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정치를 표방하는 정당이라니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진다. 아직 회원부족으로 창당조차 하지 않은 정당이지만 이미 전국적으로 소리 없이 힘을 뭉치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녹색당은 1970년대 독일에서 만들어져 30여년이나 이어져 온 정당으로 최근에는 독일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인 기민당의 58년 집권을 무너뜨리고 승리를 거머쥐기도 했다. 젊은이들과 지식층을 주요 지지계층으로 삼아 환경보호와 반핵을 주장하며 세계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녹색당이 한국, 그 중 평택 시민들 사이에도 상륙해 꾸준히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2월 창당을 목표로 4월 총선에 비례대표 후보를 낼 계획과 상징성 있는 지역구에서는 후보를 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는 녹색당은 과연 무엇을 중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정당일까?

탈핵을 주장하고 농업을 살리자는 취지
오는 3월 11일이면 후쿠시마 핵 참사가 일어난 지 1주기가 된다. 가까운 이웃 일본에서 일어난 이 가공할만한 핵 참사는 전 세계를 경악케 하기에 충분했다. 때문에 세계 각국은 원전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원전포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나라들과는 달리 원전을 확대하겠다고 주장하는 우리나라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에 맞서기 위해 많은 탈핵 모임과 연대들이 속속 결성되고 있다. 녹색당도 그중 하나다. 경기녹색당에 포함돼 있는 평택회원만도 이미 10여명이 훨씬 넘었다.
생애 첫 정당으로 녹색당원 평택 1호가 되었다는 노완호(평택성세병원 마취과장) 씨는 평택에 불고 있는 녹색당 바람에 대해 묻자 평택은 특히 녹색당의 할 일이 참 많은 곳이라고 말한다. 녹색당에 가입한 사람들 대부분이 처음 정당을 가진 것이라 말하는 그에게 정치와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하던 보통 사람들이 왜 정치를 표방하는 녹색당에 가입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묻자 이렇게 말한다.
“정치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점차 깨닫게 되는 게 아닐까요. 실제로 정치에 따라서 서민들의 생활이 좌지우지되니까요. 환경이 파괴되고 나면 환경이 파괴되기까지 정치적으로 이득을 얻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속에서 고통 받으며 살아야 하는 것은 고스란히 서민들의 몫이거든요”
일본에서 벌어지는 핵관련 소식을 접하면서 처음으로 반핵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노 씨는 점차 핵과 환경문제에 관한 글이나 기사들을 접하며 녹색당의 취지와 창당의 필요성을 공감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사람들이 개발과 성장을 얘기할 때, 보존·공생·생태·평화를 주장하는 정당
녹색당은 지난 2011년 10월 30일에 서울 선유도공원에서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었고 현재 정식 창당을 위해 당원을 모집 중이다. 5개 시·도에서 각각 1천 명씩 모두 5천 명 이상의 당원을 확보해야 법률상 정당을 만들 수 있다는 정당법에 따라 창당을 준비한 뒤에는 당장 내년 총선에서 전체 유권자 가운데 3%의 지지층을 확보하고 당원 3만 명을 모집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녹색당은 2012년 총선전략으로 정당투표를 최대한 이끌어내고 지역구의 경우 범야권 통합 논의에 ‘능동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환경을 생각한다는 녹색당이 환경시민단체가 아닌 정당을 고집하는 이유는 비판만이 아니라 환경문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해 나라의 정책으로 반영, 실제 사회를 바꾸는데 기여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성장률 수치에만 매달려 토건사업에 몰두하는 대신 생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첨단 산업들과 에너지 전환 연구 등에 투자하는 정책, 중소기업과 지역농업 등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구축하는 정책들에 예산과 행정력을 사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정치권 안에서의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어서 향후 4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들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한편, 평택당원이 포함된 경기녹색당은 오는 2월 5일에 창당할 예정이다. 

 

 

 

 

 

녹색당원 평택 1호 노완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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