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스스로 
글을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말하자

 

   
▲ 공일영 소장
청소년역사문화연구소

최근 문해력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회자되고 있다. 문해文解 또는 문자해득文字解得은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는 일 또는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넓게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와 같은 언어의 모든 영역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유네스코는 “문해란 다양한 내용에 대한 글과 출판물을 사용하여 정의, 이해, 해석, 창작, 의사소통, 계산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그렇다면 문해가 최근에 더욱 화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사안으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글로 적거나 말로 표현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토론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그마저도 입을 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토론이 그 정도면 글로 적는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1500자 논술 문항을 대하는 태도는 그냥 포기가 빠르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다. 성인들도 글로 적어보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다수여서 쉽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첫째, 자극적인 온라인 콘텐츠에 익숙해져 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최근에는 두서없이 촬영한 영상 콘텐츠에 익숙해져 있어 논리적인 사고가 어려워지고 있다. 그냥 짧은 영상을 접하고 한바탕 웃고 넘기는 경향이 많다. 물론, 다양한 콘텐츠의 제공으로 풍성한 지식을 습득할 수도 있으나 무비판적 수용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둘째,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글자만을 읽는다. 정부 차원에서의 독서 교육이 장려되고는 있으나 실질적인 깊은 독서보다는 짧은 시간에 여러 권을 읽기 위한 글자 읽기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독서는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행간을 읽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 마음의 양식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다양한 독서 관련 프로그램의 부재이다. 지자체별로 도서관의 숫자를 늘리는 것은 활발해지고 있으나 내용적인 부분에서의 프로그램이 아쉽다. 유명한 작가와의 만남도 의미 있지만,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수많은 무명의 작가를 발굴하고 그들과 지역 독자와의 만남의 기회를 확대해 자연스럽게 독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가는 것도 필요하다.

독서의 중요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줄곧 이야기되는 것이다. ‘일일부독서구중생형극 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안중근의 필묵으로 유명하다. 뤼순 감옥에서 가혹한 옥고를 치르면서도 책을 읽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안중근은 독서를 통해 자신을 수양하고 지식을 얻으며 지혜를 쌓아가서 결국 소망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 1년간 일반도서를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인 ‘독서율’은 성인이 59.9%, 학생 91.7%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 비해 성인은 5.4%, 학생은 3.4%가 감소한 결과다. 책을 1권 이상 읽은 사람 중 ‘매일’ 또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읽는 독자는 성인 24.5%, 학생 49.6%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학생들의 비율이 높은 것은 다행이지만 전술했던 것처럼 글을 읽기보다는 글자를 읽는 수준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은 크다.

누구를 원망하고 탓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더디더라도 글을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말하자. 지자체에서는 지역작가와의 연대를 통한 독서문화 조성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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