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탄약고 조속한 반환과 원형보존,
시민사회 공동 노력 중요

 

탄약고는 근대문화유산, 온전히 돌려받아야 해
반환절차 개시되도록 지역사회 공동 노력 필요
문화예술공원 조성 때 타 시설 연계 고려해야

 

반환 미군기지 시설인 알파탄약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평택지역 각계 전문가의 중지를 모으는 자리가 마련됐다. 평택지역신문협의회는 2020년 12월 30일 제17회 평택로컬포럼을 비전2동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비대면 형식으로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알파탄약고, 냉전의 공간에서 평화의 공간으로’를 주제로 알파탄약고를 조속히 돌려받기 위해 여론을 형성하고, 탄약고 부지에 조성될 시설의 방향성을 시민사회가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는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가 좌장을 맡았으며, 이수연 알파탄약고연구회장이 알파탄약고 활용방안에 대해 기조발제를 했다. 이수연 회장은 탄약고 부지에 숲과 어우러진 전시공간 ‘평택 포레스트 뮤지엄’을 조성할 것을 제안하고, 향후 과제로 워킹그룹 구성과 국내외 사례 연구, 존치 면적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기조발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는 조원경 평택시 관광과장, 박성복 평택시사신문 사장, 황우갑 평택시민아카데미 회장, 최재영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국회의원 보좌관, 이윤재 국민의힘 유의동 국회의원 비서관이 참여해 알파탄약고 활용방안을 위한 제언을 했다. <평택시사신문>은 이날 포럼을 지상 중계함으로써 알파탄약고 부지 활용방안과 그 방향성을 시민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좌장/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

■ 좌장
김기수/평택시민신문 대표

고덕국제신도시에 자리 잡은 알파탄약고 이전 문제가 지역사회의 현안이 되고 있다. 특히 탄약고 이전이 가시화하면서 본격적으로 이 공간에 무엇을 조성할 것인지 시민단체와 행정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 도시재생이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공간재생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반환된 미군 공여지를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평택의 여건에 맞는 알파탄약고 부지 활용방안을 고민하고 제시하자는 취지로 토론회를 마련했다. 오늘 토론회가 알파탄약고 반환 이후 활용방안을 찾는 데 중요한 시사점이 되길 바란다.

 

▲ 기조발제/이수연
알파탄약고연구회 회장

■ 기조발제
이수연/알파탄약고연구회 회장

“시민사회가 기본설계 제안해야”

평택 포레스트 뮤지엄 제안
워킹그룹·존치 면적 확대 중요

알파탄약고는 고덕국제신도시에 위치한 미 공군 탄약고다. 창고 형태의 건물 15동이 있고 주변에는 폭발에 대비해 흙으로 쌓은 둑이 있다. 위장용 숲이지만 수십 년 동안 자연적으로 형성된 숲이 있어 정원 같은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탄약고라는 특수한 스토리뿐만 아니라 건물, 숲, 도로 등 환경은 답사해본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독특한 공간이다.
부지 활용에 앞서 보존·활용·자립 세 가지 원칙을 세워야 한다. 맹목적으로 보존하는 것도, 활용을 위해 보존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것도 안 된다. 탄약고의 정체성을 고수한 채 최소한만 손을 대야 한다. 또 수익자 부담 원칙으로 유지보수와 새로운 시도에 필요한 비용을 갖출 수 있는 자립형 유료공간이 돼야 한다.
늦든 빠르든 알파탄약고가 문화공간으로 바뀔 시점이 임박했다. LH는 2021년 말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탄약고를 헐고 새로 짓는다는 설계가 나온 후에 바꾸자고 주장하면 늦는다. 우리가 기본설계를 만들고 시민의 공감을 받은 뒤에 이를 제안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이를 바탕으로 ‘평택 포레스트 뮤지엄’을 제안한다. 포레스트 뮤지엄은 숲과 어우러진 전시공간이다. 많은 기능을 넣을 필요는 없다. 탄약고 반경 3㎞ 내에는 소풍정원, 웃다리문화촌, 신장쇼핑몰이 있고 평화예술의전당, 평택박물관, 창의체험관, 중앙도서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시설들과 경쟁 관계 대신 클러스터를 형성해야 한다.
현재 알파탄약고에는 큰 건물 4동, 중형 건물 1동, 작은 건물 5동이 있다. 레지던시, 갤러리 대관, 공방,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할 수 있다. 야외 숲과 함께하면 아트·북페스티벌 등을 열 수도 있다. 알파탄약고를 평택화 할 수 있는 기억의 공간도 필요하다. 미군 주둔의 역사를 포함해 평택에서 벌어진 근대 전쟁의 기억을 담은 공간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올 수 있는 공간도 고려할 수 있다. 탄약고를 평택시에서 수집한 유물보존고로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주변에 물이 없으니 친수공간은 별도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
포레스트 뮤지엄을 기본안으로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과제를 풀어야 한다. 우선 워킹그룹을 만들어야 한다. 민간 전문가 한 사람을 상임으로 선임한 워킹그룹을 만들어 추진단의 의견을 조율하고 10년간의 공원화운동을 기록해 피드백 자료로 사용해야 한다. 두 번째로 국내외 사례를 답사·연구해야 한다. 공간재생이 붐이다. 활용 사례와 실제, 운영상태, 운영부진 사례 등을 파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존치 면적을 확대해야 한다. 14만 8156㎡(약 4만 4817평)가 작은 규모는 아니지만, 특화공원으로서는 미흡하다. 현재 멸실 구역을 추가로 확보하면 수목원 조성도 가능하다. 알파탄약고 공원화는 평택의 수준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힘차고 빠르게 진행하되 조급하게 추진하면 안 된다.

 

▲ 토론/조원경
평택시 관광과장

■ 토론
조원경/평택시 관광과장

탄약고 존치해 정체성 살릴 것

알파탄약고는 7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근대문화유산이다. 국내 반환기지 가운데 내부공간의 특성과 기능을 잘 살릴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수십 년간 잘 보존된 숲이 있어 생태적 가치도 훌륭하다. 알파탄약고를 자연, 역사,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한 첫 번째 제언은 알파탄약고 관련 시민여론조사다. 2006년 알파탄약고연구회에서 조사를 할 당시는 고덕신도시 개발계획 수립 시기로 지금의 상황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현시점에서 설문조사를 재설계하고 실시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현재 평택시에서 주한미군 역사박물관을 통한 아카이빙·공군박물관 등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이 시설들과 연계하면서도 차별화된 공간을 구상해야 한다.
현재 평택시는 부지 이전이 본격화하는 내년부터 관련 부서와 전문가 그룹, 알파탄약고연구회 등이 참여하는 TF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탄약고를 그대로 존치하고 지역 정체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준비하겠다.

▲ 토론/박성복
평택시사신문 사장

■ 토론
박성복/평택시사신문 사장

활용계획에 평화 담아내야

알파탄약고 활용계획은 국내외 사례 벤치마킹, 활동보고서 발간, 토론회 개최, 설문조사, 반환운동 등 민관 협치 형식으로 진행돼 왔다. 그러나 공간재생에 대한 국내외 트렌드가 변화했고 반환계획과 면적도 몇 차례 수정됐기 때문에 활용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우선 절차가 평화적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활용방안 협의 과정과 결정은 시민사회단의 발의와 행정의 수용·집행에 의한 협치 구도로 추진돼야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다음으로 내용이 평화적이어야 한다. 알파탄약고가 담고 있는 냉전이란 기억을 훼손해서는 안 되며, 그 기억을 조금이나마 살려내는 것은 그곳에 평화를 담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활용이 평화적이어야 한다. 어떤 방향으로 활용하더라도 평화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 국내에 몇 안 되는 미군 탄약고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평택만이 갖는 기회요인이다. 반환되는 알파탄약고를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는 평택시민에게 주어진 새로운 과제이자 시도다.

 

▲ 토론/황우갑
평택시민아카데미 회장

■ 토론
황우갑/평택시민아카데미 회장

탄약고 시설 보전 원칙 세워야

알파탄약고의 활용방안을 고민한다면 일차적으로 국내 군사·산업시설 재생공간의 운영사례와 장단점을 분석한 심층연구, 자료조사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2006년부터 15년간 이어진 알파탄약고 공간문화재생 사업 활동 자체도 중요한 역사자료다. 정리한다면 활용방안을 고민할 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탄약고 내 미군 관련 흔적을 최대한 보전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탄약고·초소·철조망까지 원형으로 돌려받아야 하며 새로운 시설 건립은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조속한 반환을 위해 민·관이 지혜를 모아나갈 필요가 있다. 탄약고 존치로 인한 교통 혼잡 등 불편 가중, 이 공간이 향후 미군과 그 가족의 휴식공간으로 역할을 하게 되는 점 등을 적극 설득할 필요가 있다.
오늘 토론회가 알파탄약고의 조기 반환과 공간재생을 위해 다양한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향후 지속적인 논의와 사전 준비가 차근차근 이뤄지기를 바란다.

 

▲ 토론/최재영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평택시갑
국회의원 보좌관

■ 토론
최재영/더불어민주당 홍기원 평택시갑 
국회의원 보좌관

주민불편 가중, 적기 반환 노력

알파탄약고 주변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있어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하루 평균 2만 3192대의 차량이 1.5㎞ 거리의 우회도로를 이용하고 있으며, 초등학교 설립 지연으로 학부모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전이 지연되면 탄약고 이전 계획에 맞춰 설계된 다른 일정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게 된다.
현재 국방부는 대체 탄약고 준공되는 2021년 6월에 맞춰 미군과 이전을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차례 번복된 경험이 있기에 홍기원 국회의원실에서도 국무조정실, 국방부, LH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노력하고 있다. 대체 탄약고 준공 후 적기에 이전될 수 있도록 하겠다.
알파탄약고가 평택의 역사를 고스란히 살린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탄생한다면 해당 시설은 시민과 미군의 휴식처가 될 것이다. 홍기원 국회의원실에서도 알파탄약고 부지의 추후 향방이 평택시 발전에 있어 중요한 사안임을 인지하고 적기에 이전돼 문화예술공원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 토론/이윤재
국민의힘 유의동 평택시을
국회의원 비서관

■ 토론
이윤재/국민의힘 유의동 평택시을 
국회의원 비서관 

시민단체 참여 협의체 구성 제안

미군 공여지 관련 SOFA 반환절차를 보면 반환 개시·협의, 환경 협의, 반환 건의, 승인, 정화·처분의 5단계를 거친다. 알파탄약고 활용을 위해선 반환절차 개시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공원 조성사업의 설계·공사를 진행할 LH는 2025년 안에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첫 단계인 반환절차조차 개시되지 않아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원형보존을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한다. 군사보호시설의 경우 부지 반환 때 기밀누설 우려로 시설을 철거하는 경우가 많다. 시설 존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에 대한 여론을 미군과 국방부에 전달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LH와 평택시에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협의체를 통해 조성 방향에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반환 협상 과정에서 탄약고를 온전히 돌려받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금부터 준비해야만 가능하다. 알파탄약고연구회와 지역 언론이 여론형성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 드린다. 유의동 국회의원실에서도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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