 시설 편입 등으로 주변지역에 인구 감소에 따른 슬럼화·노후화로 쇠퇴지역이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지역 불균형이 심화하는 문제점을 야기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평택시가 추진하는 정책은 신도심과 구도심 간 균형발전 등 체계적인 도시관리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고덕국제신도시 주변 신장동·서정동 일부 지역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며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기존 원주민을 밀어내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대비한 정책도 다양하게 마련하려고 한다. 고덕국제신도시와 구도심 간 원활한 교류를 위해 대중교통 서비스 신설·확충, 광역교통개선대책 추진 등 교통 접근성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고덕국제신도시를 비롯한 모산·영신지구, 세교지구 등 18개의 민간제안 도시개발사업이 균형 있게 추진되도록 종합적인 주거관리체계를 마련하고자 ‘2030년 평택 도시 및 주건환경정비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정주의식 확립에 필수요소인 문화·예술 콘텐츠 발굴로 주민 애향심·자긍심 고취에도 힘쓰겠다.

 

▲ 토론/박성복
평택시사신문 사장

■ 토론 
박성복/평택시사신문 사장

지역 역사 활용, 정주의식 높여야

역사·문화적 측면에서 정주의식 확립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첫째로 신도시 개발 이전 고덕면 마을들의 뿌리를 알고 이를 신도시 지명에 담아내도록 하자. 먼저 개발된 소사벌택지지구를 보면 국토교통부가 신도시 이름으로 ‘소사벌’이라는 명칭을 잘못 지정해 지역사회와 입주민에게 큰 혼란을 초래한 바 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고덕국제신도시는 개발 이전 마을명 중심으로 동명 제정을 추진해야 있다. 시민과 외부 입주민의 혼란을 막고 지역의 정체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둘째 신도시 입주민을 위한 정체성 확립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할 필요가 있다. 신도시의 뿌리와 역사를 알리고 정체성을 찾아내며 입주민에게 홍보함으로써 정주의식을 갖도록 돕는 일은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소중한 가치이다. 지역사 강의 체계화, 초등 교과과정인 ‘우리고장 평택시’에 고덕국제신도시 역사와 지역 현황을 담아내는 방안, SNS에 평택의 역사, 문화, 생활정보 제공 등의 방안이 있다.
정주의식은 고덕국제신도시 외형에 가려진 마을의 형성 스토리를 통해 역사·문화적으로도 부여할 수 있다. 이것은 평택의 정체성으로 발현될 수도 있고, 시민의식으로도 표현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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